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제로·방탄국회·식물국회…388만원 추석상여금 챙긴 '금뱃지'

입법제로·방탄국회·식물국회…388만원 추석상여금 챙긴 '금뱃지'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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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07 09:40

정기국회 일정중 이미 10% 날려…"국민에게 미안한 마음 있나"

128일째 '입법 제로'에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방탄 국회'라는 비난까지 듣고있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난 4일 추석상여금으로 1인당 387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 핵심 업무인 입법 업무는 넉 달 이상 미루며 '놀고 먹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상여금은 두둑히 챙긴 것이다.

7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에게 추석상여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은 1인당 387만8400원이다. 이는 대통령령에 따른 것으로 지급 자체에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 대통령령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공무원과 국회의원의 명절휴가비는 일반 수당의 60%다. 월 기본급 646만원을 받는 국회의원은 설과 추석에 각각 380만∼390만 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국회를 계속해서 파행시키며 민생을 외면하고 있는 여야 의원들이 과연 '보너스'까지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방탄 국회'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여야는 7월과 8월 임시국회에 이어 지난 1일 시작된 정기국회에서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두 차례 열린 본회의에서는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인준과 권순일 대법관 임명동의안 통과, 15명의 7·30재보선 당선자들의 국회 선서만 진행됐다. 더욱이 여야는 추석 연휴 직전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 논의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만일 추석 이후까지 본회의를 열지 못한다면 100일의 회기 가운데 10%인 열흘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날려버리 게 되는 셈이다. 그 여파로 대정부 질의와 국정감사, 예산심의, 각종 법안 심의일정 등도 줄줄이 밀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전 국민이 적용받고 있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국회의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지 않다"며 "국회의원들이 후안무치의 극을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입법 활동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의원들이 세비를 받아가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쳐도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면 의원 중 몇 명은 상여금을 안 받아갔을 것"이라면서 "어느 국민이 이를 이해하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