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똥, 오줌, 땀이 잘 통해야 건강하다
옛말에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通卽不痛 不通卽痛)고 하였다. 모든 질병은 통해야 할 것이 잘 통하지 않는 것에서 생긴다.
사람이 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려면 세 가지가 순조롭게 잘 통해야 한다.
그 세 가지는 똥과 오줌과 땀이다. 첫째 대변이 잘 나와야 하고 둘째 소변이 잘 나와야 하며 셋째 땀이 잘 나와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일러 삼통(三通)이라고 부른다. 특히 질병이 있는 사람과 아이들과 노인들은 이 세 가지가 잘 통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대변이 잘 나오는 것은 위와 장의 소화기능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중병을 앓고 있거나 열이 많이 나는 병자는 특히 대변을 잘 보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의사들은 제일 먼저 대변을 잘 보는지, 대변의 상태가 어떤지를 살펴 보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여겼다. 환자가 열이 많이 나고 대변을 며칠 동안 보지 못하고 있을 때 대변을 잘 나오게 해 주면 열은 저절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변비가 있으면서 열이 나는 것을 양명발열(陽明發熱)이라고 한다. 이틀이나 사흘 만에 변을 한 번 보는 것을 변비(便秘)라고 부른다. 날마다 대변을 시원하게 잘 보는 사람은 여간해서는 병에 걸리지 않는다.
사람이 마시는 액체는 모두 대부분이 혈액으로 들어간다. 소변을 시원하게 잘 보는 것을 수도창통(水道暢通)이라고 한다. 사람의 몸은 60-70퍼센트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늘 몸속을 잘 흘러서 순환해야 한다. 물은 고여 있으면 썩는다.
사람의 몸 속에서 물이 순환하는 것이나 자연에서 물이 순환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태양은 강물이나 바닷물이나 호수의 물을 증발시켜 수분을 하늘로 올려 보낸다.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가 한랭한 공기와 부딪혀 응결되어 비를 만들어 땅으로 떨어진다.
사람이 마신 물은 오장육부의 양기(陽氣)로 인해 증발되어 온 몸 구석구석에 공급된다. 그런 다음에 폐의 침강(沈降) 작용으로 인해 방광에 모였다가 오줌으로 몸 밖으로 나온다.
소변이 잘 나오는 것은 몸 속에서 물이 순조롭게 잘 순환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그뿐만 아니라 몸에 양기(陽氣)가 충만하고 심장(心臟), 비장(脾臟), 신장(腎臟), 폐(肺), 방광(膀胱) 등의 장부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땀이 잘 나는 것도 장부의 기능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땀은 몸 속의 양기가 진액을 증발시켜 형성된 것(陽加於陰謂之汗)’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태양이 수면을 쬐어 수분이 증발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땀을 잘 이해하면 인체 내의 양기와 진액(津液)의 관계를 명료하게 알 수 있다.
사람은 땀을 알맞게 흘려야 한다.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것도 나쁘고 흘리지 않는 것도 해롭다. 자연계에서도 비가 적당히 내려야 좋지 비가 지나치게 많이 내리면 홍수가 나고 모든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것은 그 만큼 진액의 유실(流失)이 많다는 것과 같다. 진액은 피가 변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한(汗)과 혈(血)은 동원(同源)’이라고 하여 땀과 피의 근원이 같다고 하였다.
땀이 전혀 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땀은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이를테면 풍한감기(風寒感氣)로 인해 한사(寒邪)가 몸속에 침입하면 땀구멍이 수축되어 땀이 나오지 않는다. 땀이 나오지 않으면 체온이 올라가게 되어 있다. 땀이 알맞게 나는 사람이 건강하다. 땀이 알맞게 나야 땀구멍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세 가지가 잘 통하는 것 곧 삼통(三通)을 옛날에는 개귀문(開鬼門), 결정부(潔淨府), 거원진좌(去菀陳莝)라고 불렀다.
옛날 사람들은 땀구멍을 귀문(鬼門)이라고 불렀다. 개귀문(開鬼門)은 땀구멍이 열렸다는 말이므로 땀이 난다는 뜻이다. 무서운 것을 보거나 깜짝 놀랐을 때, 또는 몹시 추울 때 소름이 돋는다. 소름은 외부의 귀기(鬼氣)와 사기(邪氣)가 침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털구멍과 땀구멍을 오므리기 때문에 돋는 것이다.
사람의 체온은 자율신경에서 조절한다. 자율신경을 담담하고 있는 것은 뇌의 시상 하부이다.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중추가 열을 제어하여 일정한 범위의 체온을 유지하게 하고 있다. 표준 온도가 설정되어 있어서 그 온도와 실제 체온이 늘 일치하도록 열을 만들어 내거나 내보내도록 관리 감독하고 있다.
열은 평상시에는 뇌와 심장, 간 등에서 만들지만 힘든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에는 주로 근육에서 만들어낸다. 노동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에는 열이 많이 생기므로 땀구멍으로 열을 내보내어 열을 식히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방광을 정부(淨府)라고 불렀다. 몸을 맑게 하는 장부라는 뜻이다. 결은 깨끗할 결(潔)이다. 결정부(潔淨府)는 소변이 잘 통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거원진좌(去菀陳莝)는 몸 속에 있는 찌꺼기를 잘 내보낸다는 뜻이다. 거는 갈 거(去)이고 원은 시든 것이 빽빽할 원(菀)이며 진(陳)은 늘어놓을 진(陳)이다. 곧 시들어 쓸모없는 것을 잘 내보내는 것을 가리키므로 똥을 잘 눈다는 뜻이다.
몸 속의 삼통(三通) 곧 대변통, 소변통, 땀이 잘 통하는 것은 서로 통한다. 이를테면 며칠 동안 대변을 보지 못하면 소변이 노랗게 나오고 땀이 많이 나온다. 날마다 똥, 오줌, 땀이 잘 나오는 사람은 여간해서는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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