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NS 한류 대반란, 라인·카톡 '페이스북 게 섰거라'
한경비즈니스입력2013.07.05 17:28
소셜 네트워크라는 사이버 세상은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태계다.
인간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듯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SNS의 효시랄 수 있는 한국의 싸이월드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만나 촉발한 SNS 생태계의 빅뱅이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최근 들어 전 세계 약 200개 이상의 SNS 플랫폼이 70억 명의 지구촌 인구를 잡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9세기 제국주의가 세계 정복에 나섰던 것처럼 21세기 SNS는 전 세계의 더 많은 인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글로벌 SNS 생태계의 현황과 트렌드를 살펴보고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발 SNS의 세계시장 확장 가능성도 타진해 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1990년대 말에 시작됐다. 기존 인터넷 커뮤니티와 개념이 다른 '사이버 세상에서의 인간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플랫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5년 미국의 랜디 코나드가 동창을 찾을 수 있는 클래스메이트닷컴 서비스를 선보였고 한국에서도 1999년 비슷한 콘셉트의 아이러브스쿨이 등장했다. 아이러브스쿨과 같은 해 론칭한 싸이월드는 일촌·아바타·도토리(사이버 머니) 등을 도입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6년 기준으로 19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전 국민의 40%가 싸이월드를 즐겼다.
한국에서 싸이월드가 전성기를 누릴 때 미국에서는 지금 우리가 SNS의 대명사로 여기는 페이스북(2004년)과 트위터(2005년)가 등장한다. 그리고 2000년대 말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폭발적으로 성장, 불과 몇 년 동안에 세계시민을 하나로 묶는 세계 정복을 이뤄냈다. 2013년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 11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세계 SNS 생태계의 65.08%를 장악하고 있다. 11억 명의 인구를 가진 페이스북 공화국의 마크 저커버그 대통령은 지난 6월 17일 내한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했다. 저커버그는 단지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11억 명을 움직일 수 있는 거물 자격으로 한국의 대통령을 상대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SNS에 잘 알고 있는 역사와 현황이다. 하지만 전 세계 SNS 생태계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가 주목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세계 정복에 굴하지 않는 국가별 토종 SNS가 자생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미주·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SNS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한국·일본·중국·러시아·인도는 페이스북에 점령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토종 SNS인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가 가입자 3700만 명, 3100만 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이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국내 가입자 1060만 명)의 인기가 약간 시들해지면서 카카오스토리로 거처를 옮기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일본·중국·러시아는 SNS 독립국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NHN재팬이 만든 '라인'이 가입자 5000만 명으로 페이스북(1670만 명)을 압도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로 잘 알려진 NHN의 이해진 의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끝에 태어났다. 이 때문에 한국산인지 일본산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아무튼 라인은 일본 내 가장 큰 SNS 플랫폼이고 이를 넘어 현재 중동·동남아시아 등에서 이용되며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텐센트QQ와 시나웨이보가 각각 7억8400만 명, 4억 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다. 또한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우크라이나·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벨라루스·이스라엘) 등에서는 브콘탁테(가입자 2억 명)라는 SNS를 주로 이용한다. 인도 역시 토종 SNS인 님버즈(가입자 1억5000만 명)가 당당히 국가 대표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을 꼼꼼히 살펴보면 미국의 페이스북 패권에 저항한 국가들은 대부분 인구 대국이다. 중국·인도·러시아·일본까지 수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토종 SNS가 힘을 얻어 외세의 침략을 버텨낼 수 있었다.
단 인구 5000만 명의 한국은 예외다. 페이스북·트위터에 앞서 싸이월드라는 대중적 SNS가 보급됐고 성공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은 세계 SNS 트렌드에서 언제나 한 발 앞서 있다. 더군다나 일본의 라인 역시 태생적으로 한국계라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SNS 생태계에서 그 존재는 독보적이다.
한국 축구가 드리블·패스·전략·시스템이 뛰어나 골대 앞까지 공을 잘 몰고 가지만 실제 골 결정력이 없어 득점하지 못하는 상황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한다. 국내 SNS를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비슷하다. 국내 SNS 플랫폼은 선진 기술·아이디어·대중성 등을 갖추고 있지만 세계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싸이월드는 2006년 미국과 독일에 야심차게 진출했고 이후 중국·일본·베트남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해외 성적은 지지부진했고 2010년 미국·독일·일본에서 철수했다.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글로벌 단위로 성장한 것과는 상대적이다.
이제 한국 SNS 플랫폼은 라인과 카카오톡을 필두로 다시 한 번 세계화 도전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이라는 패권주의에 맞서 한국형 SNS 플랫폼은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세계인의 '좋아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취재=이진원·이홍표·이현주 기자
전문가 기고=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이동형 전 싸이월드 대표
사진=서범세·김기남 기자
인간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듯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SNS의 효시랄 수 있는 한국의 싸이월드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만나 촉발한 SNS 생태계의 빅뱅이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최근 들어 전 세계 약 200개 이상의 SNS 플랫폼이 70억 명의 지구촌 인구를 잡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9세기 제국주의가 세계 정복에 나섰던 것처럼 21세기 SNS는 전 세계의 더 많은 인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글로벌 SNS 생태계의 현황과 트렌드를 살펴보고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발 SNS의 세계시장 확장 가능성도 타진해 본다.
한국에서 싸이월드가 전성기를 누릴 때 미국에서는 지금 우리가 SNS의 대명사로 여기는 페이스북(2004년)과 트위터(2005년)가 등장한다. 그리고 2000년대 말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폭발적으로 성장, 불과 몇 년 동안에 세계시민을 하나로 묶는 세계 정복을 이뤄냈다. 2013년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 11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세계 SNS 생태계의 65.08%를 장악하고 있다. 11억 명의 인구를 가진 페이스북 공화국의 마크 저커버그 대통령은 지난 6월 17일 내한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했다. 저커버그는 단지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11억 명을 움직일 수 있는 거물 자격으로 한국의 대통령을 상대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SNS에 잘 알고 있는 역사와 현황이다. 하지만 전 세계 SNS 생태계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가 주목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세계 정복에 굴하지 않는 국가별 토종 SNS가 자생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미주·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SNS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한국·일본·중국·러시아·인도는 페이스북에 점령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토종 SNS인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가 가입자 3700만 명, 3100만 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이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국내 가입자 1060만 명)의 인기가 약간 시들해지면서 카카오스토리로 거처를 옮기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일본·중국·러시아는 SNS 독립국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NHN재팬이 만든 '라인'이 가입자 5000만 명으로 페이스북(1670만 명)을 압도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로 잘 알려진 NHN의 이해진 의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끝에 태어났다. 이 때문에 한국산인지 일본산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아무튼 라인은 일본 내 가장 큰 SNS 플랫폼이고 이를 넘어 현재 중동·동남아시아 등에서 이용되며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텐센트QQ와 시나웨이보가 각각 7억8400만 명, 4억 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다. 또한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우크라이나·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벨라루스·이스라엘) 등에서는 브콘탁테(가입자 2억 명)라는 SNS를 주로 이용한다. 인도 역시 토종 SNS인 님버즈(가입자 1억5000만 명)가 당당히 국가 대표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을 꼼꼼히 살펴보면 미국의 페이스북 패권에 저항한 국가들은 대부분 인구 대국이다. 중국·인도·러시아·일본까지 수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토종 SNS가 힘을 얻어 외세의 침략을 버텨낼 수 있었다.
단 인구 5000만 명의 한국은 예외다. 페이스북·트위터에 앞서 싸이월드라는 대중적 SNS가 보급됐고 성공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은 세계 SNS 트렌드에서 언제나 한 발 앞서 있다. 더군다나 일본의 라인 역시 태생적으로 한국계라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SNS 생태계에서 그 존재는 독보적이다.
한국 축구가 드리블·패스·전략·시스템이 뛰어나 골대 앞까지 공을 잘 몰고 가지만 실제 골 결정력이 없어 득점하지 못하는 상황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한다. 국내 SNS를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비슷하다. 국내 SNS 플랫폼은 선진 기술·아이디어·대중성 등을 갖추고 있지만 세계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싸이월드는 2006년 미국과 독일에 야심차게 진출했고 이후 중국·일본·베트남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해외 성적은 지지부진했고 2010년 미국·독일·일본에서 철수했다.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글로벌 단위로 성장한 것과는 상대적이다.
이제 한국 SNS 플랫폼은 라인과 카카오톡을 필두로 다시 한 번 세계화 도전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이라는 패권주의에 맞서 한국형 SNS 플랫폼은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세계인의 '좋아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취재=이진원·이홍표·이현주 기자
전문가 기고=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이동형 전 싸이월드 대표
사진=서범세·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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