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박근혜 광복절 사면…이명박은 제외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06-18 11: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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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석방은 부담…국민정서·죄질 따져 '선별' 사면
朴, 정치 사안으로 4년 넘게 복역… 동정여론 작용
李, 개인 비리…노무현 관련 與 주류·지지층 반감 커
문 대통령 '퇴임후' 고려, 대선 앞둔 野분열 노림수도

청와대가 국민 통합을 위해 오는 8·15 광복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사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두 전직 대통령을 분리해 선별사면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8일 "이, 박 전 대통령은 각각 80세, 69세로 고령인데다 수감 생활이 길어져 건강 우려와 '동정여론'이 번지는 양상"이라며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그냥 두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면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두 전직 대통령을 한꺼번에 사면하는 건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며 "선별사면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감 기간과 범죄 내용 등을 감안할 때 박 전 대통령을 풀어주는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면 시기에 대해 "내년 3월 대선이 있어 늦어질수록 오해가 커질 수 있다"며 "성탄절보다는 광복절 사면이 역풍을 좀 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2036년 만기 출소하면 95세가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공천 개입 혐의로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해 2039년 87세에 출소하게 된다. 무기징역과 17년형을 각각 받았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수감 생활 2년여 만에 사면으로 풀려났다.

▲ 이명박 전 대통령 [UPI뉴스 자료사진]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구속됐으나 실제 수감 기간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보석과 구속 집행 정지로 두 차례 풀려났다. 지난해 12월 병 치료차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2월 안양교도소로 이감됐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지 4년 2개월 넘게 복역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물론 전·노 전 대통령보다도 2배 이상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분리하는데는 범죄 성격이 다른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수감됐다. 개인 비리 성격이 강하다.

박 전 대통령 혐의는 국정 농단 등으로 정치적 사건에 가깝다는게 중론이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재판때부터 법원 출석을 거부했다. 법적 대응을 포기한 것은 '저항'으로 비친다.

'586 운동권' 출신의 여권 인사도 "사면할 때는 여론과 국민정서에다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다"며 "이 셋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사면하는게 낫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이 전 대통령은 뇌물을 받아 도덕적 문제로 감옥에 갔으나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 등 비도덕적인 문제로 복역중"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국민 정서에 훨씬 네거티브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정 농단에 대해선 아직도 평가가 상반된 그룹이 존재한다. 정치적 판단의 의미가 강하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이 정도 수감했으나 국민 화합, 통합 차원에서 풀어줘도 괜찮다'는 공감대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희생됐다는 동정론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이 전 대통령은 죄질이 나쁜데다 여권 주류 세력과 강성 지지층에게 원망을 사고 있어 대조적이다.

친문 진영에선 이명박(MB) 정부 시절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을 불렀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고 한다. '반MB' 정서도 사면의 걸림돌이다. 사면 시 상당한 내부 반발과 지지층 이탈 등이 예상된다. 대선을 앞둔 여권에겐 대형 악재다. 

선별사면에는 야권 분열을 노리는 여권의 대선 셈법도 엿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만 풀려나면 국민의힘에서 '이·박의 엇갈린 운명'을 놓고 옛 친이·친박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계 출신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내 주도권을 쥐려하면 제1야당 내홍이 불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론도 없지 않다. 이 전 대통령이 더 고령이고 선별사면은 통합 취지를 반감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야권 분열 효과도 의문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당내 친박계 출신 의원들은 10명 안팎 정도"라며 "이들이 뭉쳐봤자 변수가 안된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특히 이준석 당대표가 나오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며 "친이계, 친박계는 흘러간 물"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서 최대 변수는 국민 공감대다. 즉 여론의 향배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1일 청와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두 분 다 고령이시고,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 되도록 작용이 돼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나는 (문 대통령이 사면을)검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르면 8·15 광복절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고 했다.

그러나 광복절을 앞두고 민심이 급속히 악화하면 청와대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관철하는 것이 상당한 후폭풍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4월24, 25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휴대폰 조사) 결과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찬성은 42.8%, 반대는 47.4%로 나타났다.

친박계 출신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을 4년 넘게 감옥에 가둬놓고 이제서야 풀어주며 생색을 내려한다"며 "후안무치한 정권이니 맘대로 하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공정’하게 ‘공존’하라… MZ세대 리더의 조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062101031812056002&w=ns

 

‘공정’하게 ‘공존’하라… MZ세대 리더의 조건

책으로 보는 ‘MZ세대 팀장 리더십’- 팀장혁명 연봉·승진보다 개인만족 중요 팀원마다 맞춤형 자극이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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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의 손흥민 사랑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 미소로 기운 줘”

기사입력 : 2021.06.20      기사보내기 :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토트넘 홋스퍼 내에서 웨일스 마피아라는 이름으로 친목을 도모했던 가레스 베일이 손흥민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HITC’는 19일(한국시간) “베일이 손흥민의 태도를 극찬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임대로 친정팀 토트넘에 합류했던 베일은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KBS 라인’을 구축해 공격진을 이끌었다.

특히 손흥민과는 벤 데이비스, 조 로든과 함께 웨일스 마피아를 의미하는 ‘WM’ 세리머니를 함께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베일은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을 묻는다면 손흥민이라 대답할 것이다. 말 그대로다. 우리가 졌을 때를 빼곤 항상 행복해한다”라며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말했다.

이어 “졌을 때도 2시간 정도 슬퍼하다가 미소를 되찾는다. 정말 놀라운 사람이다. 단언컨대 지구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미소는 주변 사람까지 기쁘게 만든다. 베일은 “손흥민의 성격은 라커룸에서도 항상 웃고 농담하고 주변 사람을 웃게 한다. 그의 미소는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기운을 준다”라며 손흥민 표 해피 바이러스를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세균 “공공분양주택 반의 반값 제공... 공급폭탄 투여”

기사승인 2021. 06. 21. 12:37

  • 임기 내 공공임대주택 100만호·공공분양주택 30만호 공급 약속
    부동산 세제 '원칙론' 강조
    독립생계 가능 청년층, 세대 분리 청약 약속

    정금민 기자 happy7269@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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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1일 임기 내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공분양주택 30만호를 각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공공분양주택의 절반은 ‘반의 반값’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세제 완화와 관련해선 “집값 안정이 실현될 때까지 원칙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부동산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정 전 총리는 “현재 50% 이상으로 돼있는 공공주택지구 내 공공주택 공급비율을 7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 안정적인 공공주택 공급을 이루겠다”며 “공공분양주택 30만호 중 절반은 반값, 나머지 절반은 반의 반값으로 공급하고, 반의 반값 공공분양주택은 10년에서 20년까지 분할 납부하는 지분적립형 ‘반반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전 총리는 이와 함께 매년 30만 가구씩 민간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는 이어 “2기 신도시 잔여 물량 등 택지가 확보된 41만 호를 단기간에 공급하겠다”며 “인·허가 후 분양이 보류되고 있는 공공과 민간의 물량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증기관의 분양보증 지연, 지자체와 사업자간 분양가 이견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공공은 주거안정, 민간은 시장친화적 공급정책으로 공급의 장애요인을 과감히 제거해 공급폭탄을 투여하겠다”고 덧붙였다.

    2030세대 청년층을 위해서는 독립생계가 가능한 경우 세대 분리를 통해 청약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전 총리는 불공정 타파를 위한 세금 정책도 제시했다. 그는 “선 가격 안정 후 세제 금융 합리화가 기본 입장”이라며 “당의 고심은 이해하지만 가격 안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대신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지난해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소득을 얻은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해당 주택을 양도·증여·상속할 때까지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용민 “이준석 실망…병역의혹 영상, 野 부탁으로 내린 것”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6-21 09:38수정 2021-06-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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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최고위원, 추가 의혹제기 예고

김용민 최고위원·이준석 대표. 사진공동취재단·동아일보DB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병역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영상이 내려간 것에 대해 “국민의힘 부탁으로 우리 당에서 영상을 내려준 것을 마치 우리가 실수한 것처럼 말했다. 이 대표식 정치가 처음부터 큰 실망감을 준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병역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참 많이 아팠나보다”면서 이같이 올렸다. 이와 함께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관련 영상이 내려간 것에 이 대표가 이해한다고 발언한 기사 내용을 공유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에 “이준석 대표는 마치 우리가 실수했고, 자신이 이해심이 많은 사람인 척했다”며 “당에서 저와 상의없이 영상을 내렸지만 나름 정치적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제가 이해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에 졸업생이 어떻게 합격을 했는지가 핵심”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많이 긴장한 것 같다. 사실 지원서를 스스로 올린 것은 가장 초보적인 실수”라고 강조했다.

주요기사

김 최고위원은 “앞으로 추가적인 내용들이 더 준비돼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대응하기 바란다”며 추가 의혹제기를 예고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산업기능요원) 지원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허위 지원해 장학금까지 받았다면 업무방해를 넘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병무청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도 ‘졸업생’으로서 지원해서 합격했다. 강용석 당시 의원의 고발로 검찰에서도 들여다봐서 문제없다던 사안”이라며 “이미 10년 전 끝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의 공개 반박에도 김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는 이어졌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오후에도 “이준석 대표가 강조하는 능력주의란 공고된 지원자격도 전화 한 통으로 바꾸는 것이냐”라며 “이 사건은 학사 이준석의 능력이 아니라 특혜와 범죄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한 2010년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연수생 지원서.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보수진영 평론가 “‘윤석열 X파일’ 입수…방어 힘들겠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00065.html#csidxb82cafdf96eac5e995bb0dd00d4271d 

 

보수진영 평론가 “‘윤석열 X파일’ 입수…방어 힘들겠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소장 주장 김재원 “아군 진영에서 수류탄”

www.hani.co.kr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00060.html?_ns=r3

 

[논썰] ‘장모 10원 한장도’ 발언…윤석열 ‘검증의 시간’ 왔다

윤석열, 6월말~7월초 ‘대선 출마’ 선언 예정장모 최씨 ‘비리 의혹’ 사건들 잇따라 기소7월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사건 1심 판결윤석열 본인 ‘2개 의혹’도 공수처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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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쇼핑몰 시대의 종말…변화만이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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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병두기자 |  2021.06.17 09:47:50

소비자 시장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경제를 움직여온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고 하여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게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연간 약 43조 달러를 소비한다고 한다. 이는 글로벌 GDP의 약 60퍼센트에 해당한다. 20세기에 구축한 규모의 경제는 대중시장의 소비문화 대부분을 창출해냈음을 알 수 있다.

20세기 초에 도입된 기술 플랫폼은 대중시장을 창출하고 수요를 충족하는데 막대한 역할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전국 라디오 방송 및 텔레비전 방송은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 거의 모든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소비자는 매장이나 쇼핑몰에 가서 광고에 나온 제품을 구매했다.

20세기 중반 무렵에는 운송, 대중매체, 통신 같은 모든 기술 플랫폼이 슈퍼마켓, 백화점, 쇼핑몰을 양산하였고 이어 궁극적으로 대중시장 소비문화의 정점인 월마트, 코스트코 등과 같은 대형 마트를 등장시켰다. 전국 혹은 전 세계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중이 구매할 제품을 제조업체들로부터 조달해 재고를 충분히 채워두어야 했기에 더 많은 공간 확보와 인력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신세대 유통업체는 기존의 그것과는 달리 고객과 교류하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개별 고객의 정보를 수집해 소비자 경험과 기호에 맞추도록 돕는다.

인공지능은 근본적으로 개인 서비스라는 개념을 자동화해 모든 고객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 인간에 비해 경제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적용한 유통업의 경쟁력은 그렇지 않은 산업 분야를 압도한다.

스타벅스는 원두 구매에서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메뉴 구성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에 걸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화된 서비스는 성공을 부르는 공식처럼 인식되고 있다. 실제 유통업계 71%의 기업들은 향후 인공지능의 적용과 전문 인력의 육성이 그들의 생존뿐만 아니라 성공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1 부산국제기계대전(BUTECH 2021)’에 다양한 산업용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술 플랫폼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

카트리나 레이크(Katrina Lake)가 2011년에 설립한 스티치 픽스(Stitch Fix)는 인공지능과 전문가의 역량을 결합해 쇼핑 도우미의 경험을 제공한다.

먼저 고객이 온라인으로 스타일 프로필을 작성해 체격, 체형, 직업이나 자녀 유무 등 약간의 개인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소속 스타일리스트가 이 프로필을 토대로 고객에게 몇 벌의 옷을 보내주고, 고객은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매입하고 나머지는 반송한다.

인공지능은 이를 토대로 고객 스타일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스티치 픽스는 고객이 정한 주기에 맞춰 새로운 옷을 보내고, 고객은 원하는 것을 구매하거나 반송할 수 있다. 이런 거래를 통해 인공지능은 고객 스타일을 더 많이 알게 되며,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이 좋아하는 옷을 보내도록 이끈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소매 산업을 더 싸고, 더 빠르고, 더욱 효율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고객 서비스에서부터 제품 배송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서 인간을 대신한다.

인공지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객 서비스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젠데스크(Zendesk)라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따르면 어떤 소비자가 만족스런 고객 서비스를 받았을 대 해당 기업의 제품을 다시 구매할 확률이 42% 증가한다고 한다. 반면 불쾌한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 중 52%는 그 기업의 물건을 다시는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불쾌한 서비스를 경험한 절반 이상의 고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최대의 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있기에 기업들은 자칫 종업원의 불쾌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절반의 고객을 놓칠 수 있다. 불친절한 인간 종업원들보다는 비용도 적게 드는 인공지능 로봇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 뻔하다.

실로 디지털 혁신은 유통업계의 지형을 바꿔 놓고 있다. 상업부동산 기업 코스타(CoStar)는 미국 내 1300여개 쇼핑몰 가운데 거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310여개의 매장이 머잖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아마존이나 쿠팡으로 대체되고 있어 작금은 기술 플랫폼에서 디지털 플랫폼에로의 전환 시대가 도래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핑몰도 전자상거래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업도 조직도 생존을 위해서는 시대 상황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변화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구병두((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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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먼데이]"위안부 진실, 블록체인이 기억합니다"...시즌에스 이민준 대표

발행일 2021-06-21 09:50:09

매주 월요일,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업계 트렌드를 조명해봅니다.

"블록체인은 기록을 영구히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안해룡 감독님은 평생 위안부 피해자들의 진실을 드러내며 사셨던 할머니들의 삶을 기록한 분이고 누구보다 그들의 아픔을 잘 알기에 저희와 뜻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기록은 때때로 영원히 보존될 필요가 있으니까요."

블록체인 개발 스타트업 시즌에스는 이달 아이폰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위치위치'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 위치와 관련된 각종 디지털 기록을 공유할 수 있는 평범한 SNS지만 그보다 눈길을 끄는 건 이들이 위치위치 기반으로 준비 중인 한 프로젝트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역사적 족적을 블록체인에 담아 보존하겠다는 것.  

이민준 시즌에스 대표 (사진=시즌에스)
사용자들은 이달 말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되는 시점부터 위치위치 내 위안부 할머니들의 개별 프로필 공간에서 그들의 발자취를 둘러볼 수 있게 된다. 해당 기록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영구히 보존될 예정이다. 블록체인은 다수의 검증자를 거쳐 승인된 데이터만 기록하는 신뢰 기반의 데이터 저장 기술이며 특히 한번 기록된 기록은 지우거나 수정할 수 없어 데이터 보존에 특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위치위치 위안부 역사 기록 프로젝트에 자료를 제공한 안 감독은 1993년부터 30여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얼굴 및 수요시위(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집회) 사진 등을 기록해왔다. 그가 그동안 수집한 자료에는 이미 사망한 피해자들의 기록도 다수 포함돼 있으며 역사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된다. 위안부 사건 폭로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생전 위안부 사건을 최초로 증언했던 기자회견, 일본군 대사관 앞 첫 번째 수요시위의 생생한 모습 등도 위치위치에 보존될 예정이다.

안해룡 감독이 기록한 다양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사진들 (자료=안해룡 감독)
이는 그간 미디어를 통해 단편적으로만 전달되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여정이 디지털 공간에서 개개인의 역사로 재탄생되는 과정이다. 위안부는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군인들의 성욕 해결을 목적으로 불법 징집한 조선, 중국, 필리핀 등의 여성 피해자들이다. 근현대사에서 가장 비인간적인 범죄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일본은 지금도 피해자들의 사과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나아가 사건 관련 자료도 축소·은폐하고 있으며 남은 피해자들은 하나둘 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더이상 증언대에 설 수 없게 된 그들의 족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기록이 후일 피해자들의 고통을 후세까지 전달하는데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또 단체로서가 아니라 피해자 개인의 생각과 자취를 재구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본의 위안부 성노예 범죄를 최초로 폭로한 고 김학순 할머니 (사진=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이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 과정에서 콘텐츠 기록의 가치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시작은 비록 개인의 작은 기록이었을지라도 그것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특별한 시공간적 가치를 담은 콘텐츠로 탈바꿈될 수 있다는 점을 보면서 깨달은 점이다. 특히 시간과 위치 정보를 활용하면 콘텐츠에 평범한 사진과 다른 입체감을 부여할 수 있다. 시즌에스도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위치위치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대부분 지도 중심으로 설계했다. 사용자들은 특정 위치에 남겨진 다른 사용자들의 기록도 읽을 수 있지만 각 프로필 공간에 접속하면 그들의 과거 기록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나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즌에스는 위안부 역사 기록 프로젝트 이후 다양한 '마니아'들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그들이 열정을 갖고 기록한 각종 자료들로 위치위치에 또 다른 디지털 전시관을 열 수 있도록 돕고 기록의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국의 양조장을 찾아 기록하는 '양조장 마니아', '수제 햄버거집 마니아' 등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찾아 나서는 이들이 대상이다.

 


기록은 단순히 남겨지는 데에만 의의가 있지 않다. 이제는 이를 기록한 개인의 권리도 존중받는 시대다. 이를 위해 위치위치는 저작권 개념을 강화한 SNS다. 보통 SNS 게시글은 출처도 없이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재유통되는 등 저작권 보호 개념이 옅다. 반면 위치위치는 사용자 선택에 따라 △게시물의 원본 제작자 △위치정보 △시간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저작권을 영구히 보존할 수 있다. 이는 추후 콘텐츠 저작권 분쟁이나 콘텐츠 판매에 있어 원작자를 유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증거 자료가 된다. 

위치위치 앱 내 인터페이스 (자료=시즌에스)
이 대표는 "궁극적으로 잊혀가던 오프라인의 가치를 일깨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공간에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틱톡 등 온갖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지만 손 닿지 않는 온라인 콘텐츠와 '내 집 앞' 콘텐츠는 감성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가령 온라인에서 재밌게 본 버스킹 영상, 맛집이 바로 근처에 있다면 사용자가 이를 직접 찾아가거나 자신만의 또 다른 기록을 남기는 형태로 색다른 재미와 가치를 만들 수 있으리란 판단이다. 콘텐츠를 활용한 지역 내 소통 효과 강화도 기대된다.

이 대표는 "종종 팀원들이 우리 서비스는 어떻게 이윤을 만드냐고 묻는다"며 "가치가 만들어지면 이윤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블록체인 서비스가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까닭은 그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 가치를 증명하기 전부터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려는 모습에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장의 이윤 추구보다 이용자들이 진짜 가치를 느낄 만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그는 "당장 광화문 앞 공간만 해도 촛불 시위, 세월호, 태극기 부대 등 다양한 세상만사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며 "모든 이야기가 지도 위 콘텐츠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위치위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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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한 기자sugy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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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묵 "이준석은 2030 남성의 아바타...청년에게 위로 올라갈 기회 달라"

입력 2021.06.19 10:00 수정 2021.06.19 10:47

 

 

 10  2

90년대생의 한국사회비평서 'K-를 생각한다' 저자
세습 격차 대물림...90년대생 한탕주의에 빠져
이준석 현상, 20대男 욕망 담긴 엔터테인먼트 정치
청년은 성취감, 위로 올라갈 기회와 희망이 중요
청년 들러리 세우는 정치 그만...새 서사 있어야

1990년대생의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는 'K-를 생각한다' 저자 임명묵이 17일 경기 광명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여당에 '죽비'를 내리쳤던 4·7 재보궐 선거부터 '0'선의 1985년생 정치인을 제1야당 대표로 밀어 올린 이준석 돌풍까지. 2021년 대한민국 정치는 MZ세대의 중심축인 '1990년대생'들이 쥐고 흔드는 중이다.

'부모의 신분과 자산이 대물림된 첫 세대'이자 '건국 이래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로 "헬조선"과 "이망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치던 이들은 이제 한국 정치를 호령하는 캐스팅보터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90년대생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본 책 '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27)은 90년대생이 정치 변화의 주체로 호명되는 데 대해 "2030세대가 토해내는 날것의 목소리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티 페미니즘, '경쟁'만 앞세운 '공정' 등을 내세우며 편가르기와 갈등을 부추기는 '나쁜 정치'의 싹을 틔우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임명묵이 분석한 90년대생의 특징인 '탈가치', 그리고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접근하는 태도에선 포퓰리즘의 기운도 엿보인다.

90년대생의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는 'K-를 생각한다' 저자 임명묵이 17일 경기 광명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바꿔 보겠다는 열망은 크지만, 그 몸부림이 어디로 향할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 임명묵을 만난 건, 일단 90년대생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게 변화를 만들어 갈시작이란 생각에서였다.

1994년생인 임명묵은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재학 중이다. 한국 정치, 대중문화, 국제 정세 등 다방면에 식견이 높아 '지적 아이돌'이란 별명도 따라다닌다.

-'90년대생 논객'으로 자주 소환되고 있다.

"논객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왠지 한량 같아서. 그냥 글 쓰는 사람이다."

-최근 펴낸 'K-를 생각한다'는 '찐' 90년대생이 쓴 한국 사회 비평서로 화제다.

"기성세대는 지금껏 90년대생을 자신들의 생각으로 규정하고 대상화했다. 90년대생 역시 다른 세대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들을 구사하며 벽을 쌓았다. 책은 90년대생의 사고를 '번역'한 것이다. 인식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 찬스' 세습 격차 본격화...분노, 무력감이 투쟁 원동력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으로 불거진 최순실 딸 정유라의 부정 입학과 학사특혜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서울 이화여대에 붙어 있다. 정유라는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글로 공분을 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금껏 언론에서 소비한 90년대생에 대한 특징은 인상 비평에 가까웠다. 그러나 임명묵은 90년대생 삶의 궤적을 관통하며 하나의 서사로 꿰어낸다. 부모 권력의 대물림, 금수저와 흙수저의 고정된 운명, 계급 사회에 대한 분노, 이를 해소하기 위한 탈가치와 한탕주의... 90년대생의 특징은 한국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책에서 90년대생 특징으로 '세계화'와 '정보화'를 꼽았다.

"90년대생이 태어나 20~30년 동안 겪은 흐름은 크게 세계화와 정보화였다. 세계화는 한국 경제를 둘로 나누었다. 한국 산업 가운데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경제(수출 대기업 등)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한 반면 거기에 속하지 못한 저부가가치 영역은 과거 수준 그대로였다.

이런 경제 체제와 함께 60년대생 부모세대의 학력, 자산이 대물림되는 세습 격차가 본격화했다. 어느 계급에 속하느냐에 따라 자녀 세대인 90년대생의 삶의 양식과 경제적 수준, 인적 네트워크가 결정됐고, 금수저, 흙수저는 운명이 됐다.

거기서 오는 분노, 좌절감, 상실감, 허탈감, 무력감이 90년대생을 키운 원동력이다. 또 90년대생은 스마트폰을 청소년기 때부터 쥐고 자란 세대다. 각종 SNS를 통해 나보다 멋지고 돈 많고 매력적인 타인의 삶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주관적 불만, 불안 심리를 쌓아온 게 특징이다. 부정적 감정들이 쌓여 투쟁적 면모로 발휘됐다."

"짱돌 대신 댓글 투쟁...탈가치, 한탕주의도 특징"

노골적으로 중국풍 소품과 의상 등을 사용하며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방영 2회만에 폐지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를 도는 '조선구마사' 비판 트럭 시위에 나오는 문구.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인생은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90년대생에게 인생은 '한 방'이다. 지위 경쟁 체제에 끼지도 못하는 다수의 90년대생은 비트코인, 주식 등 지위를 역전시킬 수 있는 '한방'에 목을 맨다.

-예전처럼 '짱돌'을 들진 않았다.

"90년대생은 짱돌을 드는 대신 댓글을 단다. 투쟁에 나서는 건 경쟁과 격차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90년대생은 현실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거나, 액션을 취했을 때 실현되는 만족감을 얻을 기회가 상당히 적었다. 옛날보다 취업도 힘들고 결혼도 힘들고 연애도 힘들고.

꽉 막힌 현실 대신 찾은 공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웹툰·웹소설·K팝 같은 문화 콘텐츠다.

온라인 세계에서 90년대생은 눈 깜짝할 새 거대한 군중으로 결집해 의제를 밀어붙이고 현실 세계까지 영향을 미치며 존재감을 확인한다. 남북단일팀, 예멘 난민, 조선구마사 드라마 폐지 논란 등이 그 사례다. 이젠 그 투쟁이 정치판으로 넘어온 것이다. 정치 영역에서도 '해보니까 되네'라는 효능감을 얻게 된 거다."

-투쟁 대상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

"앞선 세대의 투쟁은 군사 독재 등을 상대로 했고 공적인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90년대생에겐 그런 가치를 추구할 여유조차 없다. 심지어 가족주의도 해체되고 있다. 90년대생은 '탈(脫)가치'가 가치다.

그럼에도 추구하는 건 분명히 있다. '지위'와 '감각'이다.

경쟁에 참여할 만한 여력이 있는 친구들은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과 경쟁에 함몰되고, 경쟁에서 누락됐지만 지위를 얻고 싶은 친구들은 콘텐츠를 감각적으로 소비하는데 몰두하며 한방을 노린다.

가상 화폐 대세 시대에 살며 코인 대란 때 '인생은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냐. 모든 걸 걸고 투자에 성공해서 한강뷰 보이는 아파트에서 살든지, 아니면 인생 로그아웃 하든지. 한탕주의도 특징이다."

 

"공정은 논리 아닌 감각적 반응, 불안 달래기 위한 수사"

지난해 8월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에서 졸속으로 진행된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임명묵은 90년대생에게 공정은 가치와 논리보다는 느낌, 즉 공정감이라고 말한다. "90년대생이 원하는 것은 불안을 더는 키우지 않는 것과, 신뢰의 기반이 쓸려나가는 와중에도 신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거다.

-공정은 그래도 민감하게 생각하는 '가치' 아닌가.

"보편적 가치나 자기 규율로서 공정을 주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0년대생도 막상 제도를 우회해서 불공정한 방식으로 이득을 취할 기회를 가지면 거부할 것 같지 않다. 당장 부모의 특권을 누리는데도 거리낌 없지 않느냐. 90년대생에게 공정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즉각적 반응이다.

심리적 위축과 불안이 일상인 이들에게 최소한의 마지노선은 국가 시스템, 시험제도다. 개혁이든, 특혜든 쓸데없이 개입해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지 말라, 시스템을 교란하지 말라는 요구 딱 거기까지인 거다.

일단 불만을 쏟아내고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지를 씌운 거다. 90년대생이 말하는 공정은 불안을 달래기 위한 수사에 가깝다."

 

"이준석은 2030남성이 키운 캐릭터, 롤 수행 못하면 버려질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18년 3월 13일에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토론 대첩'에 출연한 모습. 당시는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준석 현상'에 대한 임명묵의 해석은 새롭지만, 위험하다. 일단 20대 남성들은 스스로를 한국 사회에서 핍박받는 '마이너리티'라 생각한다. "피해망상에 가깝지만"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게 현실이란 말이다. 자신들의 고달픈 처지를 대변해줄 사람을 찾던 그들에게 이준석은 기꺼이 아바타가 돼줬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준석 현상'을 어떻게 보나.

"언론들은 이준석이 2030 남성들을 공략했다고 분석하던데, 동의하지 않는다.

이준석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대의(代議)되지 못했던 20대 남성들의 의제를 받아 안아 준 '캐릭터'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그동안 2030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밀려난 자신들의 '피해서사'를 대변해 줄 대리인을 엄청나게 찾고 있었고, 이준석을 자신들의 '아바타'로 키운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문법이 정치로 스며들었다는 점이다. 당대표 선거 당시 MBC에서 진행했던 후보 토론을 보면 게임방송을 방불케 한다.

실시간 방송에 5만명이 접속했는데, '도네이션'과 '리액션'이라는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문법이 거기서도 등장하더라. 논리적인 30대 청년 이준석이 5060대 정치인을 압도하고, 페미니즘 이슈를 반박하는 걸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꼈을 수 있다.

이준석은 그들이 원했던 롤을 철저하게 수행했고 대표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 롤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버려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부여한 롤만 따르는 건 포퓰리즘 아닌가.

"맞다. 이제 이준석 대표에겐 아바타로 부여 받은 롤과 지금까지 일궈온 한국 사회의 합의와 통념이 충돌할 때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양자의 최적점을 찾아내느냐의 작업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90년대생 젠더갈등, 남녀 각자가 피해서사 주고 받으며 일진일퇴"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인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역에서 서울여성회 회원들과 시민들이 추모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젠더갈등을 언급하는 것을 그는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그럼에도 ①90년대생 젠더 갈등이 가부장제에 맞서온 페미니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②청년층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젠더갈등마저 방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정치권의 문제점도 짚었다.

-이준석 대표의 '안티 페미니즘'에 대해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민감한 문제다. 다만 90년대생 젠더갈등은 그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고 본다. 호주제 폐지 등 가부장제가 공고하던 시절의 젠더갈등에 대입하면 놓치는 게 많다. 그 관점에서 보면 페미니즘에 반대한다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다만 지금 벌어지는 젠더 갈등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문화 콘텐츠에서 누가 더 주도권을 갖는지를 둘러싼 싸움의 시작이다. 이른바 남초,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성과 여성들이 각자의 피해 서사와 피해 의식을 주고받으면서 일진일퇴를 벌이고 있는 거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권과 언론도 문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일부의 여론으로 봐야하는 건 맞다. 사실이다.

다수의 90년대생들은 그런 것들과 무관하게 잘 살고 있다. 중요한 건, 여론을 결집하고 조직해서 공통의 신화와 서사를 만들어내는 이 '극화된 소수'를 지나치고 넘어가면 나중에 문제가 더 커진다는 거다.

정치권은 새로운 의제를 발굴해서 이들이 젠더 갈등 대신 에너지를 쏟아 부을 수 있게 분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고 의원은 4.7 보궐선거 당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불러 2차 가해 논란을 빚어 박영선 서울시장 캠프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뉴스1

-젠더 갈등을 두고 정치권이 손을 놓고 있다.

"여성들의 입장에서 얘기해보면,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정말 컸을 거라 본다. 2016년 강남역 사건 이후 2017년 당선된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선언까지 했다. 민주당도 여성 정책을 내놨다. 그런데 이게 과연 20대 여성들이 원하는 내용이고, 수준이었을까.

정부와 정치권이 젠더 문제를 상의하는 대상은 제도권에 속한 윗세대 여성운동가들이다. 20대 여성들의 불안, 불만 역시 대의(代議)되지 못했다. 박원순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일부 여성단체들의 대응은 분명히 잘못됐었다. 그래서 청년 여성층의 불만을 직접 받아내는 정치인의 등장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 재보선에서 페미니즘을 내건 후보들이 많이 나왔는데, 단일화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본다."

 

"일회성 시험으로 평생 잘 먹고 사는 능력주의는 문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가수소산업단지 현장방문을 위해 전북 완주군 일진하이솔루스(주)를 찾아 수소탱크를 살펴보고 있다. 완주=뉴시스

이준석 대표의 능력주의에 대해 임명묵은 능력주의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능력주의를 진화시키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획일화된 능력주의가 문제라는 거다.

-이준석 대표의 능력주의도 논란이다. 출발선이 다른데 능력주의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나.

"공정과 마찬가지로, 능력주의 역시 90년대생이 지닌 불만의 레토릭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크게 중요한 논쟁이 될 거라 보지 않는다. 다만 능력주의를 비판하면 다른 시스템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능력주의 반대는 족벌주의(nepotism)인데 그게 맞는 걸까. 현실적으로 족벌주의가 더 오염되기 쉽다.

현재의 능력주의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한번 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평생 놀고 먹을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건 옳지 않다. 그런 사회는 경직된다. 일회성 시험이 아니라, 꾸준히 능력을 측정하고, 그에 맞춰 보상이 분배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 방식도 한 가지 기준이 아니라 다양해져야 한다. 좀 더 유연하게."

 

"한국 정치는 의제 실종이 문제...90년대생 '정치=엔터테인먼트' 여겨"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안개와 미세먼지에 둘러싸여 뿌옇게 보인다. 한국정치를 바라보는 90년대생들의 마음도 이렇게 답답하지 않을까.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명묵은 한국 정치에 대해 보수도, 진보도 의제를 상실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산업화, 민주화는 청년들에게는 더 이상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는 서사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 90년대생들은 정치를 각자의 욕망을 투영해 키워나가는, '전형적인 아이돌 문법'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90년대생이 보기에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뭔가.

"의제가 상실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보수는 복고주의로 회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엔 소득주도성장, 남북관계 등을 내놨지만, 둘 다 어느 순간 사라졌고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무능해도 정의롭다는 도덕적 정당성마저 조국사태로 박탈당했다.

보수 진보 양쪽 다 의제 실종이다. 특히 20대를 사로잡을 만한 의제가 없었다. 아예 관심 밖이었을지도 모르고. 산업화 민주화 서사는 이제 생명력을 잃었다. 그걸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을 청년들에게 제시해주는 게 필요해 보인다."

-90년대생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욕망, 열망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게 제일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정책 토론과 결정 과정이 통제가 됐지만, 정보화로 인해서 사람들은 많은 걸 공유하고, 또 세력을 형성해 나갈 수 있게 됐다.

과거 정치가 '시대정신은 이거니 따르세요'라는 엘리트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건 이거야'라고 먼저 의제를 던지고 팬덤을 모아서 지지를 하는 전형적인 아이돌 문법이 작동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점에서 비꼬아 보자면 조국 전 장관은 정말 훌륭한 엔터테이너다."

 

"주류인데, 비주류 의식에 갇힌 586세대"

 

자녀 입시비리 및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586을 향한 임명묵의 비판은 탁월하다. 그는 586의 진짜 문제는 그들이 이미 사회의 새로운 주류임에도, 여전히 주류는 따로 있다고 여기는 그들 고유의 자기 규정과 비주류 의식에 있다고 일갈했다. 왜 그렇게 민주당이 '남탓'과 '내로남불'로 일관해 왔는지 미스테리가 풀리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변화를 수용하는 데서 국민의힘보다 뒤처지고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30대 당대표, 이주민,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나온 게 보수정당이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강력한 공통 경험을 기반으로 뭉치다 보니 다양성 수혈이 어렵다는 거다. 386은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을 다양하게 만들어보자고 해서 데려왔던 세력인데, 그들이 주류를 장악하면서 민주당의 다양성은 역설적으로 사라졌다.

보수는 이익을 중심으로, 진보는 신념 중심으로 뭉치는 방식의 차이도 있다. 신념이 다르면 배제하기 쉽다."

-586세대가 이중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86세대는 청년 시절, 한국 사회를 거대한 부조리로 봤다. 친일파, 군부독재, 재벌 등 이 모든 걸 부정하려 안티테제에 몰두했다. 80년대 청년운동 맥락에서 이해는 간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에 진입한 선진국이 됐고 본인들은 그 나라를 이끄는 세력이다.

그런데도 사고 전환이 이뤄지지 못했다. 자신들은 여전히 비주류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그래서 더 무절제하게 부(富)를 추구했다고 본다. '나는 진보고, 보수가 여전히 기득권이니 이 정도는 해도 되겠지'라는 이중사고다.

문제는 나라를 좌우하는 정책까지 이중적 사고가 뻗쳤다는 거다. 나부터 강남에 집 사고, 아이들 미국으로 유학 보냈으면 타인의 욕망도 인정해야 한다.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깨부수려는 정책만 내놓으니 정책 효과가 떨어지는 거다."

 

"들러리 세우는 청년 정책은 그만...쇼 아닌 진정성을 보여라"

이준석 돌풍에 놀란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요즘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구애 작전이 한창이다. 그러나 정작 청년층은 "쇼보다 정책을 원한다"며 탐탁지 않은 반응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준석 돌풍에 놀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요즘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구애 작전이 한창이다. 그러나 정작 청년층은 "쇼보다 정책을 원한다"며 탐탁치 않은 반응이다.임명묵도 "세상에서 제일 꼴 보기 싫은 게 '젊어 보이려고 하는 꼰대'"라며, 진정성 없다고 비판했다.

-대선주자들 요새 청년층 구애작전에 열을 올리고 있던데.

"선글라스 끼고, 틱톡 챌린지하고, 롤 게임하고, 롤린 춤 추고 도대체 그런 아이디어를 누가 내는 건지 모르겠다. 세상에서 제일 꼴 보기 싫은 게 '젊어 보이려고 하는 꼰대'라는 걸 모르나.

'나는 잘 모르지만 이해는 해볼게' 라는 태도가 훨씬 더 진정성 있다. DJ 정권 시절 가수 서태지씨 팬들이 은퇴를 막아 달라며 김대중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적 있다고 한다.

그때 DJ가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별로 좋은지 몰랐는데, 자꾸 듣다 보니 팬들이 왜 이렇게 열광하는지 이해될 만큼 너무 좋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이, 문화대통령 서태지에게'라는 말을 처음 썼다고 들었다.

이게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다. 모르지만, 서로 인정해보자."

-여권에선 청년 특임장관 신설 얘기도 나오더라.

"이준석 대표가 뜬 건, 한 자리 건네주는 자리를 받아서가 아니다. 물론 처음엔 영입이었지만, 이후에 당내 기득권 세력을 들이받고 소신 있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냈고 그걸 그 당이 용인해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미국에서 티본 스테이크 먹으면서 김치 반찬 나왔다고 한식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청년에게 자리 하나 주고, 들러리 세우는 거면 소용 없다."

 

"청년에게 필요한 건 성취감, 위로 올라 갈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

 

청년들은 억눌린 성취감을 만회할 수 있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원하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공을 들여야 할 제1과제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청년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시키는 거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명묵은 청년들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바닥을 높여줄 게 아니라 천장을 낮춰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 등 하한선을 받쳐주는 논의 뿐 아니라,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대선주자들이 집중해야 한다는 거다.

-대선주자들이 90년대생, 청년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청년들이 원하는 건, 바닥을 높여주는 게 아니라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거다. 노력을 했을 때 위로 올라갈 수 있고 성취를 누릴 수 있고 그걸 바탕으로 다음의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어떤 기대감과 희망 말이다.

기본소득 얼마 준다고 하면서 '하한선을 받쳐주겠다'는 것으로는 억눌린 성취감을 자극하지 못한다. 한국 사회는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 있다. '노오오력'하라는 말에 청년들이 지쳤을 때 복지와 사회안전망으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겠다는 민주당에 열광했다.

그런데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계급은 넘어설 수 없다. 그러니 다시 공정, 능력주의 이런 것들이 뜨는 거다. 대안이 될진 모르겠지만."

-민주당이 대선기획단에 개그콘서트 피디 출신을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개콘이란 단어부터가 진부한데, 개콘 피디라니. 정말 상상력이 부족한 거 같다. 진짜 시계를 2000년대로 돌리고 싶어하는 건가."(한숨)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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