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엔 이미 제2의 페북이 자라고 있다

소셜 플랫폼 스팀잇 대표적…협업 메신저도 관심

  • 임유경 기자
  • 입력 : 2018.01.19.18:02
  • 수정 : 2018.01.20.09:41
  • 180
  • 프린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목표로 암호화폐를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저커버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인터넷의 중앙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인터넷은 과도하게 중앙 집권화되어 있다"며 "소수의 대형 기술 기업이 등장했고, 정부는 시민을 감시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기술이 권력을 중앙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왜 블록체인도 아니고 암호화폐를 공부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을까. 암호화폐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각자의 컴퓨터 자원을 제공해 구현한 분산화된 데이터 저장시스템이 개방형(퍼블릭) 블록체인이다. 네트워크에 사람들이 컴퓨터 자원을 투입하게끔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제공한다. 개방형 블록체인은 곧 암호화폐 생태계 안에서 존재한다.(☞관련기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탈중앙'이라는 개념을 추가하려면, 암호화폐 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저커버그는 "권력을 분산시켜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술 분야에 뛰어들었다"며 "이같은 추세를 바꿔보려는 것이 바로 '암호화와 암호화폐'"라고 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긍정적인, 부정적인 면을 더 깊이 연구해 어떻게 페이스북에 활용하는 것이 최선일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에서 자라나는 제2의 페이스북 '스팀잇'

어쩌면 저커버그는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팀잇'에서 자극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스팀잇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장점을 자양분삼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시대의 SNS 패권은 페이스북이 거머쥐었지만, 블록체인 시대가 열리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팀잇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고 보팅(일종의 좋아요)하면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글을 쓰면 암호화폐를 받을 수 있는 스팀잇 서비스

글을 쓰면 암호화폐를 받을 수 있는 스팀잇 서비스

 

서비스 구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서비스 사용자들의 투표로 선출된 20인의 증인이 3초 마다 돌아가면서 블록을 만든다. 블록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위로, 불록을 완성한 사람에게 암호화폐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증인이 채굴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투표를 통해 증인이 바뀔 수 있다. 또, 20명 중 채굴에 실패하는 증인이 있을 것을 대비해 100명의 대기 증인도 만들어 놨다.

스팀잇에는 스팀, 스팀달러, 스팀파워까지 총 3가지 토큰이 있는데, 이 3개 토큰을 가지고 나름의 암호화폐 경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스팀달러은 미국 달러와 1대 1로 교환되도록 가격이 묶여 있어, 스팀잇 생태계 내 가격변동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스팀파워는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보팅할 때 영향력이 높아진다. 3개 토큰은 스팀잇 내에서 일정 규칙에 따라 서로 교환할 수 있다. 스팀과 스팀달러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다른 암호화폐로 바꿀 수 있고, 출금도 할 수 있다.

스팀잇은 2016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 스팀잇 가입자는 51만1천 명을 기록했다. 이미 소셜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를 IT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주목할 만한 성과다.

블록체인 기반 소셜 미디어, 어떤 가능성 보여줬나?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 소셜 미디어의 발전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먼저 암호화폐를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사용자들은 창작 대가로 정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좋은 콘텐츠를 작성해야 더 많은 보상을 받기 때문에, 고품질 콘텐츠가 많아지는 구조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기 때문에 높은 보안성은 물론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보관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싸이월드 사례처럼 운영 기업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중지되면서,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잃어버리게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스팀 이외에도 많은 블록체인 기반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다.

e-챗은 다양한 협업이 가능한 메신저 서비스다. 탈중앙화된 기술로 협업 메신저 서비스를 만든 것은 e챗이 처음이다. 블록체인과 이더리움 등 인기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이더리움 기반 SNS 아카샤(Akasha)도 있다. 올린 게시물이 인기를 얻으면 '이더(이더리움 토큰)'를 받을 수 있다. 아카샤는 2018년 말까지 이더리움의 메인 앱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유경 기자 / lyk@zdnet.co.kr

  

저작권자 l ©ZDNet Korea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