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등에 자국 뭐지? 올림픽서 화제 된 ‘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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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질환에 ‘금쪽같은 효과’

경향신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사진)가 부항 시술을 건강관리에 이용한 사실이 리우 올림픽을 통해 알려지면서 부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3일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펠프스 부항’ 기사 보도 후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 부항의 효과를 물어보는 환자들이 늘고 시술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부항은 근육 피로를 줄이고 근육통 완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어 한방의료기관뿐 아니라 마사지업소나 일반 가정에서도 민간요법으로 적용되는 시술이다. 혈류 순환을 촉진시키고 젖산·요산 등 피로물질을 빨리 분해시키기 때문이다. 부항 기구는 의료기용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의사협회와 한방 전문의들은 “부항 시술이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잘못하면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박연철 교수는 “부항 자체가 비교적 안전하고 시술법이 간단하다고 해서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전문적인 시술 절차를 따르지 않을 경우 근육이나 인대 손상, 혈관 파열,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까지도 유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하게 사혈(피를 뺌)을 하다가 염증이 생기는 등 부항 시술이 잘못되어 찾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박 교수는 “환자의 특성이나 질병 상태의 전문적인 진단에 따라 습식부항이 필요한지, 건식부항을 해야 하는지 결정한다”며 “반드시 피를 빼야 효과적이라는 말은 잘못된 속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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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전문의가 어깨 결림과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부항 시술을 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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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항은 침과 뜸 치료와 함께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진료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시술이다. 크게 혈자리에 침을 놓는 자락술(경혈침술)을 시행한 후 피를 빼는 습식부항과 자락술 없이 시술하는 건식부항으로 나뉜다.

부항은 음압(흡입력)을 통해 근육·모세혈관 등에 자극을 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부항 기구를 붙이고 공기를 빨아들이게 되면 부착 부위에 음압이 발생하게 되며,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이 증가하고 노폐물 배설이 촉진된다.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국내외 학술논문과 연구결과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어깨·척추·무릎 등의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적이다. 근육을 수축함으로써 뭉쳐 있던 근육을 유연하게 해주고, 근육 내 혈류 순환을 원활하게 하므로 근육통을 완화시키며, 운동을 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도 발휘한다.

하지만 부항을 잘못 하거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시술할 경우 피부가 손상되거나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습식부항의 경우 필수적으로 멸균된 일회용 부항컵과 사혈침을 사용해야 하므로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이 아닌 곳에서 시술을 받는 것은 절대적으로 삼가야 한다. 습식부항은 감염 예방을 위해 1회용 멸균 습부항컵과 외과용 장갑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식부항은 부항컵을 소독해서 재사용할 수 있으며 수술용 장갑이 아닌 일반 비닐장갑을 사용할 수 있다.

시술 후 멍이 든 것처럼 둥근 자국이 부항 숫자만큼 생긴다. 신체의 순환이 느린 사람은 4~5일 이상 피부에 붉은 자국이 오래 남고, 순환이 원활한 사람은 2~3일 이내에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회복이 느린 경우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한의사협회 김한겸 홍보이사(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의한 부작용 사례 중 부항 시술이 손꼽힐 정도이며 감염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에 따른 처치를 받아야 안전하고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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