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희한한 비살상 무기들 개발 중

한겨레신문 | 기사전송 2012/01/05 14:27

[한겨레] 레이저로 적기 항로 바꾸고
휴대용 장비로 폭탄테러 차량 엔진 꺼트리고
레이저로 적기의 항로를 바꾸고, 휴대용 장비로 다가오는 차량의 엔진을 꺼트리고….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신무기들을 미국 국방부가 개발중인 것으로 보인다. <비비시>(BBC)는 미국의 비밀 공개 운동 사이트 ‘퍼블릭 인텔리전스’가 미국 국방부의 구매 희망 리스트라며 공개한 100쪽짜리 문서에 이런 희한한 무기들이 등장한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비살상용 무기를 관장하는 미국 국방부의 합동비치사무기부가 발간한 것으로 돼있는 ‘비치사성 무기 참고 자료’를 보면, 레이저로 적기의 날개 주위에 파장을 일으켜 항로를 바꾸게 하는 ‘레이저 기류 전환’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개발중인 ‘스위머 충격파 총’은 물밑 파장으로 함정에 다가오는 잠수부에게 심한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장비다. 또 상당한 거리에 있는 차량의 엔진을 정지시킬 수 있는 기술도 연구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인항공기로 전자장치에 이상을 일으켜 선박을 멈추게 하는 기술도 개발이 필요하다고 언급돼있다.

적뿐만 아니라 시위대를 제압하려는 목적을 띤 것으로 추정되는 장비들도 개발 필요 목록에 들어있다. 대표적인 게 전자파로 상대를 무력화시키거나 스스로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문서는 대인 비치사성 무기가 일시적으로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성능도 지닐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이런 기술을 개발하려는 데에는 전통적 무기만을 쓰면 결과를 돌이키기 어려운 사고가 빈발한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의 제임스 루이스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직면했던 큰 문제 중 하나는 정지 지시를 거부한 차량들 중에는 적어도 절반 이상에 무고한 사람들만 타고 있었지만 무기를 사용해야 그들을 세울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비시>는 그러나 이런 기술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의 합동비치사무기부는 1996년 창설 이래 50건의 연구·개발을 진행했지만 실제로 개발된 무기는 없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공식 SNS [통하니] [트위터] [미투데이] | 구독신청 [한겨레신문] [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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