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재미있는 ‘스포츠 테크’ 뜬다

IoT, AI 등 접목해 운동에 흥미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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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2017년에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비만 어린이 및 청소년의 수는 지난 40년 동안 10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초중고생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18년도 학생건강검사 표본 통계에 의하면 2014년에 21.8%였던 비만군이 2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비만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바로 게임이다. 실감 나고 풍부한 콘텐츠를 가진 게임으로 인해 아이들은 운동과 스포츠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운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대신 체중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게임보다 재미가 없고 단조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해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스포츠 테크(Sport Tech)’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화제다.

 

‘2019 KSPO 인도어 사이클링’ 대회의 예선전 장면. 최근 들어 IoT 등의 기술을 운동기구에 적용해 흥미를 부여한 스포츠 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2019 KSPO 인도어 사이클링’ 대회의 예선전 장면. 최근 들어 IoT 등의 기술을 운동기구에 적용해 흥미를 부여한 스포츠 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지난 4월 6일 광명 스피돔에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주최로 ‘2019 KSPO 인도어 사이클링’ 대회가 열렸다. 인도어 사이클링 대회란 스마트 트레이너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한 실내에서의 자전거 경주로서, 실제로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시속 및 RPM 등의 데이터가 나와 승부를 겨루는 것을 말한다.

 

빙판과 추위 등으로 인해 실외 라이딩을 즐기기 어려운 겨울철을 위해 실내에서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이 트레이너다. 그런데 기존 트레이너의 경우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무료함으로 인해 금방 싫증을 느끼기 십상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스마트 트레이너다. 각종 측정장비가 내재돼 있어 최고 속도 등의 기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유명 자전거 라이딩 코스가 실제처럼 자전거 앞의 모니터에 펼쳐지기도 한다.

 

실제 라이딩 코스처럼 즐기는 스마트 트레이너

자전거 속도에 따라 영상이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며, 오르막길 경사에 따라 페달을 밟는 강도도 달라진다. 심지어 같은 코스를 달린 전 세계 자전거 마니아들이 기록과 자신의 기록치를 비교할 수도 있다. 덕분에 미세먼지나 우천 등으로 밖에서 자전거를 타기 어려운 경우에도 실내에서 실감 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 2019’에서는 스탭퍼나 실내자전거 등의 실내운동기구에 간단히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가상현실(VR) 피트니스를 즐길 수 있는 IoT 센서가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엠투미라는 VR운동기구 업체가 만든 이 제품은 고가의 VR 장비 없이 IoT 센서를 부착하기만 하면 기존의 실내 운동기구를 훌륭한 VR 피트니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유산소운동 및 근력운동이 얼마큼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운동 데이터가 통계로 저장되어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의 맞춤 분석이 가능하다.

 

내년에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일본에서도 기발한 스포츠 테크 제품들이 출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다이 사가 지난해 12월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판매를 개시한 IoT 스포츠 운동화 ‘언리미티브(ULIMITIV)’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품은 운동화 깔창 속에 가속도 센서를 내장한 유닛을 넣음으로써 발바닥으로 지면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블루투스를 통해 앱과 연결된다. 앱에는 걷기, 달리기 등의 도보 수를 포인트화할 수 있는 ‘필드 모드’와 좌우 반복 달리기, 점프 등 6개의 훈련 동작 포인트를 쌓는 ‘얼티메이트 모드’가 있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로 친구나 다른 유저들과 내기를 하거나 측정치의 랭킹을 확인함으로써 운동 동기를 부여해 신체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초등학생 시기는 운동신경이 발달하는 때이므로 이 시기에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은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구속이나 회전수를 알려주는 IoT 야구공

한편, 일본의 소프트웨어 회사와 스포츠용품 회사가 공동 개발한 IoT 야구공 ‘SSK 테크니컬 피치’는 일본 프로구단 중 8개 구단이 시험적으로 도입할 만큼 야구선수들에게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일본 도쿄 무역관의 자료에 의하면, 이 제품은 야구공 중심부에 3개 축의 가속센서와 지자기 센서, 각도, 속도 센서 등 9개 센서를 내장한 IoT 야구공이다. 따라서 공을 던지기만 해도 스마트폰에 구속이나 회전수, 회전축, 구종, 변화량 등의 투구 데이터가 전송된다.

 

이 같은 데이터는 야구선수와 지도자 간의 신뢰를 향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투수의 투구폼이나 타격폼 등은 비디오 촬영을 통해 객관적 분석이 가능하지만 공의 궤도나 회전 상태 등의 정보는 지도자의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지도자의 지도법에 신뢰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IoT 야구공에 의한 수치화는 지도자와 선수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알기 쉬운 지도 및 효율적 연습에 도움이 된다. 이 제품은 프로구단뿐만 아니라 어린이 야구단 및 중고생의 특별활동 연습에도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올림픽 등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일본은 IoT나 AI 등에 의한 스포츠 테크를 비롯해 스포츠산업 진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스포츠 진흥에 힘쓰는 이유 중 하나는 초고령 사회를 맞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의료비에 있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스포츠 테크 분야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성규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yess01@hanmail.net
  • 저작권자 2019.06.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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