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7

지난 2002년 건전한 유통산업의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마케팅신문이 창간됐다. 본지는 창간이래 지속적인 고발성 기사로 업계의 일탈을 견제해 왔다. 초창기 규칙도 심판도 없이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던 유통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온 <한국마케팅신문>. 창간 10주년을 맞아 업계와 한국을 뒤흔들었던 특종 기사를 되짚어본다.

사업자에 인색한 한국허벌라이프

후원수당은 겨우 28%…무려 783억원 챙겨가

지난 2003년 8월, 낮은 매출원가(17%)와 적은 후원수당(28%)을 지급하고 있는 한국허벌라이프가 매출총이익의대부분을 미국 법인인 Herbalife International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허벌라이프는 제8기 878억원 매출 총이익에 지급수수료 및 배당금으로 416억원을 지급하고, 제98기 829억원 매출 총이익에 367억원의 금액을 지급했다. 매출총이익 대비 지급수수료 및 배당금의 비율은 제8기와 제9기에 각각 47.38%, 44.27%를 보였다.
특히 한국허벌라이프는 Herbalife International of America, Inc와는 라이센스 및 기술지원 계약,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본사의 생산공법을 사용한 국내생산물 순매출액의 8%를 각각 매년 지급해야 한다. 허벌라이프의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수수료로, 배당금을 본사로 송금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가져가는 몫은 정해져 있는 셈이다.
실제로 허벌라이프가 제8기와 제9기에 판매수수료, 판매촉진비로 사업자들에게 쓴 비용은 각각 307억원, 308억원으로 매출총이익 대비 34.96%, 37.15%였다.

공정위 과장 계좌에 13억 입금

조합설립 준비금 명목-서명 계좌로 본인 외 인출 불가능
지난 2002년 12월, 현직 공무원의 개인 계좌에 10억이 넘는 기업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보호과장이었던 이성구 씨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의 설립을 위한 준비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 입금하도록 조합측과 약정, 모 은행에 개설한 계좌에 11월 한 달 동안만 총액 13억5800여만원이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공정위 이성구 과장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설립준비위원회, 정부과천청사 모 은행 지점장이 맺은 약정서에는 서로 약정한 사항 이외의 경우에는 출금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증하기 위해 이성구 과장 명의로 예금계좌(134-01-148217)를 개설, 관리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조합 설립의 명목으로 공무원의 개인 계좌에 수십 억 원이 유치된다는 것에 대해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통장 실명 확인필에는 도장도 아닌 이성구 과장 본인의 친필 서명이 기재돼 있어 업무상 필요한 어떠한 경우도 다른 사람의 출금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무통장 입금 명세조회서에 확인된 이성구 과장 명의의 계좌에는 11월8일부터 21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13억5797만9000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송금자는 특판조합과 조합 참가 업체들로 구성됐으며 최소 800여만원에서 3억원까지, 평균 1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송금했다.

‘귀족풍 공제조합 결성 안된다’

출자금 과다 등 가입요건 까다로워 ‘그림의 떡’

지난 2002년 10월, 다단계판매업계의 소비자 보호장치로 추진되고 있었던 공제조합 결성에 특정업체만을 주축으로 한 귀족풍의 조합이 추진돼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직접판매공제조합 설립이 추진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조합원의 구성을 놓고 “너무 끼리끼리 뭉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미 인가신청에 들어간 특수판매공제조합과 비교해 볼 때 조합의 규모나 구성이 외국계 회사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어 업계의 균형적인 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직접판매공제조합에 대한 논란은 조합 인가 과정 동안 계속 이어졌다.


외국계 다단계社 파행 단속

피라미드중심 영업 국산품들러리 청약철회 피해 등

지난 2003년 6월, 정부는 한국암웨이를 비롯한 상당수 외국계 다단계업체의 각종 국내영업 부작용과 관련, 외국 본사로의 과잉이익 송출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치 않고, 시장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암웨이 등의 본사 과당이익 송출문제와 관련, “일부 외국계 다단계업체들의 과당이익 본사 송출과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 문제가 제기되고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며 “그러나 자본자유화와 시장개방원칙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관여치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다단계시장에서는 한국암웨이를 비롯한 상당수 외국계 다단계기업들이 한국 안에서 발생한 이익 중 국내 회원들에게 발생이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당을 지급한 반면, 본사 송금액은 지나치게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니시티코리아, 후원수당 멋대로 초과지급

한국허벌라이프 매출원가 17% 후원수당 28%로 최저

지난 2003년 7월, 유니시티코리아가 외국계 다단계업체 중에서 2년 연속 38%가 넘는 후원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원가의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한국허벌라이프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각 업체들의 판매수수료, 판매장려금 또는 후원수당의 매출 대비비율은 유니시티코리아가 제7기 동안 379억원 매출에 146억원을 지급(38.52%), 제8기에서 397억원 매출에 151억원의 판매수수료를 지급(38.03%)해 다른 업체보다 많게는 1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허벌라이프는 27.83%(제8기), 29.19%(제9기)의 비율을 보였다. 매출원가의 비율 면에서는 한국허벌라이프가 제8기 동안에 1067억원 매출 대비 매출원가 189억원으로 17.71%에 그쳤으며, 제9기에는 1007억원 매출대비 매출원가 177억원으로 17.57%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황당무계 유사수신 등장

‘원금의 500% 보장하겠다’서초동·교대역 부근 투자자들 연일 북적

지난 2007월 11월,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초고수익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대규모 피해자 발생을 예고했다.
이들 업체는 본지가 보도한 캡슐마케팅(약 3개월 안에 원금대비 300% 가량을 지급하는 신종 유사수신) 업체들보다 한술 더 떠 한달 반만에 500% 이상을 지급하는 ‘초고수익 마케팅’을 사용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R사는 10구좌 330만원을 투자하면 투자후 10일 이내에 100만원을 지급하고, 이후 20일 내에 200만원, 30일 내 400만원, 40일 내 800만원, 총 1500만원을 지급하는 형태로 영업을 했다. 부가세를 제외하면 원금대비 500%의 고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이들 업체는 단기간에 투자금의 몇배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판조합, 조합사 정보 유출 논란

권영세의원 추궁…조합측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자료’

지난 2005년 3월 특수판매공제조합 직원이 조합사의 판매원 정보를 경쟁관계인 타 조합사로 유출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지난 2005년 3월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특판조합 전산팀장 K씨가 지난 2004년 6월 월 매출액 100억 원 규모의 A사 판매원 200여 명의 정보(성명, 주민번호, 판매내역 등)를 경쟁관계에 있는 특판 최대 주주회사인 J사의 K이사와 K부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모두 6차례 불법적으로 유출해 A사를 부도나게 만든 정황이 조합내부 감사결과에서 드러났다”면서 “이는 불공정거래행위임은 물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방문판매법 시행령(17조) 위반이 명백해 특판조합이 다단계판매의 상거래 질서를 문란케 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J사는 자사 판매원들 중 A사에도 이중으로 등록돼 있는 회원들의 정보를 K 전산팀장에게 요청했으며, K씨가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을 통해 J사측에 무단으로 200여 명의 회원정보를 유출시켜 A사를 부도로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KBS, 다단계 비하방송 업계 발칵

관련 2개협회·업계종사자, 해명 및 사과방송 요구

지난 2003년 8월, KBS(한국방송공사)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다단계판매업계를 비하하는 방송을 내보내 업계협회와 종사자들의 반발을 샀다.
KBS 2TV는 ‘달려라 울엄마-순애보’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다단계판매업계의 직업위상을 결정적으로 실추시킴으로써 400만 전체 종사자들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일일시트콤 방송시 KBS의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다단계판매업계 전체에 끼친 피해에 대한 사과방송을 할 것, △사과방송 및 시정촉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언론중재위 제소 등과 손배소송도 불사할 것임을 밝혔다.


공정위 출신 조합고문 초호화 방석

억대연봉에 최고급 승용차 장관초월 대우
민간출자조합, 비효율운영…업체 공제료만 가중

지난 2003년 11월, 순수 민간기업의 출자로만 설립된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이사장 및 임원의 선임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정관조항이 업계에 부당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시 직판조합은 공정위 1급 상임위원을 지냈던 이 모씨가 이사장으로 출마했다가 총회에서 부결되자 조합 상임고문으로 근무를 했다. 더구나 이 모 고문은 한 해 연봉이 1억5000만원에 이르고, 운전기사가 딸린 에쿠스 승용차까지 조합 측으로부터 제공받아 업계의 원성을 샀다.
또한 특판조합의 박 모 이사장도 1억2000만원의 연봉과 운전기사가 포함된 오피러스를 타는 것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이는 장관의 급료(당시 연 8000만원선)를 훨씬 초월한 초호화 대접을 받은 것이었다.


특판조합이사장, 18개월간 11억여원 지출

조합사 분노…해임으로 이어져

지난 2011년 10월, 특수판매공제조합 김선옥 이사장이 부임 이후 퇴임 직전까지 직접 수령한 보수 총액이 6억3200만원으로 밝혀지면서 조합사들이 일제히 분노했다. 김선옥 이사장은 기준급여 2억6500만원, 상여금 1억8300만원, 경영활동수당 1억8100만원, 기타 300만원 등 모두 6억32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또 이 기간 동안 산정된 퇴직금은 3억16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수행 기사 급여로 5400만원, 비서급여 3600만원, 차량 유지비 7200만원이 지급됐으며 용처가 알려지지 않은 업무추진비로 57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 모두 11억 6700만원이 이사장 관련 비용으로 지출됐다. 이에 따라 특판조합은 긴급 임시총회를 열어 김선옥 이사장을 전격 해임했다.



김경석 기자 comodo@mknews.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