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 구출 명령이 떨어진 몇 분 후, 무장한 해군이 북미의 비밀 기지에서 우주선에 탑승한다. 이 비행선은 보급선에 의해 운반되어 약 24킬로미터 상공에서 발사된다. 기지를 떠난지 두 시간이 채 안되어 해군들은 동남아시아의 적군 기지에 착륙하게 된다. 기사요약 해군의 무궤도 비행 수송선이 전세계 어느 곳이건 2시간 내에 날아가 지상에 병사들을 내려놓을.. |
| 해군의 무궤도 비행 수송선이 전세계 어느 곳이건 2시간 내에 날아가 지상에 병사들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면? 그러나 이 비행선이 어마어마한 기술적·정치적 장애물들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3가지 중요한 사실
1. 해군 측에서는 무궤도 수송선을 지구 어디에건 군사를 즉시 보낼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2. 해군의 우주선에 필요한 기술은 현재 개발단계에 있으나, 계획상으로는 전 군부에 걸쳐 퍼져 있다
3. 이 기기에는 선진 스크램 제트와 로켓 추진이 필요하며, 험난한 착륙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전투 지휘자라면 모두들 전투 현장으로 대대를 이송하는 일이 전투를 이기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전투 현장은 먼 곳에 있고, 다른 나라로 비행해 가는데에 대한 정치적 고민도 복잡해 병력의 신속한 투입은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해군이 꿈꾸는 바가 실현된다면, 비록 30년 후가 될 지라도 해군은 외국의 영공 통과에 대해 협상할 필요 없이 2시간 내에 어디건 착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수송 시스템의 놀라운 효율성으로 전투 방법의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이 제안은 해군의 신속성과 유연성에 대한 계획의 일부로, ‘서스테인(Sustain-Small Unit Space Transport and Insertion)’이라고 한다.
궤도에 오르지 않는 수송수단, 즉 고속 주행속도를 내도록 우주에서 비행하지만 궤도에는 진입하지 않는 비행기를 이용, 해군이 사실상 지구 어디건 해군 병력을 즉시 수송해 갈 수 있음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은 해군과 협력하고 있는 군수기술 자문회사인 쉐퍼 코퍼레이션 소속의 전 해군 중령 루즈벨트 라폰탄트씨가 지휘하고 있다.
이처럼 우주에서 투입할 경우 통상 긴급 임무가 있을 때 가장 먼저 호출되는 군 조직인 해군의 작전이 지연되거나 시작도 전에 종결돼버리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라폰탄트씨는 말한다.
우방국으로부터의 승인을 기다리는 일, 사막에서 위험하게 집결하는 일, 산악 지대에서 헬리콥터가 느리게 비행하는 일 등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대신 해군은 언젠가는 놀라운 최강의 무기를 갖추고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인질을 구출하도록 지원군을 보내는 임무도 수행해낼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해군의 우주 통합 부서 소속 대령 잭 와싱크씨는 “서스테인은 해군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재빨리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빠르게 지지를 얻고 있다.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가진 확실한 유용성 때문에 의회에서도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또한 초음파 추진 시스템에서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비행선을 만들기 위한 신 합성 소재 등 이 프로그램을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이 미국 전역의 군 연구소에서 개발 중에 있다.
해군측은 견본 비행선을 15년 후 비행시킬 계획에 있는데, 이는 높은 고도에서 착륙선을 궤도로 쏘아올리는 수송선이 포함된 2단계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형 모델은 2030년쯤에 나올 예정이지만 이는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F-22 랩터 전투기가 22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비행에 들어간 점을 생각해 보라.
그러나 이 모든 생각은 여전히 공상과학 소설 이야기와 비슷하게 들린다. 문제는 이 계획의 지지자들이 다양한 기술을 활성화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느냐이다.
“서스테인은 허황된 꿈같은 계획은 아닙니다. 다만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라폰판트씨는 말한다.
국경 뛰어넘기
정치적으로 우방국의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을 찾아 미군을 시기적절하게 수송하도록 계획하는 것이 신속한 병력 수송을 저해하는 주요한 장애물이다.
특히 오늘날의 정치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서스테인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협약에서는 한 나라의 영공을 지표면에서 약 80킬로미터까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 궤도에 조금 못미치는 거리이다.
우주선이라면 다른 나라의 국경을 넘어 필요한 지역에 군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의 분대 13명의 해군과 2명의 조종사 분대가 탑승한 착륙기는 약 1만 1천 킬로미터를 대기권 위에서 비행하여 동남아시아에 몇 분 내에 도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서스테인 착륙기는 해군 13명을 실을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쐐기 모양의 운송선에 탑재된 이 착륙기에는 스크램제트 엔진이 달려 있어 분리되어 상승한다.
가속 상태로 1만피트(약 3킬로미터)까지 올라간 다음 로켓 엔진을 발진시키면, 적군 국가의 상공에서 포물선을 따라 80킬로미터보다 높은 곳까지 도달하게 된다.
비행선이 착륙 지역으로 기울면서 발생하는 재진입시의 열기를 합성물질로 된 막이 흡수하거나 비껴가도록 한다.
라폰탄트씨는 미군의 우주공간 활용의 필요성을 수년간 분석한 끝에 이번 우주해군 안으로 결론을 내렸다. 뉴욕 퀸즈 지역 출신인 그는 올해 44세로 2001년 11월 미 해군이 역사상 가장 깊숙히 침투하는 공중 공격을 실시하던 당시 합동 참모 본부에 연락장교로 근무했다.
당시 원정군에서 500명의 해군은 CH-53 씨스탈리온 헬리콥터을 타고 파키스탄 북부지방의 산을 지나 약 709킬로미터 날아가 아프카니스탄의 칸다하 근처에 있는 소형 비행장을 장악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로써 탈레반과 알 카에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의 시작이 될 예정이었다. 이 작전이 잘 진행되었다면, 오사마 빈 라덴을 생포하는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입장들로 인해 이 임무는 장애물에 부딪혔다. 미 국무부 고관들이 파키스탄 정부에 파키스탄 영공을 통과하여 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교섭하는 동안 두 대의 전투선에 나눠 탄 해군들은 몇 주를 인도양에 둥둥 떠 있어야만 했다.
파키스탄은 경제, 정치적 이권을 확보한 후에야 영공 통과를 허락했는데, 일부에서는 이로 인해 억압적인 정권의 힘이 더욱 강화된 결과를 낳았다고 말한다.
11월 25일 드디어 미군 부대가 상륙했을 때에는 빈 라덴의 자취는 이미 찾아보기 어려워진 상태였다.
“영공 통과를 위해 우리는 영혼을 팔았던 셈이죠”라고 라폰탄트씨는 말한다. 그는 그같은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피해갈 방법을 찾아내리라는 결심을 점점 굳히게 된다.
“그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아도 된다면? 만약 저기 위로 올라가 낙하해서 들어가면?”이라고 그는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그해 4월, 해군이 빈 라덴을 찾아 수색하는 동안 동굴에서의 유혈 전투로 꼼짝달싹 못하고 있을 때 라폰탄트씨는 동료 우주 전문가인 프랑츠 개일씨와 함께 펜타곤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있었다.
개일씨 역시 해군 출신으로 민간 부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해군의 계획 및 정책 운영에 필요한 신기술을 마련해왔다.
라폰탄트씨는 우주 운송수단이 있었다면 해군의 대규모 공격 없이, 빈 라덴이 아프카니스탄의 동굴로 사라지기 전에 체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일씨는 수 십년간 거론되어 왔지만 개발 가능한 것으로는 여기지 않은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재고하게 됐다.
라폰탄트씨와 개일씨는 함께 정식으로 그들의 안을 국방부에 있는 리차즈 질머 준장, 그리고 부사령관인 에밀 베다드 중령에게 제안했다.
에밀 베다드는 2002년 7월 22일 이 안을 승인했고 우주 수송선은 해군의 소망 목록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재사용이 가능하고 강력한 추진력과 정교한 열 차단을 겸비한 기술이 없었다.
바로 1년 전, NASA와 공군이 개발하려던 이와 유사한 재활용 가능한 발사선 RLV가 단식 엔진의 문제로 취소됐다.
그러나 라폰탄트씨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는 우주 수송선안이 해군의 우주 그룹에서 공통적으로 꿈꾸는 것으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 계속해서 이를 다듬고 홍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스테인은 와싱크씨가 전 세계 각지의 지휘관을 작전에 연결시켜주는 100명으로 구성된 위성 기술자들을 지휘하는 해병대의 우주 통합부를 본부로 삼았다.
와싱크씨는 서스테인 계획에 관심이 있었으나, 해병대는 해군 산하에 있는 소규모 병력으로 군 지원금의 4%만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스테인은 분명 “해병대 홀로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었죠”라고 그는 말한다. 이에 의견을 같이 한 질머씨는 서스테인안을 의회에 소개했다.
2003년 상원 연설에서 그는 해병대의 전략을 간략히 설명했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필요로 하는 바를 다른 국방부와 민간 사용자과 결합하여 종합적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는 협력 가능한 파트너로 NASA를 언급했다. 라폰타트씨 역시 공군의 수송기 개발과 실험적인 과학부서인 국방연구소(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디자인 검토 방안을 내다보았다.
질머씨의 이같은 증언은 이 안을 의회, NASA, 공군, DARPA, 그리고 이 기기를 구축할 업계의 협력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의 일부였다.
“저희는 전체적인 반응을 볼 수 있었죠. 일부에서는 웃기도 했었죠”라고 위싱크씨는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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