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주도 'C세대' 잡아야 마케팅 성공한다중앙일보 | 고란 | 2013-09-26 00:10:04
사이먼 칸고프로(GoPro)는 지난해 매출이 세 배로 늘었다. 스마트폰의 공습에 초토화된 카메라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은 본체 크기를 최소화해 모자나 옷깃에도 부착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초소형 '액션 캠코더(action camcorder)'다. 2004년 창업자 닉 우드먼이 자신의 서핑하는 모습을 촬영하고자 개발한 손목용 카메라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세계 착용 카메라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메이저 업체가 됐다. 고프로 관계자는 "고객들의 공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회사에서 직접 서핑·스카이다이빙·산악자전거·스노보드 등의 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이후엔 제품을 사용해본 고객들이 스스로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을 보고 다른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고, 이들이 또 동영상을 올리고…. 마케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재 고프로 동영상의 80%가 고객들이 직접 만든 콘텐트다. 

 콘텐트를 창조하고(Creation), 이를 선별·재구성한 후(Curation), 페이스북·트위터 등으로 공유하면서(Connection), 공동체와 소통하는(Community), 이른바 C세대의 특성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다.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마케팅 총괄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C세대를 잡아야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에 따르면 C세대는 단순히 나이가 아니라 행동지향적 특징들로 구분되는 집단이다. 의사 표현에 적극적이고,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며, 타인과의 연결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동영상을 이용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의 월간 조회 수가 10억 명을 돌파한 것은 C세대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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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 총괄은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란 C세대는 단순히 앉아서 듣기보다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C세대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 경우다. 그는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댓글을 달고 패러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C세대를 공략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리서치에 따르면 C세대는 미국 시장에서만 연간 5000억 달러 규모의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추산했다. 글로벌 상위 100개 브랜드들은 각각 한 달에 평균 78개씩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칸 총괄은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C세대를 겨냥한) 동영상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한국에서 유튜브 등 동영상을 사용하는 광고주가 두 배로 늘었다"며 "동영상을 통해 소비자와 양방향·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C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코디션(Company+Auditon)' 전략이다. 각종 오디션 형식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것처럼 C세대들은 자신의 끼를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이들이 참여해 만든 콘텐트를 마케팅에 직접 활용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가 3월 25일 실시한 '빅맥 빅데이' 이벤트가 그렇다. 이날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전국 매장 카운터 앞에서 빅맥송 완곡을 부르면 빅맥을 무료 증정했다. 주부·경찰·할머니를 비롯해 경쟁사 직원들까지 방문해 빅맥송을 불렀다. 맥도날드는 재미있는 동영상을 선별해 인터넷에 올려 광고 효과를 또 한번 봤다. 

 둘째는 시리즈 광고다. C세대는 광고도 재미있기만 하다면 엔터테인먼트 콘텐트의 하나로 생각한다. 짧아도 '임팩트' 있는 스토리를 여러 개 엮어 만든 광고가 C세대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분식 프랜차이즈인 죠스떡볶이는 4~7분짜리 18편의 시트콤 '매콤한 인생' 시리즈를 선보였고, 참이슬은 소주를 활용한 다양한 폭탄주 제조법 14편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마지막으로 리얼 다큐다. C세대는 노골적인 광고에 대해선 거부감을 느낀다. 이들에게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해서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감동적인 콘텐트일수록 확산과 전파의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 쌓인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서울시와 함께 마포대교에 생명의 다리를 조성하는 과정을 다큐로 만들어 C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고란 기자 < neoranjoongang.co.kr >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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