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읽기] 지금 무엇이 끝나고 있는 걸까

[입력 2021.06.09 00:29 | 종합 2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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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소설가

문예지 이번 호에 단편소설을 한 편 실었는데, 마감을 왕창 어겼다. 구차한 변명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거기에 영향을 미쳤다. 원고를 쓰던 중 집 주인으로부터 전셋집을 비워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온 지 2년이 안 됐기 때문에 2년은 더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주인 본인이 집에 들어오겠다고 한다.
 

자산 가격 폭등이 의미하는 것
유례없는 거품인가, 뉴 노멀인가
200년 전 조선 상황 연상케 해

그 역시 법으로 정해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아쉽지만 원망할 수는 없다. 계약이 끝나는 것은 5개월 뒤이지만 요즘 전세난이 극심하다고 하니 어느 동네에 살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근처에서 전세를 구할 수는 없었다. 아파트 같은 동, 세 층 위, 우리 집보다 7평이나 작은 집의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우리 집의 1년 7개월 전 전세 가격보다 2억5000만 원 더 높은 값에. 우리 집은 전세로 내놓으면 가격이 그보다 높겠지. 한 달에 1315만 원 이상씩 오른 셈이다.
 
이사 갈 동네를 알아보러 이곳저곳 다녔다. 주로 서울 끝자락이었다. 서울 중심부 아파트단지에 한번 가기는 했다. 버스를 타고 갈 때까지만 해도 ‘이 가격에 이 동네를?’ 하고 횡재한 기분이었다. 가서는 ‘서울에 이런 곳이 다 있구나’ 하고 놀랐다. 거의 슬럼이었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아내는 “이 동네 참 재미있지 않아?”하고 애써 밝게 말했다.
 
나는 속으로 ‘공각기동대’ 실사 영화를 다시 찍는다면 세트를 만들 필요 없이 그냥 여기서 촬영하면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사이버펑크 전사가 아니므로 그 단지에 살면 틀림없이 불행해질 거라고 느꼈다. 초여름 뙤약볕을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우리는 낮술을 많이 마셨다.
 
그렇게 이사 갈 집을 찾으러 다닌 시간 자체가 길지는 않았다. 돌아와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글이 안 써진 게 문제였다. 붙들고 있던 단편소설 원고를 다 쓰면 80만 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내가 수돗물만 먹고 이틀에 한 편씩 단편을 발표해도 다른 수입이 없다면 고료만으로는 1년 7개월 동안 2억5000만 원 못 번다. 에라이…….
 
부동산 가격 폭등을 지켜보는 봉급생활자들 상당수가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내가 이 일을 해서 뭐하나, 싶은 심정. 내 노동의 가치가 통째로 부정당하는 기분. 아내는 올해 완전히 반정부 세력이 되었다. 아내는 “현 정부 최대의 업적은 아파트의 고귀한 가치를 서민들로부터 지켜낸 것”이라고 냉소한다.
 
이것은 유례없는 거품인가, 아니면 뉴 노멀인가. 전문가들도 모른단다. 그런데 어느 쪽이든 무슨 상관이랴 싶은 생각도 든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든,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오든, 아니면 이 ‘불안한 파티’가 계속되든, 프리랜서와 봉급생활자의 앞날은 암담하다. 사실 모두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청난 무언가가 다가오는 중이라고.
 
그게 뭘까? 지금 무엇이 끝나고 있는 걸까? 그토록 돈을 풀었는데 왜 실물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자산 가격만 오르는 걸까? 여러 나라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밑바닥에 어떤 근원적인 원인이 있을까?
 
나는 그게 부의 원천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돈은 평범한 사람의 노동이 아니라 몇몇 천재들의 창의성, 혹은 땅이나 원자재처럼 한정된 자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고용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 끝나고 있는 것은 노동의 가치다. 기실 미숙련 서비스업 상당수는 노동이 아니라 자존심을 파는 직업으로 변하는 중인 듯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따위 발언이 얼마나 한심한 인식에서 나왔는지 절감하게 된다. 다들 알고, 여권 정치인들만 모른다. 세상이 둘로 쪼개지고 있음을. 어마어마한 창의성이나 자산을 보유한 이들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게 자기 노동밖에 없는 계층으로.
 
후자에 속하지 않으려는 발버둥은 노비나 소작농 신세를 피하려던 200년 전 민초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뵌다. 이 격동의 시간에 집권 세력의 시야가 좁고 과거지향적, 교조적이라는 점도 200년 전과 닮았다. 이후로는 일론 머스크 같은 방자한 천재들의 세도정치 비스름한 시대가 오려나. 다음 수순은 민란인가?
 
뒤숭숭한 상상에 잠겨 며칠을 보냈다. 나는 이사 갈 동네를 고민해 볼 테니 여당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똑같이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를 고민해보기 바란다. 나나 당신들이나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옛 선비 수준이어서 이 꼴이 된 것 아닌지.
 
장강명 소설가



[출처: 중앙일보] [마음 읽기] 지금 무엇이 끝나고 있는 걸까

운전대 없는 4단계 자율차 국내서도 첫선

ETRI, 6인승 '오토비' 개발...14일부터 하루 10차례 원내 순회

과학입력 :2021/06/09 09:10    수정: 2021/06/09 09:22

방은주 기자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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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음성인식 기술을 장착하고 운전대가 없는 4단계 자율주행차가 국내서 처음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6인승 자율차로 국내서도 4단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첫 발을 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오토비'라 명명한 이 자율차는 다음주부터 하루 10차례 ETRI 원내를 순회한다. 특히 '오토비'는 세계의 다른 자율차와 달리 ETRI가 자체 개발한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적용, 차안에서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최고 수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무인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연구원을 순환하는 시범 셔틀버스에 적용, 14일부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차에 운전대가 남아있거나 필요할 때 운전자 개입이 이뤄지는 자율주행차 2~3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ETRI는 운전석이 필요 없는 차를 구현할 기술을 개발하면서 자율주행 4단계 시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ETRI는 완전 4단계 자율차 상용화는 오는 2027년으로 잡고 있다. 이 분야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는 곳이 웨이모와 GM인데 두 곳 모두 일부 구간에서만 4단계 자율차를 개발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이름은 '오토비(AutoVe)'다. 영어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에 이동체(Vehicle)를 합성한 이름이다. 운전자가 없는 진정한 자율주행 기술을 상징한다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오토비'에는 ETRI가 개발한 음성인식 SW가 장착됐다. 국산 음성인식 SW로 작동하는 자율차는 국내서 '오토비'가 처음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가 연구원 내 경로를 주행하고 있다.

-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 내 투명 OLED 디스플레이로 AR 실감 가이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 에서 운전에 신경쓰지 않고 다른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오토비에 탑승해 “하이 오토비 7연구동으로 가자”라고 말하면 음성을 인식해 목적지로 간다. 탑승자는 운전할 필요가 없어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오토비는 연구원 안에서 안전규정에 따라 25km 제한 속도를 준수, 이동한다. 탑승 예약은 방문동 키오스크로 가능하며 QR코드로 오토비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운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하루 10차례 30분 간격으로 원내를 순회한다. 비신호 교차로나 보행자 횡단보도, 정지 차량 등 매번 다르게 펼쳐지는 상황에도 안전하고 똑똑하게 운행한다고 ETRI는 설명했다. 연구진이 '오토비'에 적용한 고성능 AI 알고리즘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환경과 주변 환경, 객체를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 경로를 만들어낸다. 센서 정보를 원격지와 통신하며 처리하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ETRI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 대화 인터페이스 기술을 탑재했다. 탑승자는 '오토비'에게 AI 비서에게 말하듯 차를 호출하거나 탑승한 뒤“목적지로 가자”“정지”“회피” 등의 말을 하면 된다. '오토비'는 주변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주행한다.

연구진은 데이터 분배 인프라 기술을 활용해 여러 센서를 원내 곳곳에 설치해 오토비에게 사각지대 및 공사 구간 등 실시간 안전 정보를 원격에서 전송한다. 자체 정보와 더불어 확장된 상황 인식으로 더욱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셈이다.

또, '오토비' 내부 창가에 설치한 투명 OLED 디스플레이에는 ETRI가 개발한 AR 실감가이드 기술과 8K VR 방송 기술을 탑재했다. 덕분에 탑승자는 실시간으로 차량 정보와 3차원 공간과 연동되는 콘텐츠를 받거나 8K급 고화질 360도 VR 방송을 즐기며 지루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차가 없거나 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실시간 초실감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많은 활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작년 5월부터 ETRI 분야별 자체 기술을 융합하는 연구를 통해 기능과 완성도를 높였고, 올 2월에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를 획득했다.

외산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ETRI가 개발한 인공지능, 5G 통신, 미디어콘텐츠 등 기술력을 종합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발해 의미가 더 깊다고 강조했다.

ETRI 최정단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은 “ETRI ICT 기술을 융합해 국내 최초로 미래지향형 자율주행 내부순환셔틀을 개발했다"면서 "오토비가 ETRI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물류, 치안,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자율주행 기술을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ETRI는 국내 도로 교통환경데이터 10만Km를 구축하고 1400만 장 학습용 데이터 200테라바이트(TB)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관련 데이터를 연구기관 및 관련기업과 공유하는 한편 알고리즘 성능 향상과 안정화, 최적화 연구를 지속하며 국내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기여할 예정이다. 또, ETRI는 관련 요소 기술들을 이전하면서 자율주행 시범 운영 구역 등으로 서비스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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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TRI는 지난 4일 대전광역시 관계진을 대상으로 원내에서 오토비 시연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향후 연구진은 각 지역의 개인형 맞춤형 교통 서비스(MaaS)와 친환경,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융합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과 ETRI 연구개발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 중이이며 이를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토대로 활용해 오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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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에서 ‘백신 맞읍시다’ 언론 태세전환 이유는 - 미디어오늘

지난 2월26일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 5일 100일을 맞았다. 백신 접종 전 1.79%였던 치명률(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접종 이후 0.7%(6월4일 기준)로 급감했다. 백신 접종자 수(1차 기준)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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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몇분만에 3D 모델링

[WWDC21] 애플, 개발자 플랫폼 대거 업데이트

컴퓨팅입력 :2021/06/08 14:21    수정: 2021/06/08 15:24

김우용 기자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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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플랫폼 개발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을 3D 객체로 만들어 AR로 손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7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WWDC 2021' 컨퍼런스에서 오브젝트 캡처, 스위프트의 동시성, 인앱 이벤트 등 애플 플랫폼용 개발도구를 대거 공개했다.

애플은 증강현실(AR) 개발도구인 리얼리티킷2에서 오브젝트 캡처 기능을 선보였다. 오브젝트 캡처는 2D 이미지에서 3D 객체를 수 분 내에 추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 리얼리티킷2의 오브젝트 캡처 기능으로 3D 객체를 만드는 모습

아이패드, 아이폰, 맥OS 몬테레이 등의 이미지를 시네마4D로 넣어, 특정 위치에 증강현실(AR) 프리뷰를 생성할 수 있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수분 안에 AR 객체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웨이페어, 에트시 등이 리얼리티키2와 오브젝트캡처 기능을 이용중이다.

애플 플랫폼용 개발언어인 스위프트는 동시성을 지원하게 됐다. 개발자는 병력처리 작업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작업을 백그라운드에서 구동하면서 사용자 입력에도 반응할 수 있는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이는 멀티코어 프로세서 기기에서 더 빠르고 안전하면서도 오류를 줄인 앱을 만들게 도와준다.

맥, 아이패드의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는 스위프트UI로 앱을 디자인하고, 실제 앱으로 만들어 앱스토어에 곧바로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플레이그라운드4는 올해말 출시된다.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4에서 작성한 앱을 앱스토어에 바로 등록할 수 있다.

개발자는 인앱이벤트와 커스텀 페이지를 활용해 특정 사용자층을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인앱이벤트를 활용해 개발자는 앱스토어에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맞춤형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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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프로덕트 페이지는 사용자마다 다른 앱의 기능을 강조해 보여줄 수 있다. 프로덕트 페이지 최적화는 사용자별 스크린샷, 비디오 미리보기, 앱 아이콘 등을 사용자층에 맞게 구성해 테스트할 수 있다.

X코드13에 내장되는 X코드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클라우드 상에서 앱을 구축할 수 있고, 규모에 상관없이 앱의 빌드, 테스트 등을 협업할 수 있다. 모든 현존하는 애플 기기의 버전에 대한 시뮬레이션 및 테스트를 클라우드에서 구동할 뿐 아니라 빌드 작업을 클라우드에서 하게 되므로 개발자 기기의 구동 부담을 줄여준다.

김우용 기자yong2@zdnet.co.kr

 

 

[팩트체크] 조선일보 출신 영입하자 카카오 조중동 기사 급증했다? - 미디어오늘

“조선일보 출신 인사를 영입한 이후 조중동 기사가 카카오(포털 다음)에서 급증했다.”2020년 10~11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82cook의 한 글은 “조선일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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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직원 평균연봉 1억1496만원…'1등 신의직장' 어디길래

작년 직원 평균연봉 1억1496만원…'1등 신의직장' 어디길래, 한국거래소 최고 연봉 금융 공기업·공공기관 13곳 조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증권금융 산업은행 등도 1억1000만원 넘어 기업은행·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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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유상철을 기억하는 두 가지 키워드 ‘멀티’ ‘투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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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모 칼럼]변화하지 않으면 훅 간다, ‘이준석 효과’

양권모 편집인 sulsu@kyunghyang.com

 

입력 : 2021.06.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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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한때 스쳐가는 바람”일 줄 알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연공서열이 두꺼운 보수정당 당대표 경선에서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30대 ‘0선’이다. 당내 선거의 필수 자원인 조직, 계파, 지역, 자금 어느 하나 변변하지 못하다. 여의도 문법과 정면으로 반하는 정치인 자격 시험, ‘정치적 올바름’ 폐기를 출마선언문에 못 박았다. ‘싸가지’ 없는 말투와 태도는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엄연한 보수정당 당원들과 상극이다. 경력도, 선거 밑천도, 정책도 빈약하고 허술한 1985년생 이준석 후보는 한 달 만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의 주인공이 되었다. “동네 뒷산만 다녔다”(주호영 후보)고 조롱받던 ‘벼락 정치인’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할 판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 걸 꼰대들은 모른다.

양권모 편집인

국민의힘은 당의 역사를 1997년 한나라당 출범 때부터 잡고 있다. 조순-이회창-서청원-박희태-최병렬-박근혜-강재섭-박희태-정몽준-안상수-홍준표(이상 한나라당), 황우여-김무성-이정현(새누리당), 홍준표-황교안(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역대 보수정당의 당대표 목록이다. 국민의힘 첫 당대표 자리에 36세 ‘0선’ 이준석이 채워진다면 그 파격성이 너무도 확연해진다. 전인미답의 ‘젊은 대표’다. 혁신적인 세대교체의 기운이 진보정당이 아닌 늙은 보수정당에서 태동하고 있어 더 충격적이다.

국민의힘 당원 70%가 ‘50세 이상’ 나이다. 영남권 당원이 55%를 차지한다. 얼마 전까지 수구꼴통, 태극기 부대, 아스팔트 우파 등으로 점철됐던 정당이다. 이리 낡고 늙은 정당에서 30대 당대표가 현실로 어른거리고 있다. ‘이준석 돌풍’은 지역과 이념이 아닌 2030세대의 지지와 특권에 물든 기성 정치에 대한 폭넓은 반감에 기반하고 있다.

국회의원 한 번 하지 못한 ‘0선’은 경륜 부족 등 약점이 아니라 기득권에 때묻지 않은 신선함의 표지가 되고 있다. 외려 선수(選數)는 낡은 정치의 상징물로 전락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미래 세대의 실망과 반감이 그만큼 깊은 것이다.

야권 지지자와 당원들의 대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도 작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세대 반란’을 빼고는 이준석 돌풍은 설명되지 않는다. 이준석이라는 인물이 정치적 이상형이라기보다 기득권 해체와 정치 변화를 갈망하는 미래 세대가 ‘이준석’을 상징으로 호명했다고 봐야 한다.

사실 이준석이 내세우는 비전은 ‘공정경쟁’뿐이다. 절대적 공정 기조는 ‘여성·청년·호남 할당제 폐지’ 같은 과격한 주장으로 표출되고, 젠더 갈등을 지지층 동원에 이용하는 ‘혐오의 정치’로 민낯을 드러낸다. 문재인 정부의 ‘공정파괴’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과 분노가 크기 때문에 냉혹한 실력주의를 공정의 가치로 포장하는 데 이준석은 성공했다. 이준석의 맞춤형 ‘공정’에 청년층이 격하게 호응하고 그 바람이 보수야당 내 세대와 지역 간 벽까지 허물며 지지세를 확대한 것이다.

‘이준석 현상’은 진부한 여야 정치권에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할 것이다. MZ세대의 진격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지난 30여년의 정치판 자체를 위협한다. 야당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여당, 나아가 한국 정치지형 자체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차기 대선구도를 흔들 수도 있다. 그간 꿈쩍도 않던 정치권이 ‘이준석 돌풍’에 놀라 대통령 출마 자격을 40세로 제한한 헌법 조항을 손보겠다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두려운 정치환경을 마주하게 됐다. 그간 후지고 늙은 보수정당에 대비돼 절대적으로 누려온 비교우위를 더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여권의 대선 주자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이재명 경기지사조차 ‘따분하게’ 보이게 만든다. 하물며 ‘독단적이고, 말만 잘하고, 겉과 속이 다른, 성과 없는 무능한 40~50대 남성’이라는 민주당 이미지는 더욱 도드라질 터이다. 넓고 깊게 변화하지 않으면 더 노쇠한 꼰대 민주당으로 훅 갈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준석 현상’을 제대로 봤다.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분출한 결과이고 정치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다. 개인 이준석이 이 정치사적 시대 전환을 감당할 능력과 비전을 가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헤겔이 말한 ‘반동적 개인의 뒤틀린 욕망이 역사의 진보를 가져오는 아이러니, 역사의 간지(奸智)’라도 좋다. ‘이준석’이 구태의연한 정치질서를 타격하고, 고인 물을 휘젓는 소용돌이 구실을 한다면 그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6090300025&code=99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2_opinion_1#csidx6a337314e2f0e8e889225ce5890e38b 

 

[풀버전] 메타버스, 이미 도착한 미래 | EBS 비즈니스 리뷰 김상균 편

 

 

 

EBS비즈니스리뷰 전체시리즈 보기  https://www.ebs.co.kr​ 

🔹 인터넷, 스마트폰을 넘어 이제는 메타버스로!
🔹 메타버스로 보는 우리의 미래, 그리고 산업의 변화를 알려줄 김상균 교수의 리뷰

미래에는 내 몸은 집에 있어도 또 다른 내가 출근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에도 가고, 여권 없이 해외여행도 간다? 어쩌면 이미 이런 것들이 가능한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거대한 혁명이었던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서 도래한 메타버스 시대. 아직은 어렵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메타버스’ 시대의 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일까. EBS 비즈니스 리뷰 ‘메타버스로 떠나는 여행’ 편에서는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김상균 교수와 함께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왔는지 알아본다.

언택트 시대 기업이 메타버스로 간 까닭은?
2021년 4월 19일 (월)~ 4월 22일 (목) 밤 11시 55분, EBS1

변화무쌍한 기업 환경에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경영 노하우와 혁신에서 실패 
그리고 이를 극복한 리더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

▶홈페이지 : https://ebr.ebs.co.kr/ebrmain​

 

메타버스에서 할수 있는 다양한 창업방법들

 

 

신세계의 문이 열렸습니다.
바로 메타버스의 세상입니다.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타트업 관점, 이용자 관점에서 다양ㅎ한 생산적 활동을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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