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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 발병 원인 ‘열쇠’ 찾아

기사입력 2008-06-25 05:03 기사원문보기
국내 연구진이 자폐증 발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작용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자폐증을 비롯한 신경 질환 치료에 기여할 전망이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김정훈 교수팀은 ‘뉴로리긴’ 단백질이 작동하지 않으면 감정과 관련된 기억이 형성되지 않아 자폐증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23일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자폐증은 현실에서 멀어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는 질환으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자폐증이 감정을 처리하는 대뇌의 편도체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물의 대뇌 편도체 신경세포에서 뉴로리긴의 발현을 억제한 뒤 신경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수용체인 ‘AMPA’와 ‘NMDA’의 신경 전달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은 생쥐를 우리에 넣고 전기자극을 주기 전에 종소리를 울리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를 반복한 정상 생쥐는 전기자극이 없어도 종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행동을 보였지만 뉴로리긴 발현을 억제한 생쥐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포에 대한 기억이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뉴로리긴 발현이 억제된 동물은 감정과 관련된 기억 형성을 담당하는 NMDA에 의한 신호 전달 강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NMDA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물질이 자폐증 치료나 증세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로리긴과 같은 물질에 대한 연구를 뇌 전체 시스템 수준에서 수행한다면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던 신경 정신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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