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한솥밥 먹던 김영환 네거티브에 '부글부글'

"민주당 동지가 한국당 지원사격 웬말?
입력 : 2018-06-10 00:29:40 수정 : 2018-06-10 00:29:4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측이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의 무차별 공격에 분노하고 있다. 단순히 네거티브 공세 때문만이 아니다. 김 후보가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민주당에서 4선을 지냈고, DJ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내며 이른바 ‘한솥밥을 먹은’ 사이지만 자유한국당 지원사격에 나선 데 대한 서운함과 안타까움이 반영된 모양새다.
 
9일 김 후보는 기자들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이 후보는 즉각 경기도지사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이 후보와 여배우 김부선씨 루머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이후 7일에는 김씨의 메시지와 사진을 공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튿날에는 이른바 ‘형수 욕설사건’의 당사자이자 이 후보의 셋째 형수 박모씨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가 셋째 형 고 이재선씨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가 이 후보의 형수 욕설사건을 퍼트린 수준에 그쳤다면, 김 후보는 말 그대로 무차별 공세 중이다.
 
4일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후보의 공세에 이 후보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김부선씨 루머에는 “주장이 아니라 근거를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면서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 판결문을 게시한 후 “형님의 정신병원 입원은 형수와 조카딸이 시킨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세가 계속되자 이 후보 측은 김 후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캠프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으면서 어떻게 한국당 지원에 나설 수 있냐”며 “저렇게 해놓고 도지사가 되면 민주당과 연정하겠다니 ‘참 사람이 너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 후보가 경기도 안산에서 국회의원을 지낼 때, 2016년 국민의당에서 경기도당 위원장을 할 때 문제가 많았지만 당에서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며 “여배우와의 루머나 형님 문제는 수차례 해명된 만큼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겠으나 장관까지 지낸 분이 하실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지지자들도 김 후보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지자들은 김 후보가 지난 2004년 민주당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불법·관건 선거의 중심에 노 대통령이 있다”며 “탄핵준비 단계에 왔다”고 말해놓고 2009년 민주당 소속으로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때는 “노 대통령의 영전에 승리를 바치겠다”고 말 것을 들어 기회주의 처신을 꼬집었다. 이들은 "바른미래당은 지난 대선 때도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정상적 취업을 ‘채용비리’로 규정, 사실을 호도한 전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셋째형 내외도 이 후보를 견제하려는 세력에 늘 이용당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후보의 셋째형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의 낙선을 주장하며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성남지부장을 지냈고, ‘황대모(황교안 대통령 만들기 모임)’를 주도한 바 있다.
 
이런 시각은 경기도 민심에도 일정 부분 반영된 듯하다. 경기도 군포에서 만난 김철용씨(53세)는 “지방선거를 한다고 해서 정책선거까지는 아니더라도 선의의 경쟁을 기대했지만 요즘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좀 남사스럽다”며 “김 후보가 너무 막 던지는 식으로 의혹을 제기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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