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장자연 사건에 국정원이 왜 개입?”
장자연 사건 초반부터 어른거렸던 국정원 그림자… “청와대·기무사·국정원까지 정보 수집”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국가정보원 직원도 개입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방첩과 대테러, 대북 관련 정보만을 수집하게 돼 있는 국정원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09년 3월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인배우 고(故) 장자연씨 사망 10주기였던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서 “국정원은 업무 범위가 매우 특정돼 있는 기관이다. 국내 정보 수집이 가능하긴 하지만 장자연씨가 대테러, 방첩, 대북과 관련된 게 뭐가 있느냐”며 “국정원 직원이 장자연씨 사망 초기부터 이 사건에 개입하려 했다면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조사돼야 하는데 그 부분도 조사가 제대로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언급한 국정원 직원의 장자연 사건 개입 의혹은 2011~2013년까지 진행된 이종걸 민주당 의원에 대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민사(손해배상) 소송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 의원은 2009년 4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장자연 문건에 나온 ‘조선일보 방 사장’의 존재를 처음 공개적으로 알렸다.
지난 7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선 장자연 사건 10주기를 맞아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을 짚었다. |
2009년 유 대표 소속사 매니지먼트 실장으로 근무했던 권아무개씨는 당시 국정원 직원의 등장과 관련해 “2009년 3월14일 유장호씨가 서울병원에 경찰 조사를 미루기 위해 자살 쇼로 입원했을 때 나는 유씨와 함께 병원에 있었다”며 “장자연양이 자살한 일주일 전부터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람이 유씨에게 연락이 왔었고, 병원에 유씨와 함께 계속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국정원 직원은 유 대표가 보관하던 장자연 문건 내용이 세상에 공개돼 유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소속사 여배우 쪽에서 부탁해 유씨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당시 권씨와 함께 유 대표 소속에서 매니저 일을 했던 송아무개씨의 사실 확인서에도 나온다. 송씨는 “3월14일 유장호가 자살 소동으로 서울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나는 몇 차례 병원에 유장호를 방문했고, 그때마다 항상 병원에 있었던 국정원 직원이 나에게 명함을 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2009년 3월7일 신인 배우였던 장자연씨가 자신의 이름과 사인, 지장 날인이 적힌 자필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진=노컷뉴스 |
이른바 ‘장자연 자필 문건’을 후배 기자와 함께 최초 보도한 김대오 전 노컷뉴스 기자는 지난해 10월29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당시 국회나 재계, 그다음에 청와대, 기무사, 그리고 국정원까지도 이 문건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취재를 했던 나에게도 계속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조선일보 취재진들이 나와 접촉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당시 상황의 경우 조선일보 쪽에서는 (방 사장)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에 알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장자연 사건 관련 검·경의 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결과적으로는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수사가 안 이뤄지거나 수사를 했지만 굉장히 부실하게 이뤄지고, 수사는 했으나 수사기록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사건이긴 하나 여전히 밝혀야 할 게 많고, 이것을 밝히는 것이 사회적으로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장자연 사건’ 고액수표 명단과 국정원 연루 의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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