시외버스만큼 싼 일본 항공권…"싸지만 비지떡 아니네"

  • 김참 기자
    • 크게
    • 작게

    입력 : 2013.11.21 15:55 | 수정 : 2013.11.21 18:28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값싼 물건은 그만큼 품질도 나쁘게 마련이라는 뜻이지만, 불황에는 비지떡도 고르기 나름이다. 1시간 남짓 타는 비행기 노선이라면 비지떡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일본행 항공권 값은 천차만별이다. 왕복 10만~20만원이면 가능한 저가 항공권이 있지만, 노선별로는 이코노미석도 40만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식사 제공 등 기내 서비스에 차이가 있겠지만 1시간 정도의 비행 거리라면 그만한 ‘차별’쯤은 참을 만도 하다. 오히려 식사의 경우에는 잠시 참고 공항에 내려서 맛 좋은 일본식 라면 한 그릇으로 여정을 시작할 수도 있다.

    연말을 앞두고 떨이 일본 항공권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유류할증료를 제외하면 시외로 가는 고속버스보다 싼 수준의 헐값 항공권들도 많다.

    제주항공이 판매하는 인천-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은 모바일 사이트를 통해 11월까지 판매하는 항공권은 왕복 가격이 단 1만9000원이다. 유류할증료 8만900원을 추가해도 10만8000원이면 다녀올 수 있다.

    이스타항공에서 내달 18일까지 판매하는 인천-오사카 왕복 항공권도 4만3700원이다. 유류할증료를 포함하면 15만6000원이다.

    일본에서도 먼 거리에 속하는 인천-오키나와 항공권도 최근 진에어가 10만9000원에 특가로 판매했다. 유류할증료를 포함해도 19만4000원에 불과하다.

    저비용 항공사 항공기/조선일보DB
    저비용 항공사 항공기/조선일보DB

    지방에서 출발하는 노선도 마찬가지다. 피치항공도 최근 부산-오사카 왕복 항공권을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17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내려간 이유는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 우려로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저가항공사들 위주로 항공권 떨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계절적 비수기에다 한·일 외교관계 악화로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도 항공권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여행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다는 반응이 많다. 해외 여행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권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제주도 왕복 항공권 값(15만원대)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싸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또 젊은 여행객들은 항공권을 싸게 사고, 여행지에서 호텔과 식사를 고급스럽게 즐기기를 원하는 추세다.

    최근 오키나와를 다녀온 한 여행객은 “저가 항공을 타도 기본적인 음식과 물이 제공된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10시간 이상 가야 하는 장거리 노선과 달리 일본은 비행기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아 기내 서비스가 좋고 나쁜 것에 그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