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의 꿈, 지금은 '헬스케어 3.0' 시대

 

현대인의 관심은 이제 단순하게 생명 연장이 아니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라는 개념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헬스케어3.0'이 확산되고 있다. 18~20세기 초 헬스케어 1.0 시대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를 목표로 하는 '공중보건 시대'를 의미하며, 20세기 헬스케어 2.0 시대는 국민 개개인이 본인 질병 치료와 기대수명 증가를 목표로 하는 '질병치료 시대'라고 볼 수 있다. 헬스케어 3.0은 어떻게 하면 건강수명을 더 연장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대다. 다시 말해 헬스케어 초점이 공중에서 개인으로 그리고 질병 치료에서 생명 연장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헬스케어 3.0 시대에 주목할 만한 특징은 세 가지다.

우선 '환자 맞춤형 의료 활성화'다. 2.0 시대에 수술 등 진료는 환자 치료만을 고려했다면 이제는 환자의 미용과 편의성 등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 전신마취나 개복수술보다 극소 마취 또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단순히 의사가 진료나 시술하기 편한 방법보다는 환자가 원하는 치료가 더 중요해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일상 건강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WHO는 건강 개념을 소극적으로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일상생활에서 적극 관리에 나설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건강 관리가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진단ㆍ치료의 미세화와 정밀화'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첨단 ITㆍBT 기술과 융복합 기술의 발달은 질병 진단과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
 

헬스케어 3.0 시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의료기기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한 의료기기를 보면 이러한 트렌드에 부응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제품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환자 맞춤형이라는 3.0 시대 특징에 부응하는 것으로 체외 진단 제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품은 특정 환자에게 어떤 항암 치료제가 효과적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투여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제품이다. 이런 제품들은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진단치료의 미세화와 정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도 많다. 혈액에서 극미량의 암세포를 검출하는 체외진단기기 등은 암 진단의 정확성을 제고하여 초기 진료가 가능하게 하는 제품이다. 과거 내시경 촬영 시 통증 완화를 위해서는 수면마취가 필요했으나 이제는 사진을 분당 180장 전송하는 캡슐형 내시경이 각광받고 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료기기들은 헬스케어 3.0 시대에 급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식약처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제도 개선을 통해 의료기기 업계의 도전을 지원해왔다. 신개념 의료기기로서 국내외에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시험방법 기준이 없더라도 업계가 제품 개발 시 사용한 안전성ㆍ시험 결과를 면밀히 검증한 후 우선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헬스케어 3.0 시대는 창조적인 제품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시대다.
 
다양한 제품들이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되도록 지원하는 노력은 변함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우리 의료기기 업계의 진취적인 도전이다. 의료기기 업계의 도전과 지속적인 국민적 성원을 기대한다.
 


글 :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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