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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주력무기는 화학무기?

기사입력 2003-02-06 09:39 |최종수정2003-02-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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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미 OO기지, 부대 내 가장 큰 건물 외곽에 작은 장방향 플라스틱 함이 고정돼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이 플라스틱 함에는 붉은 글씨로 '반경 1m 이내에서는 가스 및 담배 흡연을 금함’이라는 경고 문구가 걸려 있다.

이 같은 장치는 주한 미군부대 내에서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냥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이같은 장치는 다름이 아닌 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비한 세균 탐지기인 일명 ‘포탈 실드’이다.

주한 미군은 지난 99년 5월부터 주한미군이 주둔한 국내 전 지역에 ‘포탈 실드’를 일괄 설치했다. ('포탈실드'의 경우 단위 부대마다 다른 형태로 위장 운영중임...필자 주)

미군이 생,화학전을 대비하는 이유는 북한군이 기존의 생화학부대를 재편성해 유사시 북한의 총참모부 소속 핵화학방위부대를 공격부대에 편성, 운영한다는 작전 교범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북한의 생,화학공격에 확신을 하는 것은 북한이 최근 발행한 군사교범에 생화학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작전교범에는 “미군의 한반도 진입에 앞서 속전 속결로 유리한 전세를 얻기 위해서는 화학전을 편다”라고 밝혔다.

이는 곧 북한의 노후된 무기와 군수품 지원 그리고 원유의 수급 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 작전 교범에는 “화학무기는 심리전에 지대한 효과를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계화부대 여단과 보병 1개 사단을 전투지역에 파병하는 것 보다, 야포나 혹은 미사일의 탄두에 화학무기를 첨가해 발사할 경우 비용은 물론 효과 측면에서는 무한하다”고 교본에서는 밝히고 있다.

또한 “개전 초기 후방의 민간인들을 제압하는 등 심리전을 이용하는 데는 화학전이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교범에 명시하고 있다.

북한군이 선두 공격부대에 편성하는 핵화학방위부대는 총참모부(=우리의 합동참모본부) 예하 핵화학방위국 소속 부대이며, 핵화학방위국은 화생연구소, 화생제공장, 중앙화학공급창을 두고 있다.

군사교범은 공격전시 이 부대를 화학정찰대와 화염방사기기부대로 편성하며, 화학정찰대는 우리 군의 주요 기동로와 수.후송로, 보병 이동로 등에서 방사(放射) 및 화학정찰에 운용토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저서 '인민군대 앞에 나서는 과업'에서 "화학구분대를 잘 준비시켜야 유사시 부대의 전투행동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면서 화학부대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개전 초기 생,화학무기로 30일내 전쟁을 끝낸다"

한미연합사의 한 군사관계자는 "이 교범은 현재 북한군에서 사용중인 전술교범이다" 며 "현재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생.화학무기가 단순히 엄포용이나 협상용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준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같은 생,화학전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는 생,화학전에 대비 ‘특수 교본’을 만들어 교육시키고 있다. 이 교본은 미 해병대 정보활동부가 최근 작성, 현재 해병대 간부들이 비밀리에 사용하고 있는 528쪽의 `북한 핸드북'이며 "북한은 침공시 30일 이내 한반도 전역의 제패를 목표로 하고 있어 화학전을 수행할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교본은 또, 북한에 적어도 8개소의 화학무기 공장이 있으며, 신경, 혈액, 호흡기 등에 작용하는 방대한 양의 화학무기가 이미 개발돼 포탄, 폭탄, 미사일 등에 탑재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교본은 북한이 남침시 ▲제 1파 공격시에는 분해되기 쉬운 물질로 만들어진 화학무기를 사용하며, ▲후방교란을 노린 제 2파 이후의 공격에서는 분해가 힘든 물질로 이뤄진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생물무기에 대해서는 "화학무기나 핵무기에 비해서는 관심을 덜 쏟고 있다"면서 그러나 배치될 경우에는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그리고 사린 가스 등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교본은 이밖에 북한군의 예상되는 공격 루트로 판문점, 철원, 동해안 등 3개 지점을 꼽는 한편 군사분계선의 지하에 땅굴이 이미 20개 이상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개발 시기

북한은 언제부터 이처럼 생화학무기를 개발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수 없다. 미 중앙정보부(CIA)가 지난 1996년 미 의회에 제출한 북한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지난 50여 년 전인, 지난 1954년 중국과 옛 소련이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일본과 중국 국민당 정부로부터 압수한 시약과 기술을 북한 조선인민군에 넘겨주면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북부지역 황폐한 곳에 위치한 르네상스섬은 모스크바의 생화학무기 연구 및 개발의 중심지”라며 북한도 최근 이곳을 통해 시약이나 필요한 원재료를 구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미국 과학자연맹은 “북한은 최소한 지난 1989년부터 이 대량살상무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면서 “1990년대 말에는 전국 산악지대에 파놓은 땅굴에 5천t 정도를 비축해 두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학이나 병원, 가축연구소, 비료공장 등으로 위장한 56개 이상의 시설에서 생화학무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평양 주변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미 정부 산하 몬터레이비확산연구센터가 입수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신경 가스와 수포제, 질식제, 최루탄을 생산하는 주요 시설로 보이는 북한 함흥시의 `2.8 비닐공장'은 30년간 생화학무기를 생산해왔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2001년 말 의회에 제출한 또 다른 보고서에서 "북한은 핵탄두나 각종 화학무기, 일부 생물학 무기까지 생산할 수 있으며 미사일로 발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대응 방법

북한의 화생방무기 공격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화생방 방호 사령부가 지난 99년 우리 육군에 창설되었다. 화생방 방호사령부는 수도방위사령부 예하의 화학단을 모체로 각급 부대에 편성된 기존의 모든 화학부대들을 통합, 관장하며 제독 및 정찰 장비와 인력도 대폭 보강하고 있다.

현재 방호사령부는 평시 화생방 관련 전문인력 양성과 훈련 등을 하면서 24시간 대북 감시체제를 유지하다가 북한의 공격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대응조치를 취하게 된다.

방호사령부는 독가스 테러전에 대비해 민.관.군 화생방전 통합방호태세를 유지 하고 있으며 생,화학테러가 발생할 경우 민간인 대피와 제독활동을 벌이는 신속대응부대로도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합동참모본부에 화생방과를 신설, 화학전력을 통합운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운용중이며 나아가 미래전의 추세에 맞도록 정찰과 제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기 이상의 살상능력을 갖는 화학 및 생물 무기를 대거 생산, 휴전선쪽으로 전진배치하는 등 화생전 위협을 강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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