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건강관리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세상

 

직장인 김영수 씨(35)는 3개월 전만 해도 체중이 100㎏에 육박하는 고도비만이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숨 쉬는 게 불편할 정도로 뚱뚱했다. 몇 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술과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식성 탓에 매번 실패했다.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자신감도 사라졌다. 그러다 김씨는 지난 4월 SK텔레콤이 선보인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헬스온'을 시작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이 서비스를 활용해 3개월 만에 30㎏을 감량했다. 손목에 시계 모양의 디지털 만보계(액티비티 트래커)를 차고 스마트폰에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프로그램 지시를 따랐을 뿐이다.

김씨는 "시계 보듯이 활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등을 체크해볼 수 있어 작심삼일로 그치던 의지를 이어갈 수 있었다"면서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활동량 순위를 확인하는 등 게임하듯 건강관리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요즘 김씨는 매사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 전문기업 옴니텔은 의료기기 업체 락싸와 함께 모바일 맥파(맥박수 파동) 측정기 '유비펄스'를 개발했다. 맥파 측정기란 스트레스ㆍ심장 건강 정도, 신체활력지수 등을 측정하는 것으로 보통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측정이 이뤄진다. 하지만 옴니텔이 개발한 이 모바일 측정기를 사용하면 스마트폰만으로 간단하게 자신의 신체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스트레스 정도, 심박수, 심장 건강, 신체활력지수 등을 점검해볼 수 있다.
 

김용훈 옴니텔 상무는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기존 맥파 측정기의 3분의 1 가격으로 개인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간단하게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이달 말께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면 바로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헬스케어가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여전히 의료서비스는 전문가들 고유 영역이긴 하지만 정보통신ㆍ바이오ㆍ나노 등 각종 기술 발달에다 "내 몸을 스스로 챙기고 싶다"는 소비자 의식 변화, 비용 효율을 추구하는 의료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모바일 헬스케어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육태선 SK텔레콤 신사업추진단장은 "과거에는 특정 질환자를 치료하는 게 의료서비스였다면 요즘은 개인 맞춤형 일상 관리, 즉 '케어(Care)'로 확장되는 게 의료 산업 트렌드"라며 "진단 정밀화, 의료기기 소형화, 개인의료정보 축적ㆍ활용 등이 모바일 헬스케어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 신형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의 건강관리 기능이다. 갤럭시S4는 S밴드, 체중계, 심장박동수 측정기(HRM) 등 몇 가지 '앱세서리(앱과 연동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통해 사용자 건강을 챙겨준다. S밴드는 걷는 양, 칼로리 소모량 등을 감지해 스마트폰에 자동 전송하고 체중계는 이용자의 체중 변화를 기록한다. 또 HRM은 실시간 심장박동수를 체크한다. 과거 이런 서비스는 비록 단순하고 간단한 것이라고 해도 병원 건강진단 등 특별한 서비스를 받아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체크해볼 수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 체험자 김영수 씨는 "무엇보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간편하게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가속되고 웰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 같은 모바일 헬스케어 수요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최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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