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도 얼굴도 없는 '적과의 전쟁'
기사입력 2001-09-13 19:05 최종수정2001-09-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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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전쟁’의 시대가 시작됐다.
이번 뉴욕ㆍ워싱턴 동시다발 테러는 이제 테러를 테러라고 할 수 있는수준을 훨씬 넘어섰음을 말해준다. 적은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이고 테러의목적도 분명치 않고 누가 가해자인지도 바로 파악하기 어렵다. ‘유령’과맞서는 것과 같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테러는 생ㆍ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인터넷 서버 등 사이버 시설에대한 공격을 지칭하는 ‘뉴테러리즘’의 성격도 아니다. 세계는 이제 ‘테러전쟁’이라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전쟁터에 들어서고 있다.
■무자비한 대규모 테러전
미국 국방부는 지난 해 비밀 연구보고서 ‘테러 2000’에서 “세계는 이제 ‘슈퍼 테러리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량 살상을목표로 살상 무기를 사용하고, 세계를 무대로 하며 가해자들은 주목 받는연기자가 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번 테러는 ‘슈퍼 테러리즘’의 연장선상에 있다. 과거 어느 테러보다치밀하게 계획하고 용의주도하게 실행했으며 피해 규모도 국지전 수준을훨씬 뛰어넘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한 데는 이런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국제테러 전문가들은 “테러분자들의논리는 간단하다. 테러로 효과를 보기때문에 감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효과적 대응 불가능
점조직으로 대규모 인명 살상을 노리고 다양한 장소와 방법을 이용하는이 같은‘전쟁’은 대응도 어렵다. 우선 가해자의 실체가 분명치 않은데다보복을 해도 보안의 허점을 뚫고 추가테러를 감행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랜드연구소의 테러전문가 브루스 호프만은 “기존에 경험한 폭탄테러에대한 성공적인 대비는 그보다 훨씬 강하고 파괴력 있는 다른 방식의 테러를 유도한 셈”이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대 테러 예산은 1993년 7,850만 달러에서지난해에는 3억 달러로 증가했다.
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파사건, 95년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사건, 98년 케냐ㆍ탄자니아 미 대사관 폭파사건 이후 미국은 주로 사람이 직접운반ㆍ설치하거나 차량으로 감행하는 폭탄테러 대비에만 집중해왔다.
■보복 방식도 논란
참사 이후 미 국내 강경파는 이번 사태가 전쟁행위로 규정된 이상 우선‘적’을 색출하고 적지의 주요 도시나 국가 시설물을 대규모로 폭격하는전면전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 등은 이번 사건을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빗대어 그때와 똑 같은 전쟁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핵무기 사용까지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오사마 빈 라덴의 조직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해도 별도의 부대나 대형 무기 등 이른 바 ‘하드웨어’를 갖고 있지않기 때문에 정확한 타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제법상으로 유엔헌장 51조에서 규정한 자위권을 발동, 무력보복을 감행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번 경우는 실제 가해자도 함께 사망한데다 살아있는 주동자는 특정 국가에서 숨겨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보복에 성공해도 테러집단들이 다른 방식으로 추가로 테러를 가해 피가피를 부르는 악순환에 빠지는 딜레마를 겪을 수도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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