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1개로 휴대전화-인터넷전화 ‘맘대로’ |
月 음성통화료 1만원 내던 경우 6522원으로 싸져 집이나 사무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무선랜(WiFi)을 통해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휴대전화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하나의 단말기로 인터넷전화와 휴대전화를 동시에 이용하는 서비스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KT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휴대전화와 인터넷전화를 한 개의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유무선통합(FMC) 서비스인 ‘쿡&쇼’를 20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평소에는 3세대(3G) 이동통신(WCDMA)망을 이용해 통화하다가 무선랜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인터넷전화로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또 KT의 네스팟존에서는 공짜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쿡&쇼 출시로 KT가 합병을 통해 제시한 컨버전스(융합)라는 새로운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쿡&쇼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이용료. 이 서비스 가입자는 월평균 음성통화료를 34.8%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로 월평균 170분을 사용해 음성통화료 1만 원(기본료는 별도)을 냈던 사람이 이 서비스에 가입해 절반은 인터넷전화, 나머지 절반은 기존 휴대전화로 쓰면 6522원의 요금이 나와 3478원을 절약할 수 있다. 기존에는 모두 10초당 18원(표준요금 기준)을 내야 했지만 이 서비스로는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면 10초당 13원의 요금이 적용된다. 인터넷전화 사용 비중을 높이면 요금 절감 폭도 커진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하고, 무선공유기(AP·Access Point)를 설치해야 한다. AP는 KT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단말기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 KT는 20일 저가형 단말기(KT텍·40만 원대)와 중저가형 스마트폰(삼성전자·60만 원대)을 내놓는다. 또 다음 달 고급형 스마트폰인 옴니아(삼성전자)를 내놓아 모바일 인터넷전화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단말기에는 ‘010’ 휴대전화 번호와 ‘070’ 인터넷전화 번호가 동시에 부여된다. 무선랜이 잡히는 지역에선 휴대전화 키패드나 화면의 인터넷전화 모드를 나타내는 ‘Q’ 버튼을 누르면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지역에선 휴대전화로 이용하면 된다. 다만 무선랜 지역과 일반 지역 간 자동 연결은 안 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로 통화하다가 무선랜 지역을 벗어나면 전화를 끊고 다시 걸어야 한다. KT는 내년에 쿡&쇼 가입자 10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외국에서도 KT 단말기로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가 이 회장 취임 이후 유선전화 수익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화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이번에도 이동통신 매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승부수’를 던졌다는 얘기도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같은 단말기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다면 ‘자기 시장 잠식’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미래는 데이터 통신의 시대”라며 “쿡&쇼는 매출 감소 요인이 있지만 볼륨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국적으로 방대한 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한 KT는 애플의 아이폰 출시와 앱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쿡&쇼까지 선보여 향후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봤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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