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디고소년? (지금은 나이가 한참 많으시겠죠?)
[인터뷰365 홍경희]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84년.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하여 화제가 된 소년이 있었다. 주인공은 경상북도 영덕에 거주하던 중학교 1학년생 ‘김성한’ 군(당시 13세 / 현재 41세) 이었다. 그는 동전 사라지기, 쇠 젓가락 구부리기, 손아귀에서 종이 태우기 등 요즘은 ‘가벼운’ 축에 속하는 묘기는 물론, 순식간에 고양이를 잠들게도 하는가 하면 손바닥에서 메주콩의 싹을 틔우고 병아리를 부화하는 등 지금 보아도 신기한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당시에는 이스라엘 출신 초능력자 ‘유리겔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때였다. 한국의 ‘유리겔러’로 불리기 원하던 김성한 군은 얼핏 평범해 보이는 보통 체구였지만 얼굴색이나 눈썹이 유난히 하얗고 창백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농사를 짓던 김성한 군의 아버지는 막내둥이였던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다른 형제와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성장했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없고, 다만 논두렁이나 길가에 떨어진 돌멩이, 쇠붙이, 나뭇가지 따위를 주워 예사롭지 않게 세심히 관찰하곤 했습니다. 부서진 라디오나 다리미 등의 가전제품과 철제품은 성한이가 도맡아 고쳤기에 손재주가 뛰어난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부터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김성한 군이 직접 밝혔던 바에 의하면 집에 있는 흑백 TV가 고장이 나 완전히 나오지 않자 장난으로 ‘나와라! 나와라!’고 크게 외쳤더니 정말 나왔다고 한다. 그 일이 있은 후 비슷한 경우가 몇 번 있었고 TV에서 유리겔러가 출연해 유리와 열쇠를 구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연습을 거듭, 자신에게도 초능력이 생겼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가족이나 학교 등에서도 그의 초능력에 대해 보통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김성한 군은 실제로 동전을 사라지게 한 뒤 다시 나타나게 하는 묘기를 당시 취재기자에게 보여주었다. 그의 주장이 전부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아버지의 회상과, 혼자 산 속에 가서 박쥐나 새 등을 잘 잡아오곤 했다는 친구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 볼 때 특별한 재주가 있었던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훌륭한 통역관이 되고 싶다던 김성한 군은 지금쯤 꿈을 이루었을지, 아니면 복사꽃 피는 아름다운 고향 영덕에서 그대로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 84년 11월19일 경북도교육위 상황실에서는 한 어린 학생이 도지사, 교육감, 지방법원장, 대학총장, 대한초능력학회 회원등 2백여명이 지켜보는가운데 한 시간여동안 여러가지 초능력을 펼쳐보여 참석자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김성한군은 염력을 사용해 손에 쥐고 있던 날콩 20여개중 6~7개를 3분만에 3~15cm 크기로 싹 틔웠다. 이어 나침반 바늘을 주먹쥔 방향대로 마음대로 돌리는가 하면, 11시에 가 있던 시계바늘을 '돌아가라'는 수차례의 고함만으로 10시25분으로 되돌려버렸다.
전날 김군과 같이 잠자리에 들었던 학교 담임교사는 이날 아침 세면때 김군이 영덕군 자신의 집에 있던 수건과 치솔을 공간을 초월해 가져왔다고 증언해참석자들을 아연케 했다.
국내에서 일급 초능력자로 분류되는 김군은 정보기관으로부터 대북공안업무에 초능력을 사용해줄 것을 제안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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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초능력학회 박충서회장(前영남대병원 신경과장)은 "국내의 초능력연구 수준은걸음마 단계"라며 국가차원의 연구필요성을 역설하고 "이미 강대국들은 UFO(미확인 비행물체)에 관해서도 상당한 연구결과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관련학자들은 지난달 15일 대전에서 발족한 한국정신과학학회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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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초능력이 학문의 이름으로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75년 충남대에 심령과학연구회가 학생동아리로 생겨나면서 부터였다. 신비에 싸인 초자연현상과 심령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본질을 밝히고자 탄생한 이 모임은 국내외의 각종 심령현상과초자연현상 사례와 증거사진을 수집하고 전시해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다.
심령과학연구회는 유리겔라의 방한으로 초능력열기가 고조돼있던 지난 85년 대전시내 가톨릭문화회관에서 심령사진전시회를 열었다.
국내 최초의 심령사진전시회라는 의미외에 심령현상을 ESP(Extrasensory Perception, 초감각적 지각) 염력(Psychokinesis) 영생현상(Survival Phenomena) 등 세가지로 분류했다는 점에서 이 전시회는 학생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컸다.
20년째 이 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김봉주교수(영문학)가 지난 81년 펴낸 심령과학도감도 이 방면의 국내 도서로는 선구적 비중을 가진다.하인즈빌 사건이 일어난 미국 뉴욕주 하인즈빌마을의 존 D 폭스家와 사건을 몸소 겪은 마가렛자매의 얼굴사진,초능력자의 공중부양,심령수술 염사(念寫) 영매(靈媒)의 입,코에서 나온 엑토플라즘(Ectoplasm) UFO사진 등이 소개됐다. 심령과학연구회는 한남대와 원광대에도 학생동아리를 결성시키는 역할을 했다.
국내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초능력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 84년 대구에서 대한초능력학회가 생긴 것이 계기가 됐다.학회결성을 주도한 朴忠緖 前영남대의대 교수(신경과)는 "서양의학으로 손 쓸 길 없는 불치 난치병환자를 치료할 방도를 찾아 나선 것이 학회 탄생의 배경"이라고설명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영남대병원에서 모임을 갖고 있는 이 학회는 의사 종교인 사업가 교사 언론인 심령 및 氣치료사 등 2백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초능력자의 발굴 및 공개실험 학회지발간 등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초능력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학회가 발굴한 대표적인 초능력자 鄭然得(정연득)군(17.부산시 동래구 온천1동)은 자신이 당나라 말기 환관인이거비의 환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달 3일 학회 총무 李光子씨(여.49)와 서울대 대학원생 姜모씨(여.23 동양사학) 등이 방문한 자리에서도 鄭군은 영.일.중.러시아어 등 5~6개국어를 능숙히 구사해 참석자들을 놀라게했다.
鄭군은 신병(구루병)과 가난 때문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다섯살 때 외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문으로 된 제문을 줄줄 읽음으로써 초능력을 가진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90년 1월20일 학회의 공개실험에서 누군가가 중국어에 대한 식견을 묻자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책을 읽기전에 아른아른했던 기억이나 분명치 못한 사실이 책을 읽으면 확실해진다"고 답했다.
鄭군은 사람들의 전생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더 유명하다.학회 회원들은 "외국의 경우 초능력자 한명에 수명의 과학자들이 합숙하면서 능력을 개발시키고 보호하고 있다"며 정규학교 교육을 못받고 '방치' 돼있는 鄭군의 딱한 가정환경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朴회장은 지난 10년동안의 연구성과에 대해 "초능력과 초자연현상이 실존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만도 엄청난 진전"이라며 "초능력의 발생기전은 계속된 연구과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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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년 공주대 교수 6명이 모여 만든 초자연현상연구회는 규모는 작지만 한층 학구적인 모양새를 갖췄다. 지금은 대학내 40명의 교수들로 회원이 불어난 이 연구회는 매학기마다 관련 세미나와 초청강연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두차례 초빙돼 공개실험한 金承度씨(공주교도소 교화위원)의 초능력은 이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주인공은 당시 중학생이던 金成漢군. 무려 2백여명의 눈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김군은1시간에 걸쳐 염력(念力)을 사용한 초능력을 보여주었다. 김군은 남북을 가리키는 나침반바늘을 마음대로 돌리는가 하면, 11시를 가리킨 시계바늘을 『돌아가라』는 수차례의고함만으로 10시25분으로 되돌려버렸다.
또 날달걀을 손에 쥐고 있다가 40분만에 병아리로 부화시키는 능력도 보였고, 두꺼운
책 속에 얇은 종이 한장을 끼우고 눈으로 응시해 종이만 태우는 신비한 현상도 보여줬다. 김군이 손에 쥐고 있던 날콩 20여개 중 6~7개는 3~4일후 3~15cm 가량 싹이 튼 결과도
나왔다.
초능력 시범 전날 경북 영덕군에서 김군과 같이 올라온 김군의 담임교사는
『오늘 아침 세면때 김군이 자신의 집에 있던 수건과 치솔을 공간을 초월해 가져왔다』
고 증언함으로써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아무튼 김군의 초능력은 바로
그해 KBS TV에 출연한 유리겔라(이스라엘)의 초능력을 한낱 마술로 간주하려던
한국의 물리학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후 김군은 우리나라 정보기관으로부터 학자금 일체 등을 대주는 조건으로 대북공안
업무에 능력을 사용해줄 것을 제안받았다. 이미 미국의 CIA와 구소련의 KGB가
초능력자들의 텔레파시, 투시, 최면술 등을 이용해 불꽃 튀는 「심령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보 관계자들도 더 이상 초능력의 세계를 외면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제의는 김군 부모의 완강한 반대로 없던 일로 돌아갔고, 김군 역시
스스로 사람들의 관심권 밖으로 멀어져 갔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95년 3월4일 성인으로 성장한 김성한씨는 84년의
실험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그는 경북의 지역신문인 「영남일보」
취재진을 포함해 7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 4분만에 감씨의 싹을 틔워 보이는 실험을
했다. 당시 취재를 한 卞成錫기자는
김씨의 손바닥에는 어떤 다른 사술(邪術)이 끼여들 여지는 없었으며, 입회인 중 다른
4명이 감싸쥐고 있던 똑같은 감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한씨가
발아시킨 감씨 싹의 길이는 8mm 가량. 감씨가 적정한 수분과 온도 등의 자연조건이
맞았을 때 발아하는 기간이 보통 3~4주임을 감안해보면 분명한 초능력의 세계였다.
김씨는 『염력으로 싹튼 씨앗의 나무나 열매는 보통의 그것과는 다르며, 경우에
따라서는 유전자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이 실험은 김씨가 이전의 날콩에서 싹을 틔운 실험 때보다도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와 함께 김씨는 「현대판 도인(道人)」의
모습으로도 변신해 있었다.
외근기자생활에 어느 정도 지쳤던 1994년, 나는 자진해서 과학환경부에 배속됐다. 발생사건을 취급하는 사회부나 경제부 등 외근 부서와 달리 주간부나 특집부 같은 신문사의 반 내근부서는 어느 정도 자기관심분야를 지면에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평소 관심대로 ‘초능력의 세계’란 시리즈를 기안했고 편집국장의 ‘OK’로 연재물이 채택됐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분야는 ‘염력’이었다. 종합일간지에 초능력을 소재로 장기시리즈를 낸다는 것은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선후배 동료들에게도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증명해 낼 수 있는 초상현상을 지면에 소개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구 경북지역은 삼국시대 이래로 ‘선비의 고장’이고 정신세계에 대한 뿌리가 확고하다. 기인걸사(奇人傑士)가 많이 났고 스승과 제자의 도제수업이 유달리 많은 곳이기도 하다. 초능력자들의 계보도 비교적 잘 정리돼있다. 김성한씨(성연문화원 선사)를 만나게 된 것도 그런 지역적 배경과 토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씨는 달걀부화와 시계시침(時針) 돌리기 등의 염력을 구사하는가 하면 죽은 꽃을 살려내는 장면이 학교 친구들이나 주위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돼왔다. 때로는 미래의 일을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해 사람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그를 처음 찾았던 1994년 가을에는 이미 나름대로 수행의 방향을 정한 뒤여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데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첫 만남은 대구시 남구 봉덕시장 뒤 도로변 2층 건물에 자리잡은 성연문화원에서 였다. 다담을 나눌 수 있는 정도의 공간 옆에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마루방이 붙어 있었다. 첫날 취재에서는 그의 생각을 끌어내기보다는 과거에 행했던 초능력이 사실이었는지를 확인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두 번째 만남은 3,4달 뒤에 이루어 졌다. 시리즈 첫 회에 김씨의 1984년 공개실험내용과 장면이 자료사진으로 보도된 뒤여서인지 제자들의 호기심도 큰 것 같았다. 1995년 2월4일 오전 11시. 아직 겨울이 깊은 때였고 전화 약속 뒤 찾아간 날은 마침 금요수행팀들(지금은 10여명으로 불어났다)이 모인 날이어서 자연스레 차상 주변에는 김씨의 제자들이 둘러앉았다. 모두가 김씨를 매우 존경하고 있는 만큼 그의 능력에 대한 검증(?)은 내 몫일 수 밖에 없었다. 제자들 마음에 남아있는 스승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이 나로 말미암아 고개를 들었을 법하다. 김씨는 특유의 겸양이 몸에 밴 사람이고 질문에 대한 답을 분명한 어조로 마무리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그는 엉터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이다. 알 수 없는 문제는 “알 수 없다”고 분명히 얘기하고 우리가 스스로를 속이면서 집단최면에 걸려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핵심을 찔러 지적한다.
-초능력이 유리겔라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공간이동이나 유체이탈도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것은(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행에서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육체적 건강을 가장 중시합니다. 그래서 식이요법 중 완전채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육체가 건강해져야 정신수행도 진전이 있습니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건강해진다는 이유로 기공(氣功)수련 붐이 일고 있습니다. 수련의 목적은 어떤 것입니까. “슬기롭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한 것이지요” -명상과 호흡수련이란 어떤 것입니까 “뇌파가 느려진 상태에서도 의식이 끊기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 호흡으로 뇌파와 심장기능을 안정시킨 뒤 잡념을 없앱니다” -초능력을 발휘할 때 신체의 변화를 스스로 느낍니까. “체온이 올라가고(섭씨39도 가량) 뇌파와 함께 맥박과 호흡이 30%가까이 떨어짐을 느낍니다. 초능력을 쓰고 나면 신체피로감이나 졸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호풍환우(呼風喚雨)하고 물질소멸이나 복원, 창조가 가능하다는 장보승(중국인)이나 사이바바(인도)의 능력이 실제로 가능합니까. “물론입니다. 다만 그런 것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염파(念波)가 두뇌 속의 크리스털 룸에서 나온다고들 합니다만…. “시대적으로 일반인의 이해를 돕는 한 방편이라고 여기면 됩니다. 제 스스로는 신체의 특정부위에서 나오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본인이 초능력자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습니까. “어릴 때부터 생각 없이 초능력을 사용해 왔지만, 1984년 방한한 유리겔라의 능력을 보고 같은 종류란 걸 느꼈습니다”
과학자들과 행한 실험의 내용과 개인적인 것에 대한 질문이 어느 정도 끝났을 무렵 김씨는 갑자기 “이 감 씨를 갖고 한번 실험해볼까요?” 라며 일어선다. 내심 바라던 처지라 달갑게 따라 일어선다. 김씨는 7명이 둘러앉은 마루바닥에서 나를 포함한 4명에게 우리가 방금 깎아 먹은 단감에서 나온 씨앗 두어 개씩을 나눠준다. 나는 김씨 옆에 자리 잡은 채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한다. “각자 이 감 씨의 싹이 발아될 수 있도록 염력을 줘 봅시다” 모두가 말없이 감 씨를 감싸쥐고 나름의 방법으로 감 씨에 염력을 주기 시작한다. 나 역시 감 씨에서 싹이 날 지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염력을 준다. 감 씨가 자연 상태에서 발아할려면 보통 3~4주가 걸린다. 그것도 적정한 온도와 수분 등의 자연조건이 맞았을 때 얘기다. 김씨는 한 두 번 감싸 쥔 손바닥의 감 씨를 향해 입김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3~4분이 지났을까. 김씨가 “이제 펼쳐보자”고 한다. 모두들 손안의 씨앗을 확인하지만 처음과 달라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씨가 거머쥔 씨앗들만이 싹이 나있다. 싹의 길이는 3~8mm가량이다. 모두 5개 정도이다. 실험 뒤 김씨는 “염력으로 싹튼 씨앗의 나무나 열매는 정상적으로 자란 식물의 그것과 다르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유전자구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원하는 사진촬영포즈도 취해줬다.
<나는 이날 실험 뒤 김씨가 싹틔운 씨앗들을 가져와 신문사에서 사진촬영을 한 뒤 화분 3개에 나눠 심은 뒤 당시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의 2층집 베란다 양지바른 곳에 두었다. 그러나 씨앗들은 더 이상 자라지 못한 채 땅속에서 썩어버렸다. 식물에 대한 나의 지식이 부족했든지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 테지만 검증력이 미치지 못했다. 물론 위 내용은 신문에도 사진과 함께 크게 소개됐다. |
제가 겪은 김씨에 얽힌 이야기 한 두 가지와 인터뷰 추가내용을 더 전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김씨와 인연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 초능력계에서 김씨만큼 확실히 뭔가를 증명해줄수 있는 능력자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1994년 신문연재 당시 적지 않은 분들이 책으로 발간하는 것을 권했지만 세상에 내세울만한 가치가 있을까 고민하면서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그렇게 7,8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저 자신의 수행경험도 쌓이고 주변이야기도 누적돼 이들의 수행원리나 가치관, 능력을 조금은 바깥에 알리고, 종합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겨났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곧이어 찾게 된 사람이 곧 김성한씨 였습니다.
2001년 2월 어느 토요일의 일입니다. 7년 만에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기자들의 습성이 그렇듯이 당장 만날 수 있는 지를 물었습니다. 김씨는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곤란하고 다음주 월요일 먼저 연락하겠습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월요일이 되자 여러 가지 일과 약속이 밀려 잠시도 틈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내편에서 어렵게 먼저 청한 약속을 어기기도 뭣해서 전화가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만하고 있었습니다. 저녁까지 기다려도 전화가 오지 않아 내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전화주시기로 했는데 연락이 없길래 먼저 전화했습니다” “오늘은 손님이 있고 바쁘신 것 같아서 전화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얘기는 확신 없이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인연은 이어지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아무 얘기나 실례할 사이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내심 너무 놀라서 만나면 물어볼 것이 많겠다는 생각에 빙그레 웃음이 나왔습니다. 며칠 뒤 만났을 때 “보이지 않는 현재상황이나 미래를 안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문을 텄습니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요” 천연한 답이 되돌아 왔습니다.
유난히 눈이 많았던 겨울의 끝자락이었습니다. 대구시 남구 봉덕동 길가에 있던 김씨의 거처는 그 동안 동구 신암동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찾아가는 골목길가에 쌓인 눈더미만큼이나 김씨는 흰 눈썹 흰 얼굴 그대로였습니다. 약속시간에 마주앉자 차를 준비해 왔습니다. 잠시 침묵하다 나름대로 준비한 궁금증을 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염력과 같은 가시적인 초능력보다는 영적 진화와 같은 마음의 문제에 우선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어떤 각자(覺者)는 윤회가 있다고 하고, 어떤 각자는 현실이 절대’라는 이야기로 다음 생이란 없다고 합니다. 육신을 떠난 영혼의 삶이 가능한 지 의문입니다.” “법문이란 도구이고 방편입니다. 배는 강을 건너기 위한 것입니다. 너무 운명론적이거나 인연에 집착한 사람에게 그 집착을 깨뜨리려고 자연법을 설한 것이고, 끝내 윤회에 집착하는 이를 위해 늙는 것도 죽는 것도, ‘끝’ 마저도 없다고 설한 것입니다. 법 자체가 만고불변하는 진리는 아닙니다” “사후세계란 있기나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티벳에서 처럼 명상으로 환생한 사람을 찾아낸다는 것도 그렇고요.” “사람은 누구나 생사의 경험기억이 없습니다. 과연 의식이 끊어지는 순간이 있는지 …. 우리현실도 꿈과 같이 내가 만든 환상은 아닌지요? 내가 죽음으로서 깨어나면 주변인물들도 꿈속인물들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 누구나 우주공간에 떠도는 에너지와 주파수를 맞추면 교감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전화목소리 만으로 저의 상황을 알아 맞추셨는데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지 궁금합니다.”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버리고 모든 것과 주파수를 맞추는 힘이 생기면 마치 당구공이 어느 방향으로 갈 지를 알 수 있듯이 그 몸에 실린 에너지를 보면 미래일과 현재상황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필요 없는 지식과 선입견 탓에 상대의 순수한 에너지를 읽지 못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린다는 것은 어떤 원리입니까.” “생각과 염력의 주파수를 숟가락의 그것에 맞춘 뒤 나의 정보(‘휘어져라’는 염원)를 전달하면 됩니다. 강한 힘이 숟가락을 휘어지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숟가락은 지금의 형태이전에 흐물흐물한 주물의 과정이 있었을 겁니다. 그 때의 에너지형태로 변화시키는 겁니다. 유연성이란 그런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환경을 이해하고, 무생물도 자기파장이 있으니 그것과 교감하는 힘이 유연성입니다.” “수행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영원한 행복이지요. 몸과 마음을 유연하게 해 환경에 잘 적응토록 하는 것입니다. 다른 생명의 행복을 무시해서도 안됩니다.” “선도에서 말하는 불로장생이 가능합니까.” “과학의 한 가능성이라고 합시다. 있을 수 있지요.” “초능력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체내의 전기적 현상이 마음과 성격을 만들어 냅니다. 체질이 바뀌면 마음과 성격도 바뀝니다. 수행한 사람도 술과 마약을 하면 마음이 바뀝니다. 그래서 체질형성에는 음식이 중요합니다. 자극성 있는 음식이나 육질류의 음식은 공격적인 체질을 만듭니다. 마음은 그처럼 육체를 떠난 숭고한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신력은 체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체질은 선천적인 경우가 지배적이지만 후천적으로 잘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자들을 어떻게 가르칩니까.” “자연스레 호흡을 편안히 하면서 명상하도록 합니다. 마음을 깊이 안정시킵니다. 근기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모두에게 난제가 있습니다. 자세가 안정되지 않은 사람은 거울을 보라고도 가르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선도수행과 요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수행자는 평소자신에게 솔직해야합니다. 겸손하게 스스로를 단련시켜야합니다. 몸이 건강할 때 자신한 마음은 교만에 불과합니다. 아플 때 평상심을 유지하는 힘은 평소에 닦아야합니다. ” “질병치료능력이 있으신 데, 그것도 나름의 (능력의)사회환원이라고 봅니다.” “맘으로 간곡히 빌어줄 따름입니다.” “멀리서 염원한다고 차도가 있나요?” ”본인의 마음이나 인연에 따른 것입니다. 질병에는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쁘다고 만은 할 수 없습니다. 때론 우리 잠재의식의 편향성이 육체에 그런 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 정신의 진화를 돕는 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약과 마찬가지로 병도 입에 쓰고 힘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초능력만 전하지 않고 그들의 정신세계를 전하는 것은 호기심에 그치지 말고 좀더 나은 가치를 지향하라는 충정에서입니다. 한편으론 이글을 읽는 분들이 증명할 수 없는 일을 부인하고 의심하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의문은 과학적 사고이고 옳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제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만큼 저는 이렇게 현상을 전달하는데 만족하고 보다 과학적인 검증은 다른 적합한 분들의 몫으로 넘깁니다. 그럼 좋은 한 주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