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먼저 훈련 요구… 北 생화학테러 가능성 커졌나
한·미 양국이 처음으로 ‘생화학 테러 및 재난 관련 대응훈련’을 실시한 것은 한반도 내 생화학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대응훈련은 미국이 우리 측에 먼저 요구했고, 미측 주관으로 진행됐다. 미국은 훈련 목적에 대해 ‘북한의 생화학무기가 세계 테러에 이용될 가능성과 동북아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어 당사국인 한국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또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훈련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점증하는 북한의 생화학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훈련으로 판단하고 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처럼 대남 도발 방식이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정부 고위 관계자는 “훈련은 주로 실제 생화학전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가 주된 내용이었다”며 “‘접경지역의 생화학 테러로 인한 군과 민간의 갑작스러운 전염병 폭증’, ‘북한의 악성 도열병균 살포로 수년간 국내 쌀농사가 망가지는 식량테러 발생’ 등 가상 상황을 설정하고 한·미가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책을 세울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생화학 테러나 핵물질 확산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비태세가 거의 없다 보니 우리 측은 미국이 제시한 여러 생화학 자료를 보고 상당히 당황했다”며 “훈련에서 상황별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향후 1년에 한번 생화학 테러 대응훈련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미측은 국내 연구기관에 생물학·화학 테러 관련 대응연구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생화학무기 개발 실태도 주목받고 있다. 201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2500∼5000t의 다양한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분산 저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6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본격 생산해 온 북한은 신의주 청진 등 8곳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함흥 등에 화학작용제 개발 연구소를 설립했다. 사리원을 비롯한 7개 저장시설에는 신경작용제인 VX와 사린, 질식작용제인 포스겐, 수포·혈액작용제 등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또 콜레라 페스트 탄저균 장티프스 이질 등 13개 생물학작용제를 생산하고 있다. 탄저균은 1㎏만 투하돼도 5000∼1만1000명이 사망하는 맹독균이다. 100㎏짜리 탄저균 폭탄이 서울에 떨어지면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인근 수십㎞가 오염된다. 영국 군사 전문기관 제인스의 ‘인텔리전스 리뷰’에 따르면 생물학무기는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핵화학방위국 산하 ‘마람자재상사’(평양)와 ‘지하리상사’(강원도 안변)의 지하 저장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만2000t의 생화학무기 생산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용택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nyt@kmib.co.kr
'제707특수임무단 > 드론 생화학 대테러 경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토] 생화학 테러 대비 훈련 (0) | 2011.10.05 |
---|---|
`北, 수도권 주요시설에 생화학 테러 가능성` (0) | 2011.10.05 |
테러현장 출동하는 생화학구조대 (0) | 2011.10.05 |
[포토] 생화학 테러 대비 구조 훈련 (0) | 2011.10.05 |
선수촌 생화학테러 훈련 (0) | 2011.10.05 |
한미, 北생화학 테러 대비 지난 5월 첫 극비 훈련 (0) | 2011.10.04 |
[사설] 北 생화학테러 대응훈련 강화해야 (0) | 2011.10.04 |
레이저 무기의 이해와 발전 방향 (0) | 2011.04.10 |
25세 독일인, 도르트문트 홈구장 폭탄테러 미수 (0) | 2011.04.01 |
명성황후 나 가거든 (0) | 2011.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