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검찰·경찰

법앞에 큰소리친 삼성생명 상근변호사

금감원 현장 검사 나오자 "컴퓨터 열어주는 사람은 나한테 죽을 줄 알라" 고함
올해 1월 회사 그만둬 금감원 징계처분에 소송냈다 법원 "제출 의무"… 패소해

현장검사를 나온 금융감독원 관계자들 앞에서 폭언을 퍼붓고 자료 제출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처분당한 전 삼성생명 상근변호사가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상균)는 26일 변호사 양모씨가 금감원을 상대로 "삼성생명에 감봉 3개월에 해당하는 문책을 요구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양씨는 2002년 2월부터 삼성생명 소속 변호사로 근무하다 올해 1월 퇴사했다.

법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10~12월 금감원의 정기검사를 받으면서, 고객정보 관련 자료를 달라는 금감원 요청에 대해 "해당 문건을 전부 없앴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금감원이 재차 문서목록 제출을 요구하자 "문서가 폐기됐거나 담당직원 PC 내에 분산·보관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금감원 검사반 직원들이 현장검사를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5일 삼성생명 감사 담당자를 대동해 사무실을 찾았다. 금감원 직원들은 삼성생명 직원들에게 "본인 동의 없이 강제로 열람하지 않겠다"고 알리고, 사무실 PC에 있는 업무 관련 자료 목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소란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연락을 받고 현장에 달려온 양씨는 삼성생명 직원들에게 "임의로 서랍을 열고 조사하는 것은 불법", "컴퓨터 파일을 열어주는 사람은 나한테 죽을 줄 알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양씨는 이어 "영장 없는 자료수색은 위법"이라며 금감원 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였고 어수선해지는 사이에 삼성생명 직원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양씨는 올해 1월 퇴직했으나, 금감원은 지난 5월 양씨가 현직이라면 감봉 3개월 조치를 받았을 것이라는 위법사항을 삼성생명에 알리고 인사기록부에 조치내용을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양씨가 반발해 행정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금감원의 자료 제출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이상, 회사의 거부 지시가 있었어도 관련법에 따라 자료제출 의무가 있다"면서 "금감원 검사원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폭언한 것은 열람거부 권고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감원 현장 검사에 대해선 "불법적인 압수수색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양씨는 "폭언을 해서 위협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면서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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