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 '스마슈머' 잡아라 … 식품업계 새 화두

[중앙일보] 입력 2013.09.23 00:20 / 수정 2013.09.23 00:20

음료 한 잔에도 건강 챙기고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실용성 따져
과일주스는 100% 생과즙 대세, 4분30초면 뚝딱, 컵국밥 눈길
음악회·파티 등 문화행사와 접목,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도 강화

식·음료업계는 스마슈머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건강과 간편함, 실용성을 접목한 특화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또 소비자 참여 마케팅을 늘려 스마슈머를 홍보채널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똑똑한 소비자의 눈에 들자’.

최근 식·음료업계가 제창하는 구호다. 식·음료업계가 주목하는 단어는 ‘스마슈머’다. 스마트(Smart)와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스마트슈머를 줄인 용어로 똑똑한 소비자를 말한다.

◆스마슈머,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웰빙(Well-being) 생활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커지며, 먹을거리에 대한 기준치는 더욱 높아졌다. 스마슈머는 음료 한 잔, 간식 한 개를 먹더라도 원산지를 파악하고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맘에 들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제품에 관해서는 과감하게 개인 SNS와 블로그 등에 제품정보를 공개한다. 특히 주부가 주 회원인 상당수의 인터넷 카페는 컨슈머리포트에 준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게시판에 제품 평가가 좋지 않은 글이 오르면 구매율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글 조회 수만 해도 수백 건 이상이 되는 데다 글을 곳곳에 퍼가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정보전달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스마슈머 활동을 하고 있는 김채랑(서울 은평구·33)씨는 “더 좋은 제품,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은 더 이상 소비자에게 귀찮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1인가구의 증가추세가 가속화하면서 건강과 실용성, 간편함까지도 충족시켜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게 식·음료업계의 반응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매일유업 플로리다 내추럴 주스, 남양유업 아이엠마더 분유, 대상 청정원 정통 컵국밥, 배스킨라빈스 치즈케이크를 품은 달콤고구마 아이스크림케이크, 오비맥주 카프리, 하이트진로 퀸즈에일.
◆건강, 간편, 실용, 독특한 요소를 넣어라=식·음료업계는 똑똑하면서 깐깐한 스마슈머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건강에 좋은 것은 기본이고, 간편함과 실용성을 접목한 특화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대상은 ‘청정원 정통 컵국밥’을 출시해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청정원 오민우 CM은 “뜨거운 물을 붓고 4분30초만 기다리면 완성된다. 컵라면처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함과 ‘밥’이라는 든든함을 담아냈다.

오뚜기는 소비자가 카레를 조리할 때 물에 잘 개어지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과립형 카레를 개발했다. 이용갑 마케팅팀 부장은 “더 맛있고, 더 건강한 고급카레의 대명사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농축을 하지 않은 NFC주스를 출시했다. 김윤정 음료마케팅팀 BM은 “물을 섞어 당도를 맞춘 100% 농축과즙이 아닌 오렌지·자몽 등의 과일만 짜낸 주스를 출시해 ‘100%’라는 순의미를 살렸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최근 분유공정을 공개하며 이물질이나 방사능, 위해 미생물, 위해 화학물질 등의 혼입 우려를 불식시켰다. 남양유업 김웅 대표는 “협력업체 선정 심사, 원료 입고 검사, 생산 투입 전 검사, 완제품 출고 전 검사 등 총 6단계 227가지의 검사와 다중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동원F&B는 몸매 관리, 피부 관리를 중요시하는 추세에 맞춰 통조림연어를 출시했다. FP공법을 사용해 연어 살코기의 질감을 살리는 한편 통조림 가공으로 가격을 낮춰 대중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홍보채널로도 유용한 스마슈머=한편 식·음료업계는 스마슈머를 홍보채널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OB맥주 카프리는 ‘카프리 아트 콜라보레이션’ 한정판을 선보이며 음악회와 파티 현장, SNS에서 홍보하고 있다.

카페 드롭탑은 매장을 유명 작품 전시장으로 변신시켰다.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한편 착한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명동 드롭탑은 이왈종 화백의 작품 아홉 점을 지난 9일부터 전시·판매하고 있다. 윤상화 과장은 “판매수익금의 일부는 다문화가정을 후원하는 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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