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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것이라도 향후 수십년 동안 1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죽게 한다면, 그것은 전쟁이라기보다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5년 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빌&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장이 TED 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당시 “우리는 전염병을 막기 위한 시스템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고, 다음 번 유행병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예견했었다.
그런 그가 세 번째 책으로 낸 주제가 기후변화다. 제목은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원제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김영사)으로, 16일 전 세계에 동시 출간된다. 그의 전작 두 권(미래로 가는 길, 생각의 속도)은 모두 IT, 디지털, 정보통신 혁명 등의 미래를 예견한 책이다. 자산 1290억달러(142조원)인 세계3대 부자 빌 게이츠는 왜 기후변화 이슈를 말하기로 선택했을까.
철강, 시멘트, 육류 등의 탄소 제거 시급
빌게이츠는 세 번째 신간인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원제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김영사)을 16일 전 세계에 동시 출간한다. 그는 최근 구독자 800만명이 넘는 데렉 뮬러의 유튜브에 출연해 "향후 벌어질 위기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기후변화와 바이오테러리즘"을 꼽았다./ 유튜브 'Veritasium' 캡처
영국 유력지 가디언(The Guardian)은 이번 책의 일부를 단독으로 인용했는데, 책에는 “기후변화에 대해 알아야 할 두 가지 숫자가 있는데, 첫번째는 510이고, 다른 하나는 0(제로)”라고 설명돼있다. 510억톤(t)은 전 세계가 매년 대기권에 추가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이다. 0(제로)는 지구온난화를 막고,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인류가 목표로 해야 하는 숫자다.
“기후는 서서히 물이 차는 욕조와 같다. 물의 흐름을 늦추어도 결국 욕조가 넘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유일하고 현명한 목표는 0(제로)다. 지난해를 생각해보자.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이 더뎌 온실가스를 덜 배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감소량은 5%에 불과했다. 이는 결국 480~490억톤에 달하는 탄소를 대기중으로 내뿜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5% 감소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했는지 생각해보자.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고, 수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보여주듯, 우리가 장거리 비행과 자동차 운전을 줄인다고 해서 탄소 제로에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과 백신이 필요한 것처럼,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기도 생산사고, 물건도 만들고, 식량도 재배하고, 건물 냉난방도 유지하고,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가능한 탄소제로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NGO 혹은 환경 생태주의자들의 비판을 의식한 듯 “큰 집을 소유하고, 개인 비행기를 몰고다니는 나는 기후변화에 관한 불완전한 메신저(messenger)”라고 털어놓았다.
“내 탄소 발자국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오랫동안 나는 이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왔다. 이 책을 작업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할 책임을 더욱 의식하게 되었다. 2020년부터 지속가능한 제트 연료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 개인용 제트기의 항공배출량을 완전히 넷제로화 할 것이다. 비항공 배출량의 경우,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기업과 청정에너지를 설치하는 비영리기관으로부터 탄소 오프셋(상쇄분)을 구매한다.”
그는 탄소 배출기술에 투자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철강과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업종에 관한 높은 관심을 표현했다.
“전기와 자동차 등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만, 자동차는 운송 배출량의 절반 미만이며, 이는 전 세계 배출량의 16%에 해당된다. 한편, 철강과 시멘트는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매년 미국에서만 콘크리트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9600만톤 이상의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시멘트의 가장 큰 소비자는 중국일 것이다. 미국이 20세기 전체를 통틀어 사용했던 콘크리트보다 더 많은 양이 21세기의 첫 16년동안 사용됐다. (중략) 몇몇 기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하나는 재활용된 이산화탄소를 가져와,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기 전 시멘트에 다시 주입하는 것이다. 카본큐어(CarbonCure)는 링크드인과 맥도널드를 포함해 이미 수십 곳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량을 10% 줄였는데, 향후 33%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잇다. 더 이론적인 접근법으로는, 바닷물과 발전소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로 시멘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의 발명가들은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책 속에서)
그는 청정에너지, 저공해 철강, 육류 및 시멘트 등 넷제로 기술에 10억 달러(1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 “기후 재앙을 피하는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우리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 정책 및 시장구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제로 기술에 10억 달러(1조1000억원) 이상 투자해
한편, 책에는 그가 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정을 설명한다. 2000년대 초반 개발도상국의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에너지 빈곤문제를 접했다고 한다. 인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방문했을 때, “왜 이렇게 어둡지? 조명은 어디에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빈곤의 본질 중 하나는 전기의 부족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빌게이츠는 “사무실, 공장, 콜센터 등에서 글을 읽을 수 있는 조명과 백신을 24시간 냉장고에 냉각시킬 수 있는, 믿을 만하고 저렴한 전기는 어디에 있는가”하고 묻는다.
그는 2006년부터 에너지와 지구 기후의 연결고리에 초점을 맞추었고, “지난 10년간 기후, 에너지, 농업, 해양과 해수면, 빙하, 전력 등 각 분야 전문가들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세계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번영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당시 영국의 찰스 왕세자, 영국의 유명 동물학자이자 방송인 데이비드 애튼버러, 앨고어 전 미국 부통령, 크리스티나 피게리스 전 유엔 기후총재 등 오랜 기간동안 기후변화에 목소리를 높여온 VIP들의 모임에 합류하며, 기후변화의 스피커로서 또 한번의 전환점을 맞는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과 별개로, 해결책을 바라보는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는 다르다. 빌 게이츠는 그런 면에서 “개인적 선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갑판 의자를 재배치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부자라고 해서, 햄버거를 좋아한다고 해서, 즉 ‘위선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기후 운동에 큰 정치적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다른 기후 운동가들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기후변화에 저항하는 국제적 시위를 벌이는 환경단체인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열정에 감탄하지만, 그는 그들의 전술이 “건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드러난다”고 보고 있다. 또 그레타 툰베리의 영향을 높게 평가하지 않으며, 미국의 민주당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10년 안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그린뉴딜’ 제안을 ‘동화’라고 판단한다. 그는 “철강, 육류, 시멘트를 생산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등 포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며,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단 하나의 돌파구는 없다”고 설명한다.
책이 아직 출간되기도 전이지만, 벌써부터 찬반 의견도 나온다. 포브스(Forbes)는 틸락 도쉬(Tilak Doshi) 에너지 전문가의 기고를 통해 빌게이츠의 책을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도쉬씨는 “게이츠는 태양광과 풍력의 낮은 에너지 밀도와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저장장치에 들어가는 엄청난 배터리 비용을 알고 있지만, 넷제로로의 빠른 전환을 강요하는 정책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미국의 전기시스템을 무탄소 상태로 만들면 소매요금이 kwh당 1.3~1.8센트씩 인상되는데, 이는 현재보다 15%나 더 비싸거나 한 가구당 월 18달러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사건’ 혹은 ‘새로운 처음’이라 부를 만한 엄청난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마치 21세기는 20세기와 전혀 다른 시대이며, 그래서 21세기는 20세기처럼 살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기적 변화의 본질이 무엇인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세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경제학 가정교사’로 불리는 최배근 교수(건국대학교 경제학과)는 신간 ≪최배근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에서 경제학적 엄밀함과 인문학적 통찰을 담아 ‘대한민국 대전환론’을 풀어냈다.
저자는 이러한 ‘대사건’들을 지난 수백 년간 인류의 상식을 깨는 ‘새로운 처음’ 현상이라고 말한다. 산업문명의 지식체계는 과거의 유사 사건(데이터)을 해석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하는데, 이렇게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처음’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랙스완, 롱테일 같은 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P. 5~6 대한민국의 ‘새로운 처음’형 충격은 무엇인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할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시스템 위기라 할 수 있는 제조업 위기가 한 세대 동안 진행하면서 산업 생태계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 생태계로의 전환은 20년째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많... 더보기
P. 5~6 대한민국의 ‘새로운 처음’형 충격은 무엇인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할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시스템 위기라 할 수 있는 제조업 위기가 한 세대 동안 진행하면서 산업 생태계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 생태계로의 전환은 20년째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많은 청년이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다. 낡은 산업 생태계와 결부된 사회질서와 제도, 그와 연관된 기득권의 해체는 그동안 경제 민주화, 사람 사는 세상, 공정 경제 등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완수되지 못했던 이유는 그와 함께 추진한 미래성장동력 만들기나 혁신성장 등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낡은 집의 해체와 새 집의 건설은 별개의 문제가 아닌데 새 집이 준비되지 않다 보니 낡은 집의 해체가 중단된다. 양자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즉 낡은 집의 해체와 새 집 건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바로 새집에 대한 ‘청사진’이다.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는 ‘청사진’에는 새로운 건설 방식과 새 집에 들어가 살 사람, 삶의 양식 등이 담겨야 한다. 농업시대의 가옥과 산업시대의 가옥이 다르고, 그 집에 들어가 사는 사람이 다르고, 삶의 양식 등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이다. _ 서문접기
P. 51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산업사회의 패러다임과 사고방식을 바꾸어야만 한다. 서구 산업문명의 사상적 기반은 계몽주의다. 계몽주의는 인간이 이성의 힘으로 우주를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신념체계다. 이성의 힘으로 끊임없는 진보와 유토피아 건설이 가능하고, 자연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용 대상이다. 자원과 에너지 다소... 더보기
P. 51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산업사회의 패러다임과 사고방식을 바꾸어야만 한다. 서구 산업문명의 사상적 기반은 계몽주의다. 계몽주의는 인간이 이성의 힘으로 우주를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신념체계다. 이성의 힘으로 끊임없는 진보와 유토피아 건설이 가능하고, 자연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용 대상이다. 자원과 에너지 다소비적 산업화와 경제성장은 그 결과물이다. 이성 중심주의인 계몽주의도 하나의 ‘중심주의’인 것이다. 계몽주의에 기초한 산업문명과 그 연장선에 있는 시스템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_ 1장 21세기 vs. 20세기, 패러다임의 대충돌접기
P. 57 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작동하지 않을까?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가 ‘연결의 세계’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오늘의 세계는 경제통합과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연결의 세계에는 연결망의 범위가 커질수록 연결망의 가치와 연결망 참여자가 얻는 이익이 체증적으로 증가하는 ‘통합효과(integra... 더보기
P. 57 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작동하지 않을까?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가 ‘연결의 세계’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오늘의 세계는 경제통합과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연결의 세계에는 연결망의 범위가 커질수록 연결망의 가치와 연결망 참여자가 얻는 이익이 체증적으로 증가하는 ‘통합효과(integration effect)’ 혹은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라는 긍정적 측면과 더불어 금융위기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인접국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전염효과(contagion effect)’라는 부정적 측면도 함께 존재한다. 반면, 개인주의 위에 건설된 서구 산업사회는 오늘날과 같은 연결의 세계가 아닌, 구분과 분리를 할 수 있었던, 기계론과 합리성의 세계관에 기초한 세계다. ‘합리성’은 본래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 개인이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산업사회가 합리성의 원리로 조직되었다는 것은 각 개인이 다른 사람의 선택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 결과 ‘개인의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국가 간 관계에서도 상대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국 이익을 위해 상대국을 지배하거나 희생시킬 수 있다는 패권주의 사고가 지배한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타국의 영향을 차단하는 국경 봉쇄 방식으로 대응한 이유도 자신은 세계로부터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자국중심주의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_ 1장 21세기 vs. 20세기, 패러다임의 대충돌접기
P. 101~102 연결의 세계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모두의 자유’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연결의 세계에서는 공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제해야 하는데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 문화가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개인주의 문화에서 기본적으로 강조하는 규범은 자유라는 개념이다. 개인의 자유를 신성시하고 절대시한다. 따라서 코로나19 감염자 추적시스... 더보기
P. 101~102 연결의 세계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모두의 자유’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연결의 세계에서는 공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제해야 하는데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 문화가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개인주의 문화에서 기본적으로 강조하는 규범은 자유라는 개념이다. 개인의 자유를 신성시하고 절대시한다. 따라서 코로나19 감염자 추적시스템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결의 세계에서 전염효과의 충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삶의 방식과 세계관 등을 바꾸지 못하면 앞으로도 대규모 재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유럽인과 미국인 등이 한국인 포함 아시아인을 ‘코로나’라 부르며 조롱을 해도 ‘코로나 조롱’은 인종차별이 아니라는 치안 당국의 모습은 서구인들이 최고 가치로 여기는 개인의 존엄이 얼마나 허구적인가를 보여준다.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못하고 한국의 방역 성공을 서구 우월주의 관점에서 깎아내리는 사고와 태도는 여전히 ‘새로운 처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또 다른 위기(또 다른 ‘새로운 처음’형 충격)’가 도래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유럽은 개인주의 문화의 함정에서 쉽게 빠져나올 것 같지 않다. 자신들의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고, 자신들이 후진국이라 생각했던 한국인과 한국 사회가 자신들보다 낫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자 (동양에 대한 서양의 왜곡된 인식과 태도 등을 보여주는) 오리엔탈리즘으로 도피하였다. 한국의 방역 성공 원인을 개인의 자유 침해에 익숙한 문화 혹은 독재 경험의 산물로 폄하한 것이다. 자유와 자율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개인주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게 자율성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_ 2장 거대한 분기점접기
닷컴 버블의 붕괴(2000), 글로벌 금융위기(2008),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피해(2011), 6개월간 지속된 호주 산불 사태(2019), 코로나19(2020)…
우리는 2000년을 분기점으로 수많은 ‘새로운 처음’을 겪는 중이다. 세계는 항상 변해왔으며, 우리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처해왔다. 그러나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처음’과 같은 대변화에 맞닥뜨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2000년 이후에 일어난 대재난에 각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근대 산업문명의 가치관이 연결의 세계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초연결로 특징지을 수 있는 IT 혁명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등 모든 것을 연결해 인류 생태계를 디지털 생태계로 바꾸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분리되어 있고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과거의 사고방식으로 대응한 결과 ‘재앙이 일상화’된 것이다. 근대 산업문명의 사고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모두를 위한 자유’, ‘모두를 위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가치인 ‘공감’을 재발견해야 탈경계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다스뵈이다’, KBS ‘최경영의 경제쇼’ 등에 고정출연 중인 국내 대표 경제사학자 최배근은 기본소득과 학교교육, 정부 정책, 무너지는 세계 시스템 등 현 시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초연결 시대에 공감형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가 펼쳐갈 미래를 전망한다.
디지털 생태계, 이익 공유가 답이다!
데이터 개방을 통해 혁신하라
-야후와 구글의 운명이 뒤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과 삼성전자가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는?
-우버와 달리 타다가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 생태계와는 달리 이익 공유를 핵심 속성으로 하는 ‘디지털 생태계’가 열렸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과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핵심 서비스를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글은 이메일서비스, 검색엔진, 구글 어스, 유튜브, 구글 독스 등 오픈소스와 무료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와 연결되는 매력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20년 4월 세상의 데이터를 해방시키기 위한 새로운 운동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구글처럼 ‘사용자 중심’이 플랫폼 사업모델의 핵심 가치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한 초기 닷컴 기업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를 비전으로 내걸었고,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매력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고속 성장했다. 반면, ‘인터넷 검색의 개척자’로 창업 초반 승승장구했던 야후는 검색서비스나 이메일서비스의 유료화, 번잡한 광고, 일방적으로 제공된 문어발식 콘텐츠 등으로 점차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데 실패했다.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과 삼성전자 역시 다른 길을 걸었다. 애플은 앱 판매 수입을 3(애플):7(개발자)로 나누는 이익 공유 방식을 도입해 수십억 명의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앱 생태계를 지원한 덕분에 매력적인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반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앱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고용한 앱 개발자 수십 명이 공급하는 앱의 규모로 앱 생태계를 구축하기란 불가능했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연결’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타다’ 역시 빅데이터와 아이디어를 결합해 플랫폼을 제공하는 우버와 달리 변형된 렌트카 사업에 불과해, 플랫폼 사업모델과는 거리가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데이터를 독점하는 것보다 개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플랫폼 사업모델일 뿐 아니라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준다. ‘개방을 통한 혁신’ 역시 외부와의 연결과 협력을 통한 생존 대응 전략인 것이다.
초연결 세계에서는
호모 엠파티쿠스만이 생존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한 공감과 연대의 힘
미래학자들은 2050년 전후로 ‘특이점’(singularity, 레이 커즈와일)이나 ‘신인류’(유발 하라리)가 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상은 20세기 경험에 기초한 사고방식으로 시스템이나 학교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40년 이상 정체되어 있는 학교교육의 현실을 꼬집으며, 교육혁명을 일으켜 공감형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사회의 인간형은 개인주의 성향의 경제적 인간,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였다. 그런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이익 공유를 매개로 자원을 연결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생태계의 인간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공감하는 인간’이야말로 자신이 속한 사회 및 자연 생태계와 공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연결 세계에 필요한 인간형이다.
‘공감’을 통한 지역 간, 국가 간 협력과 연대는 대재앙을 막는 최고의 해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의 K방역으로, 우수한 검진 역량,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 한국판 실업부조의 보완 같은 정부 정책뿐 아니라 한국인의 눈치 문화와 집단주의,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 등 공감을 통한 개방과 연대, 신뢰와 자발적 협력이 있었기에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새로운 처음’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근대적 세계 시스템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공감형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가 펼쳐갈 미래를 통해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는 거대한 변화의 분기점 앞에 서 있는 현 시대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통찰력을 줄 것이다. [출판사제공 책소개]
프롤로그: 우리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
Part 1 초연결 세계의 문이 열리다
Chapter 1 연결되었으나 연결되지 않은 세계
‘새로운 처음’에 직면하다 / 왜 우리는 위기 앞에 무기력한가?
Chapter 2 초연결 세계 변화의 시작
제조업의 몰락과 플랫폼 기업의 부상 / 서비스 산업은 왜 대안이 아닌가? /
국제 경제질서, 무질서 상황으로
Chapter 3 산업사회의 해체 속에 시작된 IT 혁명
탈공업화가 야기한 일자리 양극화 / 탈공업화의 종착점, 금융화 /
IT 혁명, 세계를 연결하다
Part 2 공감, 초연결 세계의 가치가 되다
Chapter 4 초연결 세계, 새로운 가치관의 탄생
산업사회, 수명을 다하다 / 디지털 생태계의 도래 /
초연결 시대를 위한 새로운 가치
Chapter 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감, 야후와 구글의 운명을 바꾸다 / 데이터가 창출한 가치
Chapter 6 플랫폼 산업의 또 다른 얼굴
플랫폼 노동자, 새로운 계급의 탄생
플랫폼 산업이 초래한 불평등
디지털 생태계에 필요한 인간형
Part 3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Chapter 7 호혜적 디지털 생태계를 창조하다
합리성에서 호혜성의 세계로 / 데이터 경제, 개방을 통해 혁신해야
기본소득, 혁신의 시드머니 / 자율적 인간과 민주주의의 미래
Chapter 8 공감형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로 진화하라
구글에 밀려난 학교교육 / 공감형 인간을 만드는 교육혁명
호모 엠파티쿠스, 공감하는 인간
Chapter 9 포스트 코로나, 변화하는 세계의 중심
예고된 재앙과 개인주의의 함정 / 국제관계, 공존인가 공멸인가
Part 4 K방역, 한국의 미래가 되다
Chapter 10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창조하라
붕괴된 제조업, 위기의 한국 경제 / 플랫폼 없는 플랫폼 산업 /
‘한국판 뉴딜’이 100년을 가려면 / 타다의 비극 /
‘인공 풀장’이 아닌 ‘강 생태계’로
Chapter 11 공정성, 초연결 시대의 전제조건
모두를 위한 미래를 만들려면 / 금융 민주화의 운명을 쥔 한국은행 /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하여 / 국가가 고용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
Chapter 12 K경제, K민주주의에서 답을 찾다
K문화는 한국의 역량 / K방역의 원천, K민주주의
에필로그: 포스트 미국 시대와 모두를 위한 자유
저자: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건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사학회 회장, 민족통일연구소 소장, 대안학교인 민들레학교 설립자이자 교장, MBC 자문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0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의 ‘세계 100대 교수’, ‘세계 100대 교육자’, ‘21세기 세계의 탁월한 지식인 2000명’에 선정되었다. 또한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의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KBS ‘최경영의 경제쇼’, MBC(안동) ‘허환구의 라디오 오늘’ 등에 고정 출연 중이며, 〈한겨레21〉 ‘지구촌경제’, 〈경향신문〉 ‘경제와 세상’에 고정칼럼을 연재했다. 또한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한 냉철하고 날카로운 분석과 명쾌한 진단으로 최근 시작한 유튜브 ‘최배근TV 그러니까 경제’가 방송 시작 6개월 만에 13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시민들이 주도해 만든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맡아 4.15 총선의 승리를 주도한 후 바로 당대표를 사임하고 본업으로 복귀했다.
저서로는 《이게 경제다》, 《위기의 경제학? 공동체 경제학!》, 《세계화, 무엇이 문제일까?》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거대한 분기점》, 《한국사회 대논쟁》, 《2018 미래 전문가가 말하는 서울의 미래》 등이 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경영 패러다임이 있다면 아마도 ‘독서 경영’일 것이다. 책에서 경영 전략을 찾으려는 인문 경영의 움직임은 해를 거듭할수록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제는 점차 ‘인문 경영’으로 그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추세다. 경영과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경제?경영서 일변도의 독서를 탈피,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인간을 탐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발휘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배우고자 CEO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눈은 이제 수천 년에 걸쳐 남겨진 인간의 발자취, ‘역사’에 쏠리고 있다.
리더십 전략의 데이터베이스인 역사 속에서 찾아낸 ‘현대 경영의 시금석’!
역사는 인간이 만들고 남기는 것이다. 이긴 자의 시각에서 남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객관적인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자세로, 현재의 지침이 될 무언가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역사를 탐구한다. 온갖 인간 군상들, 조직이나 국가의 드라마틱한 흥망성쇠의 과정이 그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는 흡사 가장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데이터베이스와도 같다.
『역사, 경영에 답하다』는 이훈범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바로 그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현대의 리더들에게 등불 역할을 할 전략과 덕목들을 추려 낸 것으로,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2년간 연재했던 칼럼 ‘역사와 경영’을 바탕으로 새롭게 쓴 책이다. 저자는 동양과 서양,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며 굵직한 사건들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총 47가지에 이르는 ‘현대 경영의 시금석’을 제시한다.
그가 들려주는 역사적 장면들은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 생생하고, 그것에서 얻어야 할 교훈과 지침들은 매우 명징하다. 때문에 조직의 리더에게는 리더십 전략의 정수(精髓)를 전하고, 리더가 아닌 사람이더라도 ‘역사 교양서’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 그것이 『역사, 경영에 답하다』가 가지는 첫 번째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청 옹정제가 가혹한 군주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카노사의 굴욕’에서 진정한 승자는 교황이 아닌 황제였다?
익숙했던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현대의 시각에서 새롭게 재조명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있다. 저자가 오늘의 CEO들에게 ‘경영의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제안하는 인물들은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가능케 했던 당 태종이나 그리스?페르시아?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 대왕(Alexandros the Great) 등 소위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모범생’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외의 인물과 사건들에서 경영 원칙을 찾는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지는 두 번째 미덕이다.
일례로 저자는 흔히 악독하고 가혹한 군주로 그려지는 청나라의 옹정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황실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라면 당대의 문장가는 물론 동생들까지도 가차 없이 처단했다는 사실만을 볼 때 옹정제는 독재 군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황제의 지위에 올라 청 왕조와 만주 민족, 두 가지의 크나큰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그로서는 엄정하고 혹독한 통치를 통해 질서를 수립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면면까지 고려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지나친 가혹함은 조직원의 신망을 잃는다’가 아닌, ‘질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정하게 수립하라’가 될 수 있다.
자신을 파문했던 교황을 찾아가 사흘 밤낮동안 성문 밖에서 무릎을 꿇음으로써 그 유명한 ‘카노사의 굴욕’의 주인공이 된 하인리히 4세(Heinrich IV)도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하인리히 4세는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가 ‘세속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황제의 지배권을 인정하지 않자 그와 대립했다가 파문을 맞았다. 그러자 그간 황제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지방 제후들은 노골적으로 황제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며 교황의 세력을 등에 업으려 하였다. 이에 하인리히 4세는 과감히 ‘카노사의 굴욕’을 통해 교황으로부터 사면을 받고, 이후 제후들이 새로운 황제로 추대했던 루돌프 대공과 전쟁을 벌여 승리를 거두었다. 세력을 잃은 제후들은 다시금 교황에게 황제와의 대결을 종용했고, 이에 밀린 교황은 하인리히 4세를 파문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것은 자충수의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명분 없는 파문에 맞선 하인리히가 브리크센 회의를 통해 그레고리우스 7세를 밀어내고 새로운 교황으로 클레멘스 3세를 옹립했기 때문이다. 결국 ‘카노사의 굴욕’은 교황에게 잠시의 대대적인 선전만을 안겼던 반면, 자존심을 굽혔던 하인리히 4세에게는 정치적인 실리를 선사했다.
이처럼 ‘카노사의 굴욕’ 사건이 가지는 의의를 새롭게 조명하며 저자는 ‘결정적인 때를 위해서라면 굴욕도 참는’ 전략을 제시한다. 즉, 한 명의 인물, 하나의 사건만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시대적?정황적 배경들을 함께 바라봄으로써 역사를 통해 얻는 교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 경영에 답하다』는 역사를 탐구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 촌철살인의 통찰력이 탄생시킨 ‘역사 경영서’라 할 수 있다.
최고의 조직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해답은 역사 안에 있다!
진정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경영 지혜 탐험기’!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폴 존슨(Paul B. Johnson)은 “역사 연구야말로 인류의 오만을 치료하는 강력한 해독제”라 말한 바 있다. 아무리 문명과 기술이 첨단의 수준을 자랑하는 시대라 해도,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흥망성쇠의 연속이었던 역사를 잠시만 들여다보더라도, 결국 그것을 좌우했던 것은 시대나 사회적 특성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임을 알 수 있다.
옛사람들의 성공과 실패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이유, 역사에서 배우는 경영, 즉 ‘역사 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로서의 성찰, 조직을 관리하는 전략의 원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아이디어 등 역사는 참된 경영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지혜가 담긴 보물 지도와도 같다. 그 안에서도 유독 빛나는 보석들만 엄선한 『역사, 경영에 답하다』는 경영이라는 과제를 풀어 나가는 소중한 실마리를 현대의 리더들에게 제공하는 책이 될 것이다.
역사 속에서 타산지석으로 삼거나 본받을 요소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역사에 대해 가져야 하는 의무다. 동서고금의 주옥같은 진리들을 선별하여 들려주며 오늘날의 리더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역사, 경영에 답하다』는 바로 그 의무에 충실한 책이자, 현대의 리더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경영서다. -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장
최근 들어 인문 경영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천 년에 걸친 인류의 발자취 안에서 경영의 나침반으로 삼을 만한 가치를 찾는 『역사, 경영에 답하다』는 인문 경영의 정수라 할 수 있다.
- 조건호 전 전경련 부회장 <출판사제공 책소개>
제1장 역사 속에서 발견한 리더들의 비즈니스 전략
1. 위대한 사람은 새로운 길로 간다 -고르디아스의 매듭과 알렉산드로스
2. 큰 흐름에서 실마리를 찾아라 -미루어 헤아리는 췌마와 다산 정약용
3. 영웅은 절망의 순간에 나온다 -엘리자베스 1세와 전국 시대의 소진
4. 현실과 타협하되 속내는 드러내지 말라 -천재 과학자 갈릴레이와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
5. 역발상을 승부수로 걸어라 -상식과 관습을 무너뜨린 임공과 임상옥
6. 이길 수 없다면 친구가 돼라 -프랜시스 베이컨과 토머스 모어
7. 천하, 얻는 법과 지키는 법이 다르다 -당 태종과 진시황
8. 싸우지 말고 굴복시켜라 -사마의와 남송의 명장 악비
9. 치밀하게 기회를 포착하라 -기회를 운명으로 바꾸며 열강이 된 미국
10. 때가 아니면 아이디어도 묵혀라 -제너럴 일렉트릭의 설립자 에디슨
11. 말이 아닌 실력으로 나의 가치를 보여라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전국 시대의 오기
12. 그늘에서 더욱 움직여라 -윈스턴 처칠과 덩샤오핑
13. 패배는 깨끗이 인정하라 -리처드 닉슨과 에르빈 로멜
14. 난세에는 멈춤의 미학이 필요하다 -나폴레옹과 탈레랑
15. 임기응변의 지혜로 운명을 바꿔라 -위기관리 능력의 대가인 관중과 포숙아, 유방
16. 속일 때에도 최선을 다하라 -제2차 세계 대전 시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
17. 창의적 응용으로 승리를 쟁취하라 -제나라 명장 전단과 한나라 명장 한신
18. 실력 없이 덤비는 건 만용일 뿐이다 -카노사의 굴욕과 하인리히 4세
제2장 역사 속에서 발견한 리더들의 조직 관리 전략
1. 발전을 위한 정보는 공유하라 -다리우스 1세와 칼 마르크스
2. 귀를 열어야 사나운 개를 내칠 수 있다 -당 현종과 명재상 위징
3. 조직을 무너뜨릴 비밀은 무덤까지 가져가라 -미국의 독립에 숭고함을 새긴 조지 워싱턴
4.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라 -오나라 왕 구천과 그의 현신 범려
5. 태평성대의 지도자의 비전은 더욱 명확해야 한다 -사학과 경학을 함께 중시한 세종
6. 악역은 다른 이에게 맡겨라 -당 측천무후와 『삼국지』의 조조
7. 질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정하게 수립하라 -강한 개혁을 단행한 청 옹정제
8. 부하 평가 기준이 객관적인지 항상 자문하라 -위나라의 미자하와 한나라의 등통
9. 때와 장소를 판단하여 침묵을 선택하라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소련의 흐루쇼프
10. 대의와 충돌하면 강직함도 버려야 한다 -국가의 명운을 위해 자신을 굽힌 이순신
11. 낡은 규칙은 과감히 깨 버려라 -이집트 대통령 사다트와 이스라엘 총리 베긴
12. 현장에 해결책이 있다 -명나라의 유대하와 북송의 부필
13. 가혹한 처벌은 도전을 막는다 -패장에게 명예 회복의 기회를 주었던 로마
14. 스스로를 경계하는 수단을 가져라 -진나라의 동안우와 위나라의 서문표
15. 남용되는 권력과 새는 돈을 막아라 -부패 척결에 앞장섰던 명나라의 하성서
16. 명분을 갖춘 실리로 무장하라 -조선의 최명길과 유성룡
17.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에 있다 -어제의 동료에서 오늘의 적이 된 소진과 방연
18.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생산하라 -단순 명쾌한 말로 리더십을 보인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