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문어발전략…우유까지 만들어 판다

당일배송체제로 온라인 유통사업 한계 허물어
월마트·코스트코 긴장…골목상권 침해 비판도

  • 이지용 기자
  • 입력 : 2015.05.29 16:13:25   수정 : 2015.05.29 19: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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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 아마존 식욕의 끝은 어디일까. 얼마 전 동네 페인트칠 서비스, 여행·숙박업 등 진출을 선언한 아마존닷컴이 이번에는 우유, 시리얼 등 식품 제조·유통까지 진출하겠다고 나섰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오프라인 유통 매장 분야에까지 침투해가고 있다. 우유, 시리얼 등 식품까지 자체 브랜드 상품(PB)을 내놓겠다는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의 선언은 사실상 오프라인 판매 주력 매장인 월마트·코스트코 등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밀린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그나마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분야가 식품과 자체 브랜드 상품이기 때문이다.

월마트·코스트코 등은 그간 아마존의 판매 확장을 경계하면서도 배달 중 변질 등 우려가 큰 식품 분야만은 아마존이 쉽게 침투할 수 없을 것으로 자신해왔다. 그런데 예상치 않은 부분에서 허를 찔렸다. 아마존의 배달 능력이 획기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베저스 CEO는 이달 초 연회비 99달러에 한 번에 35달러 이상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당일 무제한 배송 서비스를 하겠다고 파격 선언을 했다. '총알배송'과 함께 비용 부담도 무료에 가깝게 낮추면서 직접 매장을 찾는 번거로움을 '확' 줄여버린 것이다.

WSJ는 28일 "아마존이 '엘리먼츠'라는 브랜드로 20여 가지 제품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우유, 시리얼을 비롯해 커피, 파스타, 물, 비타민, 개사료는 물론 세제류 등과 같은 생활필수품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유아용 기저귀와 물티슈를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기 시작한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도 매달 1~2개의 새 판매 영역을 발표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22일엔 숙박 예약 서비스인 '아마존 데스티네이션(Amazon Destinations)'을 발표하면서 여행·숙박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아마존은 전형적인 동네 골목상권으로 꼽히는 페인트칠·청소·변기 교체 등 인력 용역 분야 대행 서비스도 발표했다. 우버택시처럼 동네 사업자들을 등록시켜놓고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연결시켜주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올해 들어 '문어발식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 격화와 투자자 압박 때문이다.

구글은 최근 구글검색 결과에 구매 버튼 기능을 넣는 동시에 자사의 동영상 콘텐츠 유튜브에도 쇼핑 기능을 넣으면서 공개적으로 아마존닷컴·이베이 등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아울러 코스트코 등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장 숫자를 줄이는 대신 '가상현실 온라인 쇼핑몰' 론칭을 선언하며 아마존이 차지한 시장 잠식을 예고했다.

아마존의 외형적 매출액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내실을 보여주는 순이익률은 30%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심지어 지난해에는 적자까지 냈다. 월가 유명 투자 전문가인 캐럴 로스는 CNBC에 출연해 "투자자들은 그동안 20년 가까이 아마존의 경영에 간섭하지 않았지만, 이처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직접 나설 상황까지 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존을 위한 확장이지만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아마존 전략에 대해 비난도 커지고 있다. 매년 출판사들과 계약할 때마다 '과도하게 수수료를 뜯어간다'는 갑질 논란은 아마존의 꼬리표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엔 인력 용역까지 대행해 동네 상권을 침범했다는 비판과 함께 막 성장하는 기업들의 '먹을거리'까지 빼앗고 있다는 논란도 크다.

최근 아마존은 수공예품과 빈티지 제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 엣시 입점 업체들에 "당신과 같은 장인 여러분에게 아마존의 새로운 수공예품 온라인 시장 '핸드메이드'를 소개한다"는 메일을 띄웠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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