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주식회사를 만들어갑니다!
 
강윤선·황석기 준오뷰티 공동대표
행복 주식회사를 만들어갑니다
 

한 여고생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고 있었다. 한 아주머니가 미용실에 들어와 ‘보따리 좀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주인은 냉정하게 거절한다. ‘저 보따리만 잘 보관해줘도 평생 단골이 될 텐데’라고 생각한 여고생은 돈도 제법 벌겠다 싶어 그날로 미용학원에 등록해 1979년 돈암동에 19평짜리 가게를 낸다. 그 19평짜리 가게가 지금의 준오헤어 1호점이고 그 여고생이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다. 강 대표는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을 느끼고 2년 전 CJ 상무를 지낸 황석기 씨를 모셔왔다. 감성과 이성의 조화가 확실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감성 대표 강윤선과 이성 대표 황석기가 만들어가는 준오뷰티의 비전을 나눠봤다. Interview_조영탁 / Editor_조현영 / Photographer_이준석
전국 53개 지점을 갖고 있는 준오헤어는 미용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직영점 시스템을 고수한다. 강윤선 대표는 현장에서 뛰는 헤어 디자이너보다 실력 있는 후배들을 양성해 고객을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경영에 전념했다. 그렇다고 간판만 내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문어발 확장경영이 아닌 고객이 어느 매장을 가도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받도록 직영점 체제만큼은 확고히 지키고 있다. 준오헤어 1호점을 만든 이유도 고객의 서비스를 위해서였듯 직원교육과 고객만족 서비스는 강 대표의 투철한 경영방침이다.
고객이 만족하기 위해서는 직원교육에 힘써야 했다. 1992년 신촌에 ‘헤어 아카데미’를 설립해 국내외 유명 미용사를 초빙해 실습과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준오헤어 입사직원은 2년 6개월은 꼬박 헤어 아카데미에서 미용기술과 리더십, 소비자 심리학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대기업 연수원이 따로 없다. 학점별로 커트, 파마 등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30개월간 11학점을 이수해야 정식 헤어 디자이너로 가위를 잡을 수 있다.
교육과정에 드는 비용은 2천만 원에 달한다. 게다가 1년에 한 번씩 10여 명의 우수직원을 선발해 런던 비달사순 아카데미에 연수를 보내기도 하는 등 글로벌 감각을 익히는 교육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한국 최초,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세계 최고 헤어쇼인 ‘런던 얼터너티브 헤어쇼’에 2년 연속 초청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황석기 대표와는 2003년쯤 강윤선 대표가 CJ그룹에서 강의를 한 후 준오헤어 지점장 대상 강의를 당시 황석기 CJ 상무에게 부탁한 게 인연이됐다. 황 상무는 자신의 말 한마디에 열정적으로 반응하고 배우려는 강 대표의 모습에 준오헤어 컨설팅을 해줬고, 사장으로 와달라고 골프장까지 따라다니며 조르는 강 대표를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CJ에서 인재로 소문난 그였기에 황 상무 영입에 눈독 들이는 대기업들이 많았다. 하지만 황 상무는 준오헤어 CEO로 명함을 바꿔 달았다. 황 대표가 취임한 2년간 준오헤어는 20개 지점을 새로 오픈할 만큼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는 등 그 활약이 눈부시다.

조영탁 발행인(이하 Publisher) 두 분이 만나게 된 계기도 궁금하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경영을 함께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황석기 대표(이하 황 대표)사람들이 요즘 저한테 자주 하는 질문이 어떻게 미용실에 가게 됐느냐와 환상의 콤비로 일할 수 있는 노하우가 궁금하다는 겁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확합니다. 제가 CJ에서 준오헤어로 직장을 옮긴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떻게 삼성 출신이 CJ 회장실에 있다가 미용실로 갈 수 있느냐고 놀라워합니다. 저는 ‘꿈’을 찾아 온 겁니다. 준오가 바로 저의 꿈의 터전이에요. 그리고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관계에 대한 물음인데요. 둘이 워낙 죽이 잘 맞다 보니 부부 아니냐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코미디언 배연정, 배일집이 부부가 아니듯 탤런트 최불암, 김혜자가 부부가 아니듯 저희도 그저 명콤비지요.
Publisher 서로의 역할이라든가 의견대립이 있을 때 갈등을 해결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한데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황 대표 두 사람이 경영을 할 때는 서로에 대한 인정과 배려가 수반돼야 해요. 예를 들어 망치를 든 사람은 모든 것을 망치로 해결하려 하듯이 재무담당 출신은 재무로, 인사담당 출신은 인사로 모든 사건을 판단하고 해결하려 합니다. 사장이 이성적이면 부사장이 감성적이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이성적인 사장 눈에 감성적인 부사장이 좋게만 보이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결국 서로 인정하기보다는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강 대표님과 저는 인정과 배려를 매우 중요시 여깁니다. 저는 준오에서 꿈을 갖게 됐고 준오맨들과 그 꿈을 함께 하기로 한 겁니다. 강 대표님과 저는 궁합이 잘 맞는 경영팀을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꿈·가치·원칙·목적을 공유하라

Publisher ‘배려와 인정’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말했던 게 생각나는군요. 민감한 부분까지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어요. 두 분도 그러시는지 궁금하군요.
강윤선 대표(이하 강 대표) 모든 걸 다 편안하게 터놓고 얘기할 수는 없어요. 편안하게 얘기한다는 것은 솔직히 있을 수 없어요. 황 대표님은 모난 돌이 되고 싶다는데 저는 깎이고 부딪히면서 조약돌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저런 충돌이 일어나면서 이해의 차이가 깊어지면 굉장히 감정적이 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원칙과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항상 준오의 가치와 감사함을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해요.
Publisher 결국 꿈과 가치, 원칙, 목적을 공유하면 상대방과 차이점이 있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성을 갖춘 셈이 되니 좋게 보신다는 거군요.
강 대표 제가 실수하는 사람들을 가만 보니 다들 본인이 잘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아닐까 싶어요. 내가 이만큼 해놓았으니 다 이룬 것 같아 보이겠지요.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상대방과 내 능력은 분명이 다르고 다른 만큼 차이점이 있다는 걸 보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해요. 그 점에서만큼은 자신 있거든요. 맨 처음 황 대표님이 준오맨이 되시고 나서 확 달라진 게 있었어요. 직원들이 작은 것 하나를 사더라도 장부를 적게 하고, 출장 건에 대해서도 정확한 상황 보고를 받는 룰을 만드셨지요. 저는 워낙 성격이 털털하다 보니 잘 됐으면 잘 됐구나 하고 마는 편이었거든요. 그런 제 입장에서 황 대표님 스타일은 답답해 보이기만 했지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 황 대표님도 소신을 지키셨어요. 하지만 결국 그게 맞는 거였어요. 제가 계속 고집을 부리고 사사건건 못마땅하게 굴었다면 지금까지 함께 하진 못했겠지요. 사실 크고 작은 사건들이 무척 많아요. 다만 저희가 말하지 않을 뿐이죠. 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 있잖아요. 저는 오히려 숲도 보지만 나무 사이사이 흙 속까지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숲이 아름답기만 한가요. 이름 모를 벌레들도 많고 더럽기도 하고 썩어가는 나무 뿌리도 있지요. 문제가 없는 건 무덤밖에 없다고 봐요. 상대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다 싶으면 대화로 갈등을 풀어나가야지요. 그게 인정과 배려의 원칙이다 싶네요.


황 대표 사실 남자가 미용실을 얼마나 알겠어요. 40대 중반, 50대 남자가 말입니다. 명함을 교환하면 맨 처음 시선이 참 이상하다 싶게 보는 겁니다. 어느 CEO 모임에 간 적이 있어요. 무슨 일에 종사하느냐 해서 미용실 한다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질문이 돌아오지 않던데요. 그러다가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준오헤어와 저에 대해 설명을 하지요. 그제야 입이 떡 벌어집니다. 제가 어디서나 강조하는 것은 헤어 비즈니스는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용실이 아닌 이발소를 다닌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시는 중년 남자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이발소 문화는 사우나, 퇴폐, 군대 이발병 징집 제도가 저변에 깔려 있어요. 이발사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발소를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 할 일은 못 되지요.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헤어 디자인에 관련된 일 중 기계화될 것이라 여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직원들이 있다면 당장 손털고 나가라고 말합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기계화나 자동화와의 싸움이 아닙니다. 그 시절에야 미용이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분명 앞으로의 세대는 ‘사람’으로 승부를 내야 하는 사람 싸움, 즉 인재전쟁 시대인 거지요.

Publisher 어쩌면 이 이야기가 비전과 꿈과 동일한 개념이면서, 기존의 사회적 가치에서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인식을 끌어올려주는 일이 되겠군요.
황 대표 그래서 저는 준오맨이 된 순간부터 ‘꿈 나누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직원교육 프로그램으로, 1년에 2~3번 정도 2개월 가량을 전국 준오점을 순회하며 직원들을 교육합니다. 교육시간은 무조건 아침 7시부터 9시까지입니다. 고객을 만나야 할 시간을 최소화해 이른 아침에 교육을 합니다. 여기서 가르치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용이 무엇이냐는 점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꿈을 나눌 수 있지요. 미용은 바로 사람 냄새가 나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작력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사랑과 행복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게 미용이고 또 준오맨들이 해오고 있는 일들입니다.

헤어 인재 키워내는 미래파 경영인

전국의 53개 지점 중 청담동 본점의 준오는 ‘애브뉴준오’라는 5층짜리 건물을 지난 3월 오픈했다.
‘준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 제우스신의 부인인 헤라 여신의 로마신화 표기로, 본점은 ‘애브뉴준오’라는 특색 있는 타이틀을 덧붙였다. 준오 건물 안에 들어서면 아름다움을 위한 모든 것이 제공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황석기 대표가 애브뉴준오를 지으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고객들에게 사람 냄새, 즉 인간미가 느껴지는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준오에 들어서면 가장 큰 벽에 애브뉴준오의 미션이 적혀 있고 각 룸마다 각각의 그리스 여신들의 이름이 붙여져 있다. 스토리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총 6층(지하 포함) 건물로 헤어·메이크업·스파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독립적이면서도 아늑하게 연출해놓았다. 각 층에는 고객들이 와인과 다과를 즐길 바(Bar)가 마련돼 있고 각각의 동선이나 샴푸실, 조??등이 고객들에게 최적의 장소가 되도록 갖춰져 있다.
꼭대기 5층에는 CEO 룸을 비롯한 사무실 공간과 라운지가 마련돼 있다. 두 대표의 방을 비롯해 응접실 공간에도 일반 잡지에서부터 다양한 경제경영서, 소설 등의 책들이 가득 메워져 있다. 하늘과 맞닿은 공간이다 보니 야외 북카페에라도 온 듯하다.


Publisher
강 대표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독서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더군요. 이렇게 대표님 방을 보니 어느 정도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책을 특별히 좋아하게 된 동기나 계기가 있나요.
강 대표 어릴 때부터 길들여진 습관이에요. 아버지께서 건강이 안 좋으시다 보니 어머니도 함께 일을 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았지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박경희 작가의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 같은 책을 초등학교 4학년 때 읽었어요. 근데 또 그게 이해가 되던데요. 카뮈의 책은 반항적인 스타일 문장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어요. 책을 많이 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책은 말과 달리 항상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보고 싶은 순간 언제든지 시간을 초월해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지요. 자서전류 책을 좋아하는데요, 제가 워낙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요. 제 호기심을 많이 채워주는 게 책이었어요. 또 힘들 때도 책이 많은 위로가 되기도 했고요. 제가 똑똑하지 않다 보니 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의 성공 파트너입니다. 15년간 독서모임도 지속하고 있고요.

Publisherr 요즘도 책을 많이 읽으십니까.
강 대표 심리적으로 책을 끼고 살지 않으면 불안해요. 어릴 때는 제목부터 목차, 책값까지 줄을 그어가며 읽을 만큼 정독하는 스타일이었고요. 하지만 요즘은 그때만큼 정독하진 못해도 항상 곁에 두고 읽습니다. 이제는 요령 있게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Publisher 자기계발서의 경우 많이 읽다 보면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돼 어느 정도 단계에 가면 경영자들이 인문학이나 고전 등 사람과 관련된 책을 많이 보게 된다더군요.
강 대표 네. 저는 요즘 소설을 즐겨 읽으려고 해요.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따른 다양한 사람의 심리를 볼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노하우도 익히게 되지요.

Publisher 경영이 사람 마음을 읽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보면 상관관계가 깊은 듯하네요. 우리가 인생을 보면 원래 좋은 집안에 살다가 자란 경우보다 어려운 시절 힘겹게 살다가 성공한 사람에게서 더 감동을 받잖아요. 강 대표님께서도 야간 여상을 다니다가 창업하고 공부하셨는데 이런 CEO분들이 꽤 계신 듯합니다. 학력위주 사회에서 이력이 아닌 순수하게 배우려는 습관과 의지가 참 존경스럽습니다. 현재 대학교수도 겸하고 계시고 리더십 강의도 많이 하시던데요.
강 대표 제가 학업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여느 CEO분들처럼 못 배운 게 한이 돼서라든가 학문에 대한 의지가 커서 공부한 건 아니고요, 저는 호기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된 듯합니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이에요. 사람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게 됐어요. 솔직히 학업에 대한 갈구보다는 돈 버는 게 더 좋은 걸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Publisher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합니다. 직원 이직률이 10% 이하라는 것에 놀랐습니다. 직원교육에 대한 비용도 매출액의 5%를 할애한다고 들었는데요.
강 대표 제가 하는 일에 대한 갈등이 동기가 됐어요. 기초 베이스가 없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공부 안 하면 최고가 될 수도 없고요. 성실함이 가장 기초가 돼야 합니다. 내 직업에 대한 확신과 실력이 있어야 당당해지고, 실력으로 승부하려면 배울 수밖에 없죠. 아까 직원 이직률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그들이 옮기려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현재보다 더 나은 곳으로 가서 발전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에요. 그것을 채워준다면 자연스레 이직률도 낮아지게 되는 거지요.
제 별명이 ‘오기 고름 장군’이에요. 병사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서 빼내어준 오기 장군 아시죠. 악착같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준오 식구들이 붙여준 별명이에요. 열심인 모습에서 사장과 직원 관계가 아닌 한 가족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끼는가 봅니다. 직원들을 아끼는 마음이 통한 거지요. 사람들은 별거 아닌 것에 감동하고 목숨을 바치거든요. 결국 ‘신뢰’라고 생각되네요. 권위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직접 현장을 뛰는 롤 모델이 되면 직원들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먼저 보여주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제가 총을 쏘러 나가자 했을 때 누구도 주저하지 않고 따릅니다. 꿈을 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현실로 만들어주니까 이직률이 없어요.
Publisher 직원들에게 공부도 많이 시킨다고 들었습니다. 이직률이 낮은 회사가 성공한다는 말에서 보면 곧 직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겠지요. 꿈과 비전, 그리고 신뢰와 성실함이 인간적인 관계로 맺어져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듯하군요. 헤어 부문에서 시작해 토털 뷰티로 가고 있는데 사회적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듯합니다.
강 대표 헤어 아카데미 교육과 함께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합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독서경영을 통해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어요. 독서를 통한 직원들의 자질 향상은 고객 서비스에 대한 준오헤어의 열정이 담긴 거예요. 풍부한 소재로 고객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어야지요.

 


준오뷰티의 독서경영은 1979년 돈암점 시절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자는 운동에서부터 시작됐다. 각 대표가 엄선한 책을 필독서로 정해 한 달에 한 번씩 독서토론회를 연다. 단순히 책 읽고 토론하는 식이 아니다. 이해(Understand)가 아닌 자기만의 적용점을 나누고 앞으로 삶에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말한다.
실제로 유명 IT업체 사장은 자신의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미용기술을 배우겠다고 해서 몇날 며칠을 말렸다고 한다.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해보라고 했단다. 학창시절 책 한 권 거들떠보지 않던 딸아이가 미용실을 다니더니 밤늦게 퇴근하고서 졸린 눈을 비벼가며 본인도 아직 읽지 않은 경영서적을 꼬박 읽더란다. 그만 자라고 했더니 “여기에 내 미래가 담겨 있어”라고 말하는 딸아이가 그렇게 대견할 수 없더라고. 그 사장은 당장에 준오헤어 대표에게 감사의 편지를 친필로 전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편지를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그만큼 아직도 미용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이것을 점차 끌어올리는 것도 준오가 할 몫이라고 두 대표는 강조한다.
황 대표 토털 뷰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헤어 한 분야만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인 산업이거든요. 헤어 디자이너가 되려면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야 가위를 잡을 수 있습니다. 메이크업이나 스킨케어 전문가들은 관련학과를 나오면 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지만 헤어 부문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험한 길을 가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드물지요. 준오헤어 아카데미에서는 약 3년 과정 동안 디자이너를 육성해요. 우리가 40개 영업점을 갖추는 데 2005년까지 28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준오 브랜드 가치상승으로 현재는 53개가 됐어요. 2년 만에 10개가 넘는 지점을 오픈한 것이지요.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 ‘준오맨’에 있습니다. 준오맨을 키우는 데 1년에 1인당 2천만 원이 듭니다. 3년을 키우려면 3천만~5천만 원이 든다는 거지요. 이렇게 키운 직원이 옮겨간다 해도 잡아먹을 듯한 원수지간이 되진 않습니다. 강윤선 대표는 돈을 벌려고 사람을 키우는 게 아니라 헤어 분야에서 준오가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기 때문이지요. 준오뷰티만을 위한 게 아니라 미용산업 전반을 위한 투자라는 의식이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수한 디자이너들이 확보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직영점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우수한 인재들로 뷰티산업의 리더가 되고자 토털 뷰티로 전향하고 있는 것이지요.

Publisher 직영점 고수는 사업 초창기 때부터 결심하셨던 부분인가요, 아니면 해오면서 정해진 룰인가요.
강 대표이건 정말 오래된 이야기인데요. 20년 전에 제가 직원들에게 한 말이 있어요. “너희들 나가지 말아라. 내가 ‘○준오헤어’라고 안 한 이유가 있다. 너희들이 김준오가 되고, 이준오가 되면 된다. 브랜드화 시대가 오면 그때 너희가 대표가 되면 된다”고요. 제 성격상 하고 싶은 거 못 하면 한이 될 것 같아요. 그때 직원들에게 지점장 하게 해준다고 허풍을 떨었던 게 현실이 됐어요. 또 ?陋痼?실현시켜주기 위해 노력했고요.


사회적 가치 높이는 것도 준오맨들의 몫

 



Publisher
‘미소 리콜제’, ‘331 법칙’ 등 준오에는 고객만족 마케팅 방법이 신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참 많던데요.
강 대표 외국을 수없이 많이 다닙니다. 거기서 보면서 배워오는 거지요. 하다못해 외국의 구두닦이 소년에게서도 마케팅 방법을 배워오고 음식점을 가더라도 준오가 벤치마킹할 것은 없는지 두루 살핍니다. 마케팅의 전제조건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추억과 스토리를 심어주는 것이라는 점에 착안합니다. 준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객들이 은은히 미소 지을 수 있고 그들의 발걸음을 다시 준오로 오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바로 감성문화 마케팅인 것이지요.
황 대표 매달 거의 1개씩 새로운 지점을 오픈하고 있는데 가장 강조하는 게 이 부분입니다. 인간미가 흐르는 준오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준오헤어의 공간적 개념은 크더라도 누가 오든 동네 미용실처럼 편안하게 수다를 떨며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하지만 최고의 대접을 받는 만족도를 함께 갖추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지난주에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어느 포털 사이트에 다니는 부장급 정도의 사람이었는데 그가 말하길 제가 그의 롤 모델이었답니다. 근데 미용실로 가버리는 바람에 롤 모델이 사라져 당황스러웠답니다. 실망도 했겠지요. 근데 이 사람이 얼마 전 준오헤어를 찾아가 직접 고객이 돼보니 예전의 당황스러움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머리를 자르는 의무감에 찾던 동네 미용실과 엄연히 달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격려와 인센티브의 시간이 바로 준오를 찾을 때라고 전해왔습니다. 친절한 인사와 미소, 따스함을 통해 존중받는다는 생각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결국 헤어 디자이너들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고객을 먼저 존중하고 머리를 단순히 자르는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고, 준오로 온 제 꿈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습니다.

 

Publisher스타벅스가 커피의 가치 그 이상을 고객에게 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네요.
황 대표 저는 CJ에서 성인교육을 했어요. 근데 그만두고 나서 많은 후회를 했어요. 저는 부족한 점을 메워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의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던 겁니다. 서비스 교육은 트레이닝이에요. 고객을 진정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진정한 준오의 힘이지요.
요즘 펼치고 있는 ‘3-Step 서비스’는 고객에게 3걸음만 더 다가가라는 것이지요. 새로운 상식이 준오만의 힘이 되는 거죠. 또 하루에 몇 번을 만나든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하자는 거예요. 100번 만나면 100번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게 했죠. 그 다음에는 “안녕하세요”를 뺍니다. 이미 마음으로 친해지고 존경스런 눈빛을 담은 눈인사는 계속하게 되지요. 사실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요. 이것에 익숙해지면 낯선 손님이 왔을 때 휠씬 쉬워지죠. 하루에 100번 보는 사람에게도 인사를 했는데 낯선 사람한테 하는 건 얼마나 쉽겠어요? 요즘은 그 주제를 갖고 지점을 다니며 ‘꿈 나누기’를 하고 있습니다.

Publisher 강 대표님께서 이 자리에까지 오신 원동력이 뭔지 궁금합니다. 또 세상을 살기 힘들어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강 대표 제가 워낙 사람들하고 같이 있는 걸 좋아해요. 타고날 때부터 사람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앞으로 나섰던 것 같아요. 사람만큼 소중한 것도 아름다운 것도 없다고 봅니다. 사람 좋아해서 그들이 기뻐하는 일, 꿈을 찾는 일을 돕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요즘 젊은이들은 똑똑해서 해줄 말이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신감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자신감만은 잃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준오뷰티를 25년간 분신처럼 이끌어온 강윤선 대표, 꿈을 찾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 황석기 대표는 준오맨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직접 알고 지낸 바 없는 사람이 황 대표가 옮겨갔다는 준오를 체험하고서 행복을 느꼈다는 격려의 이메일처럼 고?뉘湧?느끼는 행복이 그들에게 가장 큰 용기를 주기 때문일 터.
그들이 인터뷰 내내 전해준 자부심은 곧 기업을 사랑하는 마음, 그래서 행복 바이러스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오헤어에서 행복주식회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준오뷰티의 성장은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지 그들의 행보에 주목해보자.

“저는 직장을 옮긴 것이 아닙니다. ‘꿈’을 찾아 온 겁니다. 준오가 바로 꿈의 터전이에요. 미용은 사람 냄새가 나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작력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사랑과 행복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게 미용이고 또 준오맨들이 해오고 있는 일들입니다.”

“준오맨을 키우는 데 1년에 1인당 2천만 원이 듭니다. 3년을 키우려면 3천만~5천만 원이 든다는 거지요. 돈을 벌려고 사람을 키우는 게 아니라 준오가 이 분야에서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어요. 준오뷰티만을 위한 게 아니라 미용산업 전반을 위한 투자라는 의식이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수한 디자이너들이 확보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직영점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중국서 고급 란제리가 많이 팔리는 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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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대적 부정부패 척결 운동에 사치품 시장이 된서리를 맞은 반면, 고급 속옷(란제리) 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3년 3월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 이후 중국에선 호화·사치 금지령이 내려져 고급 의류·가방 판매는 눈에 띄게 줄었다. 그 대신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자기 만족감은 높은 고급 속옷을 사 입거나 선물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운동이 ‘겉옷 아래 숨길 수 있는 속옷으로 사치를 누리자’는 신(新) 풍속도를 낳은 셈이다.

제약업계에서 일하는 주위징(30)은 속옷을 사는 데만 한 번에 4000위안(약 70만원)을 썼다. 그는 “브래지어를 사는데 1000위안 정도 쓰는 건 아깝지 않는다”고 말했다. 속옷 사랑에는 남녀가 따로 없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두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진 남성용 팬티(430위안)도 선물용으로 인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춘절 연휴를 맞아 선물용 고급 속옷들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3000달러(약 330만원)짜리 실크 속옷과 300달러짜리 브래지어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세계적 속옷 업체들도 중국인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려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속옷 기업 빅토리아시크릿은 지난달 중국 본토에만 9곳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중국에 고급 속옷 매장을 낸 이탈리아 란제리 업체 라펠라는 지난해 중국·홍콩·대만 매출이 전년에 비해 42% 늘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지난해 200억 달러에 달한 중국 속옷 시장은 올해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여성이 속옷에 쓴 돈은 2013년 69위안으로 2009년에 비해 79% 늘었다.

중국의 선물·뇌물 리스트는 진화를 거듭해 왔다. 과거에는 빨간 세뱃돈 봉투인 홍바오(紅包)에 뇌물을 담아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아이폰 등 전자제품도 뇌물로 등장했다. 시진핑 정부의 반(反)부패 운동이 본격화된 뒤에는 전자결제 상품권이나 여행권 선물까지 나왔다. 결제는 이미 상대방이 끝냈고 뇌물을 받는 사람이 일련번호만 입력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인터넷 땡처리라니? 신뢰를 사고파는 相生모델될 것

  • 뉴욕=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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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1.31 03:03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펠루소 길트 CEO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 처분 고민 덜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윈윈'
    "장소의 중요성 사라진만큼 차별화 힘써
    쇼핑이란 행위 자체의 즐거움 구현해야"

    2007년 뉴욕에서 창업한 인터넷 쇼핑몰 길트(Gilt)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또 다른 상생(相生) 모델을 보여준다.

    보통 옷 가게는 재고 때문에 망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재고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길트는 오프라인 옷 가게의 재고 상품을 처분함으로써 오프라인 매장을 돕는다. 길트는 시즌이 지난 명품 상품을 최대 70%까지 세일해서 판다.

    단순한 '땡처리' 사이트였다면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길트는 한정된 시간, 한정된 물량을 오직 한정된 회원에게만 판다. 이런 형식을 '프라이비트(private) 쇼핑 클럽'이라고 부른다. 명품 브랜드는 자신의 제품이 저렴하게 팔리는 것이 널리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고, 소비자는 명품을 저렴하게 사기 원한다. 길트는 이 두 가지 수요의 접점을 찾은 셈이다.

    펠루소 길트 CEO
    펠루소 길트 CEO
    보통 뉴욕 시간으로 낮 12시에 100개나 200개 한정으로만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는데,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금세 동이 나버리기 때문에 한 때는 뉴욕의 직장 여성들이 점심 시간에 밖에 나가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길트 개장을 기다리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길트는 약 1000만명 가량의 회원을 보유하고 6000여개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해 2012년 5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듬해부터는 기업 공개를 준비하면서 매출액 발표를 중단했다.

    최근 뉴욕 본사에서 미셸 펠루소(peluso·44) 길트 사장(CEO)을 만났다. 그녀는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28세의 나이에 여행 사이트를 창업한 뒤 매각했고, 다시 시티그룹으로 돌아가 최고 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하다 2013년 길트 사장으로 영입됐다.

    쇼핑몰 첫 화면 제품이 사람마다 달라

    ―길트가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백화점 쇼핑이라고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예컨대, 여러 가지 제품이 전시된 매대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고, 가격을 봤더니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매장 직원으로부터 질 높은 서비스를 받죠. 길트는 그런 경험을 그대로 온라인 환경으로 가져오는 데 노력했습니다. 둘째, 저희는 소비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우리가 가진 제품 전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저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어느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즐겨 사는지 파악하고,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만 보여줍니다. 그래서 회원마다 쇼핑몰 첫 화면에 떠오르는 제품들이 전부 다릅니다. 셋째는 할인입니다. 우리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를 골라서 절반 이상 저렴하게 제공합니다."

    ―다른 쇼핑몰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저희는 전 세계 모든 드레스를 다 팔지 않습니다. 가장 엄선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우리가 직접 고른 다음 그것을 소비자에게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명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데 부정적인 편입니다. 길트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바꿨나요?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을 할 때는, 몇 차례 심리적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먼저 진품 여부입니다. 저희는 브랜드를 관리하는 매니저들을 직접 만나 재고를 받아옵니다. 재고 상품을 관리하는 하청업체와는 일체 만나지 않아요.

    플리커
    길트의 홈페이지 쇼핑 화면. /플리커
    둘째는 몸에 잘 맞는가입니다. 저희는 '치수 예측(fit predictor)'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 브랜드에서 옷을 샀고 그것이 잘 맞는다면, 그 옷에 비교해서 지금 구입하려는 제품은 사이즈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 지를 알려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어떤 브랜드에서는 미디엄(M) 사이즈인데, 어떤 브랜드에서는 그 정도 사이즈가 스몰(S)로 표시되기도 하죠. 그래서 그 차이점을 알려주면, 고객들은 혼동 없이 사이즈를 예측할 수 있는 겁니다. 다 데이터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제품의 품질입니다. 컴퓨터 화면으로 본 제품과 실제 받은 제품의 품질이 동일해야 합니다. 저희는 그래서 모든 제품의 사진을 직접 찍습니다. 브루클린에는 길트와 계약을 맺은 사진 스튜디오 23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하루에 사진을 수천장 찍습니다. 다시 말해 계약을 맺은 브랜드로부터 사진을 받아서 올리지 않습니다. 브랜드 사진은 그 제품이 가장 예뻐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왜곡·수정돼 있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2008년 금융위기 덕분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재고가 늘어나 고민하던 업체로부터 쉽게 제품을 공급받았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당시 브랜드들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입장이었죠.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해야만 했고, 생각하던 틀과 방식을 아예 바꿔야만 했어요. 그것이 길트로 이어진 셈입니다. 그러나 재고는 늘 생기게 마련이고, 저희는 그걸 받아서 팔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제품 사진 직접 찍어…브랜드 사진은 '뽀샵' 처리된 게 많으니까

    ―앞으로 쇼핑 트렌드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요즘은 '매장' 밖으로의 혁명이 진행 중입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걸 훨씬 선호했어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요. 그러나 그것이 지금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 화면, 특히 모바일 화면을 통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거나 직접 보고 싶어하며, 친구들의 평가를 보거나, 자신의 평가를 인터넷에 남기고 싶어합니다. 물리적인 장소의 중요성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쇼핑몰은 차별화에 더 힘써야 합니다. 이제는 매장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에 관계없이, 어떻게 하면 쇼핑이라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구현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기사를 보니 사장님은 사무실을 사내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닌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그런가요?

    "네, 몇 달에 한 번씩 자리를 바꾸면서 돌아다니고 있죠. 처음 CEO로 부임한 첫 8주는 매주 자리를 옮겨다녔어요. 지금은 이 인터뷰실 너머로 보이는 저쪽 어디쯤 자리가 있는데, 8명이 같이 쓰는 테이블입니다. 제가 그쪽으로 간 지 벌써 두 달쯤 지났으니까 곧 옮길 때가 됐네요. 이건 정말 재미있어요. CEO라면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이해하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무엇이 그들을 동기 부여시키고, 당혹스럽게 만드는지, 어떻게 하면 팀 운영이 더 잘 될지를 바로 옆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습니다."

    보험 판매 '공룡', 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한다머니투데이 | 김진형|권화순 기자|기자 | 2015.02.02 05:31

    관련종목 시세/토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권화순 기자] [금융위, 보험판매 채널 개선 TF 가동…2008년 실패한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재추진]

      보험 판매채널의 공룡으로 성장한 대형법인대리점(GA)을 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리점과 달리 판매전문회사는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수백~수천명의 설계사를 거느리고 보험 판매의 주 채널이 됐음에도 불완전판매 등 사후책임을 지지 않는 GA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판매전문회사의 도입은 보험상품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어 보험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보험상품 판매채널 개선방안에 대한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판매채널 전반에 대한 검토이지만 사실상 초점은 GA에 맞춰져 있다. GA는 최근 1~2년새 매출이 급증하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리점이란 법적 한계로 인해 사실상 금융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험업법을 개정,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대형GA를 자본금 기준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판매전문회사로 전환시켜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 대리점은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판매전문회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현재 GA는 상조,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부수업무를 하고 있지만 판매전문회사는 금융과 무관한 부수업무에 제한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TF 논의를 거쳐 보험판매전문회사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3월 중 최종안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보험업법 개정 등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아직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과 관련, 몇가지 쟁점은 남아 있다. 우선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GA를 의무적으로 판매전문회사로 전환시킬지, 판매전문회사에 보험 상품 외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의 판매도 허용할지, 보험료 협상권 부여 여부 등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에도 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다 보험업계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지만 최근 몇년새 GA가 '통제받지 않는 공룡'으로 성장하면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보험판매전문회사의 도입은 GA에 대한 통제를 넘어 보험회사는 상품 개발만 전담하고 판매는 판매전문회사를 통해 이뤄지는 이른바 '제판 분리'의 시작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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