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제국의 미래 :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그리고 새로운 승자

 

프로파일 

 

멘사붕어
2018. 9. 22. 1:02
URL 복사 이웃추가

IT 업계를 떠나 곧 백수가 될 신세인데
역설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뒤에야 이 책에 손이 갔고, 이제는 이 치열한 생태계에서 생존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되어 그런지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의 영어 제목은 The Four : The Hidden DNA of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이다. 한국어 제목이 너무 거대해서 위화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 책 내용은 영어 제목이 잘 담고 있으니
이번에 아이폰이 발표한 XS 가격에 기가 찼던 사람이나 페이스북을 한때 열성적으로 했거나 구글맵이든 지메일이나 크롬, 유튜브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챕터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그리고 애플이 각각 어떻게 성공했는지 성의 있게 분석하고
이 기업들의 성공을 이끈 DNA (책에서는 T 알고리즘이라고 표현함)를 소개한 부분이다.
책을 읽고 나면 정말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는 것을 느낄 만큼 통찰력 있는 분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았다.

특히 한국에선 아마존의 영향력이 미미해서 그들이 만든 세계에 속해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홀 푸드에서 간식거리를 사고, 아마존 북스에서 책을 구경하고, 커피를 마시며 언니네 집에 왔더니 아마존 에코가 너무나 당연하게 거실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책의 내용이 한층 더 생생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애플이 살인사건 용의자의 아이폰을 UNLOCK 하는데 협조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무시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트렁크에 시체를 넣어둔 채 살해된 용의자의 차 트렁크를 열기를 거부하는 자동차 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한 부분은 너무 인상 깊어서 언니랑 여행 중 한참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말이다.

애플이 비싼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페이스북이 내 정보를 팔아 이윤을 창출하는 것도 당연한 것은 아닌데
우리는 왜 기꺼이 정보 제공자가 되고 하얗게 투명한 애플 매장에서는 지갑을 열지 못해 안달인지,
한 번쯤 거리를 두고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
혹은 그런 성공의 신화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 성공 로드맵을 알려주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

추천 추천, 정말 꼭 다들 읽고 나랑 수다 떨어요.

플랫폼 제국의 미래

저자 스콧 갤러웨이

출판 비즈니스북스

발매 2018.04.30.

상세보기


 
280페이지
네 개의 거인 기업은 공통적으로 다음에 설명할 여덟 개 요소를 갖고 있다. 그것은 제품 차별화, 선견지명이 있는 투자, 세계 시장 진출, 호감을 주는 이미지, 수직적 통합, 인공지능, 최고의 인재 그리고 지정학적 위치다.

- 차별화
차별화는 소비자가 제품을 발견하는 곳, 제품 구매 방식, 제품 그 자체, 제품 배송 방식 등에서도 나타난다. 당신의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 사슬을 원재료 단계부터 생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정리한 다음, 신기술을 도입할 때 가치를 추가하거나 불필요한 손실을 제거하는 과정이 있는지 파악해보기 바란다.

 

그러면 그 가치가 모든 단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 영향을 받지 않는 어떤 단계를 확인했다면 그 지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아마존은 고객 경험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일에 기술과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데, 이 노력이 아마존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높은 기업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 선견지명이 있는 투자
구글이 내세우는 전망은 '전 세계 정보를 조직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전망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다.
제이시크루의 회장 밀러드 드렉슬러가 지적했듯 "목표를 돈벌이에 두지 않은 어떤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애초부터 승산이 없다."

-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경기대응적 countercyclical 시장, 즉 전 세계 어느 한 지역에서의 매출 감소를 견뎌낼 시장 전망을 확보해야 한다.
굳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확실히 '디지털적'이라 문화적 마찰이라는 통상적 원리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사실만 분명하면 된다.  우버가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거둔 매출 증가는 이 기업의 가치에 이른바 '추격자 효과 chaser effect를 일으켰고, 미국 외의 국가에서 벌어들인 그 최초의 1달러는 우버의 가치를 수십억 달러로 높여주었다.

- 호감을 주는 이미지
"자사와 관련된 뉴스가 부정적일 때 경영진은 공통적으로 자사가 원래 좋은 회사인데 어쩌다 나쁜 일을 당한 것처럼 세상이 인지해주길 바란다."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인식하는 기업 이미지는 곧 그 기업의 실체가 된다.

- 고객 경험의 수직적 통합
T 알고리즘의 다섯 번째 요소는 수직통합으로 구매 시점의 고객 경험을 통제하는 능력이다.
페이스북도 수직 통합을 이뤘고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자사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아웃소싱과 생산을 제외한 나머지 사용자 경험 전체 과정을 직접 통제한다.

 

사람들은 애플이 이룬 최대 혁신을 아이폰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애플을 1조 달러 짜리 기업으로 나아가는 여정에 안정적으로 올려놓은 것은 배송과 브랜드 통제권을 장악해 소매유통업으로 진출한 천재적인 행보였다. 당시만 해도 이 결정은 허황된 일로 보였다.

- 인공지능의 활용
T 알고리즘의 여섯 번째 요소는 기업이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과 이를 위한 도구다.
마케팅 시대는 잠재 고객을 어떻게 표적으로 삼는가에 따라 크게 세 시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시대는 '인구통계학적 표적 설정 Demographic Targeting' -> 사회적 표적 설정 Social Targeting -> 행동적 표적 설정 Behavioral Targeting
어떤 사람의 현재 행동만큼 그 사람의 미래 구매를 잘 예측하게 해주는 지표는 없다.


인공지능 덕분에 우리는 과거에 상상도 하지 못한 수준과 규모로 사람들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적인 기업들은 모두 데이터에 관한 한 수집, 분석, 사용 측면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휘두르는 막강한 힘은 표본과 통계의 종말이 가까워졌음을 뜻한다.

- 선망의 대상이 되는 기업
실제로 젊은 소비자들뿐 아니라 자사 직원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판을 잘 관리하는 능력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할 정도다. 현재와 미래의 직원 사이에 통용되는 브랜드 자산이 소비자 자산 consumer equity 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 지정학적 위치
지난 10년 동안 기업 가치를 100억 달러 이상 늘린 회사 가운데 회사에서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 안에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공학 대학교가 없는 회사는 거의 없다.
덧붙여 앞으로 50년 동안 세계 GDP의 3분의 2는 도시에서 발생할 것이다. 도시는 최고의 인재를 불러들일 뿐 아니라 이러한 인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165페이지

 

 

이들 기업이 공통적으로 소유한 것이 있는데 그게 무얼까? 그들은 수용자(사용자)와 지능(서비스 개선을 위해 서비스 사용 내역을 추적하는 알고리즘)의 ‘땅콩부터-초콜릿’ 조합을 사용한다.


이것은 주행거리가 늘어갈수록 가치가 더 높아지는 자동차와 같다. 지금 우리에게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저민 버튼 같은 제품들이 있다. 나이키 신발은 신을수록 그 가치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당신이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 올릴수록 페이스북의 가치는 점차 커진다.

 

이것이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 혹운 민첩한 대응Agility이다. 사용자는 페이스북이라는 네트워크를 보다 강력하게 만들며 웨이즈를 켜서 그것이 자신의 위치에 맞게 교통 흐름을 정밀 조정하게 함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이로워지도록 한다.


어디에 추직해야 할까? 또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벤저민 버튼 같은 회사에 취직하고 투자하라.
다시 한번 표를 보자. 오른쪽 위 사분면은 승자의 자리로 여기에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이 있다. 각 플랫폼이 수행하는 사업의 핵심은 사용자 등록과 데이터 처리 및 반복을 현금화하는 데 있다.


몹시 개인적인 감상을 한 줄 더 적어보자면 이 '지정학적 위치'는 정말 마음 깊이 공감하는 요소였다.
퇴사를 결심하게 만든 이유는 회사가 멀리 이전하기 때문이었으므로.

이사 가야 하는 사옥이 포함되어 있는 그 도시의 풍경,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들 혹은 그들이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어떤 모습일 때 그 동네에서 매우 만족하며 살 수 있는지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고
난 그 공간에서 행복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짧았지만 에어비앤비에 묶으면서 대리 체험도 해보았으나 나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고 말이다.

그 회사가 유지해가는 서비스들 신규 서비스라고 나오는 것들을 보아도
온전히 그 동네 주민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치가, 지리가, 도시의 모양이 이렇게나 중요한가 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