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가성비 높은 복지정책’ , 이번엔 어린이집 무상 과일

[중앙일보] 입력 2019.06.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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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상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상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성비 높은 복지 정책"으로 꼽은 어린이집 과일 무상제공 사업이 12일부터 시행된다.  
경기도는 이날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을 제공하는 범위를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공동생활가정에서 도내 모든 어린이집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원대상은 어린이집 287곳, 지역아동센터 23곳, 그룹홈 한 곳으로 총 31만1000명 어린이가 혜택을 받는다. 사업비는 219억8000만원으로 도와 각 시·군이 절반씩 부담한다. 지원기간은 오는 11월까지다.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업체인 경기 잎맞춤 종합공동사업법인이 사과, 배, 포도 같은 과일과 토마토, 파프리카 같은 과채류를 주 2회(그룹홈은 월 1회) 소포장해 배송하는 방식이다. 어린이 한 명이 1회에 받는 양은 120g 정도다. 도내서 생산한 과일을 우선으로 한다. 김영호 경기도 친환경농업과장은 “도내 어린이들이 신선한 과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 식생활 개선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고 도내 산 과일 생산업체에 안정적 공급처를 마련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초등학생 치과 주치의 사업, 중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사업 등과 함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강조하는 가성비 높은 복지 정책의 하나다.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경기도 복지 모델이 지속 가능하냐’는 질문에 “지난해 신규로 시작한 복지 정책 예산을 모두 합쳐도 3000억원에 못 미쳐 전체 경기도 예산의 1% 정도”라며 “중첩적 효과를 낼 수 있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가령 청년배당이나 산후조리비 지원 정책이 청년이나 산모에게 혜택을 주는 것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나 골목상권 지원 등의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경기도 고위 관계자는 “도로 건설 같은 사업과 비교해 아주 적은 돈으로 큰 체감효과를 내고 있다”며 “지역아동센터에 처음 과일을 무상 공급할 때도 학부모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지사의 어린 시절 기억이 이번 어린이집 과일 무상공급 사업 추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릴 때 청소 일을 하는 아버지가 가끔 썩은 과일을 갖고 와 도려내 먹곤 했다는 기억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5월 경기도지사 후보 시절 첫 TV 연설에서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만 마치고 공장을 다니던 시절 아버지가 얻거나 주워온 썩기 직전 과일을 바로바로 먹어치워야 했다. 냉장고에 싱싱한 과일을 넣어두고 먹고 싶을 때 맘대로 꺼내먹는 꿈이 그때 생겼다”며“수십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런 꿈을 꾸는 청년들이 있다. 성남시 청년배당으로 3년 만에 과일을 사 먹었다는 청년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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