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세상은 지금] 댓글 교류보다 `비주얼 소통`
사진·동영상, 직관적으로 메시지 전달 효과…SNS `인스타그램·해프닝·바인` 서비스 인기
기사입력 2013.07.26 16:18:29 | 최종수정 2013.07.26 20: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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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톱 모델 미란다 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다. `서울에서 아침 조깅을 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한강 풍경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초청받은 저녁 자리 테이블에 놓인 꽃장식을 찍은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엔 `아름다운 환영 만찬`이란 제목이 달려 있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한국 팬 환대에 감사함이 깃든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진과 같은 시각적 매개체를 통해 소통하는 창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댓글이나 대화라는 `텍스트` 형식 교류에서, 보다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시각적 소통)`으로 SNS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시각을 자극하는 SNS는 현재 인기몰이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페이스북이 지난해 4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인수한 사진 공유 SNS `인스타그램`이다. 사용자가 폴라로이드 사진을 연상케 하는 정사각형 모양 사진을 온라인ㆍ모바일에 올려 소셜 활동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사진 콘셉트의 토종 앱들도 속속 등장했다. 그레이삭스는 지난해 말 사진을 활용한 SNS `해프닝(Happen.in)`을 출시했다. 해프닝이란 이름은 영어 `Happening(우발적인 사건)`에서 따왔다. 사진을 찍어 올리고 친구들과 문자 채팅을 나눌 수 있어 기존 SNS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해프닝은 실시간으로 찍은 사진만 올릴 수 있는 점이 다르다.

이승이 그레이삭스 대표는 "SNS는 기본적으로 댓글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지만 해프닝은 사진으로 대화를 유도한다"며 "언어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제약이 있지만 사진은 누구든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SNS 기록 수집 앱 `커빙`은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와 제휴를 맺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사진첩을 모아올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옛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커빙 플랫폼에 모아주고, 실시간으로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SNS 공간에서 비주얼 소통은 사진을 넘어 동영상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트위터가 지난해 인수한 `바인`은 무한 반복 재생되는 6~7초가량의 짧은 영상을 자기 트위터나 블로그에 첨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도 동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온 인스타그램`을 새롭게 출시했다. 최대 15초까지 녹화할 수 있고, 기존 사진 서비스에 있는 필터 기능을 동영상 서비스에 담았다. 간단한 편집 기능과 13가지 사진필터 등 보정 기능도 같이 제공해 쉽게 영상을 제작ㆍ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SNS 공간에서 사진과 동영상이 각광받는 이유로 `시각의 직관성`을 꼽는다.

모바일 특성상 단문으로 대화하는 방식은 정보 전달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텍스트에 비해 사진이나 영상은 정보 이해 시간이 획기적으로 짧고, 특정 사건을 파악하거나 기록하는 데 효과적이다.
나아가 추억과 재미를 자극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주연 JK미디어허브 SNS 기획팀장은 "학창 시절 사진이나 가족 여행을 담은 영상 등은 추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라며 "이 같은 특성은 SNS의 공유 기능과 접목돼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텍스트는 작성자의 의도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전달되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보는 사람에 따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고 분석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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