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패션 성지 실적 발표
내년 거래액 1조 이상 전망”
이런 무신사의 기세가 등등하다. 무신사는 10일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0% 증가한 45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60% 뛴 1081억원, 영업이익은 269억원에 달한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무신사와 이베이코리아 정도다. 마켓컬리, 쿠팡 등 주목받는 온라인 쇼핑 사업체가 ‘아직은 투자단계’라며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장 비결은 10~20대를 끌어들이는 직관적인 구성이다. 상품 나열이 아닌 패션잡지처럼 구성된 화면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개의 삼각형이 만난다’와 같은 모호한 내용의 배너를 배치하고 누르면 특정 브랜드 행사로 넘어간다. 소비자 후기를 재구성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실시간으로 판매되는 브랜드의 순위를 상단에 노출한다. 패션 잡지처럼 상품은 상품기획자(MD)가 아닌 ‘에디터’가 소개하고 등장하는 모델의 이름과 헤어, 메이크업 정보까지 공개한다.
여기에 직접 배송을 하지 않으면서 수수료를 브랜드별로 차등 적용하고, 할인 쿠폰을 뿌리지 않으면서 비용을 관리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외 브랜드가 앞다투어 입점하면서 경쟁력이 강화됐고, 무신사 특유의 상품 기획력, 콘텐트가 시너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오픈한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스튜디오’를 열었고, 신진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패션 플랫폼으로 거의 유일하게 성공적인 곳이라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으로 성공적인 곳이 무신사 밖에 없다 보니 모든 브랜드가 무신사로 몰려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입점하지 못하는 브랜드, 수수료를 높게 책정받는 브랜드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모태는 조만호(37) 대표가 고등학생 시절 운영하던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프리챌 운동화 동호회다. 단국대학교에서 패션을 전공한 조 대표는 동호회를 웹진으로 업그레이드했고 이후에는 동대문에서 조달하는 제품 판매로 돌아서 오늘에 이르렀다.
올해 무신사의 목표는 야심 차다. 거래액 1조1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첫 지상파 TV 광고를 선보이면서 외형 확대를 예고했다. 오는 6월에는 홍대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테라스’를 열 예정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추진 중인 인터넷 전문 은행 토스 뱅크에 투자도 하고 있다.
김태우 무신사 영업기획본부장은 “동반성장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등 공격적인 비즈니스 기획, 마케팅에 나서고 회원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ㆍ서비스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무신사 무섭네…거래액 4500억원, 매출 1000억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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