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 '공룡', 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한다머니투데이 | 김진형|권화순 기자|기자 | 2015.02.0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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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권화순 기자] [금융위, 보험판매 채널 개선 TF 가동…2008년 실패한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재추진]

    보험 판매채널의 공룡으로 성장한 대형법인대리점(GA)을 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리점과 달리 판매전문회사는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수백~수천명의 설계사를 거느리고 보험 판매의 주 채널이 됐음에도 불완전판매 등 사후책임을 지지 않는 GA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판매전문회사의 도입은 보험상품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어 보험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보험상품 판매채널 개선방안에 대한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판매채널 전반에 대한 검토이지만 사실상 초점은 GA에 맞춰져 있다. GA는 최근 1~2년새 매출이 급증하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리점이란 법적 한계로 인해 사실상 금융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험업법을 개정,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대형GA를 자본금 기준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판매전문회사로 전환시켜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 대리점은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판매전문회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현재 GA는 상조,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부수업무를 하고 있지만 판매전문회사는 금융과 무관한 부수업무에 제한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TF 논의를 거쳐 보험판매전문회사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3월 중 최종안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보험업법 개정 등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아직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과 관련, 몇가지 쟁점은 남아 있다. 우선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GA를 의무적으로 판매전문회사로 전환시킬지, 판매전문회사에 보험 상품 외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의 판매도 허용할지, 보험료 협상권 부여 여부 등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에도 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다 보험업계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지만 최근 몇년새 GA가 '통제받지 않는 공룡'으로 성장하면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보험판매전문회사의 도입은 GA에 대한 통제를 넘어 보험회사는 상품 개발만 전담하고 판매는 판매전문회사를 통해 이뤄지는 이른바 '제판 분리'의 시작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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