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수술용 로봇…AI 기계제국을 꿈꾸다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지난 9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압도적 우세가 점쳐졌던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이 ‘기계에 불과한’ 구글의 인공지능(AI)에 무릎을 꿇으며 5000년간 ‘인간만의 영역’이 무너진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대표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겼다.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승리의 감격을 전했다. 허사비스의 말대로, 인류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이어 약 40년 만에 또다시 미지의 세계로 첫발을 내디뎠다. 선두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 ‘구글’이 서있다.
구글은 AI로 펼쳐지는 ‘기계의 제국’을 꿈꾸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구글 AI의 성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2014년 9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14개월간 약 68만㎞를 달렸다. 시험주행 시간과 정보공개 양에서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여타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자동차국(DMV)에 따르면 이 기간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341회 ‘자율주행 기능 해제’ 사례를 겪으며, 인간 운전자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달 14일에는 구글 자율주행차의 과실로 첫 번째 충돌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주행하는 날은 코앞으로 다가온 현실이다.
구글은 인간의 모습을 닮은 로봇 산업에도 진출했다. 외부에서 원격조정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은, 재난현장이나 군사지역 등 극한환경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구글은 2013년 로봇 제작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구글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생명과학 분야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구글이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는 헬스케어 쪽이다. 구글은 20억달러의 투자금액 중 약 36%(7억2000만달러)를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분야에 쏟아부었다. 최근엔 자회사인 베릴리가 존슨앤존스와 손잡고 수술용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AI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를 위해 최근 몇 년간 관련 국내외 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에 큰 공을 들였다.
2014년엔 페이스북과의 경쟁을 물리치고 허사비스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4억달러(약 48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함께 15억달러를 출자해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캘리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엔 중국 스타트업 ‘몹보이’를 인수해 사업 영역의 전 세계적인 확대 의지를 보였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2010년 구글 내 최고 브레인 집합소라 불리는 비밀연구소 ‘구글X’를 설립해 구글글래스, 무인자동차 개발, 우주 연구 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개발된 AI는 전 분야에 두루 사용할 수 있기보다는 체스의 딥블루, 바둑의 알파고, 의료의 IBM왓슨처럼 각자 해당분야에 특화된 면이 많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범용화된 AI가 개발된다고 할 때, 인공지능은 의료, 군사, 게임 등 특정 영역을 넘어서 인간의 전반적 삶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운송수단과 레저용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무인기 드론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쉽다. 인간의 조작으로 하늘을 날았던 기계가 어느 순간 외부의 조작 없이 독립적으로 사고하며, 땅을 걷는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의 다음 대결 종목으로 스타크래프트(스타)를 꼽았다. 스타는 게임의 특성상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는 손도 결과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구글은 인공지능이 실제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물리 조작’을 가능토록 해 인간과 대결을 펼치는 날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허사비스는 “게임을 넘어, 질병이나 기후 같은 인류 문제를 활용하는 데 AI를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답을 구글, 그리고 AI 연구자들은 이제 ‘기계’와 함께 찾으려고 한다. 물론 어느 수준까지 공존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이미 달을 향해 내디딘 발걸음을 돌리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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