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짜 기름이 시장에 나돌았다. 어찌 기름뿐이랴. 자기 몸뚱이 빼고는 모두 가짜라고 할 판이었다. 양잿물도 가짜일까 봐서 먹어봤다던가. 가짜 왕국이었다. 참기름 장수가 고심 끝에 가게 문에다 크게 써 붙였다. ‘순 진짜 참기름 팝니다’ 이렇게 써 붙였다고 신뢰가 회복되었을까? 천만에다. 신뢰란 한 번 추락하면 회복되기가 힘들다. 신용을 생명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개성상인들은 자기네 상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송두리째 폐기처분을 했다. 개성상인의 신뢰는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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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TV조선 영상 캡쳐) |
■ 기레기가 무엇인가? ‘기러기’를 잘못 쓴 게 아니다. 분명히 ‘기레기’다. 기레기는 무엇인가. ‘기자 쓰레기’의 줄임말이다. 기자들에게는 죽기보다 듣기 싫은 말이겠지만 지금은 보통으로 듣는다. 사전에도 나와 있다. 기자 중에는 정식으로 항의를 하는 친구도 있다. 자기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누구를 말하느냐고 했더니 ‘조·중·동’이라고 한다. 조·중·동이 누구인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다. 조·중·동 기자들은 얼마나 열불이 나겠는가. 그러나 공개적으로 아니라는 항의 기사 하나 쓴 거 본 적이 없다. 그럼 기레기를 인정하는 것인가. 그럴 리가 있는가. 자신이 도둑이라고 인정하는 도둑놈은 없다. 지금은 그만둔 옛날에 조·중·동에 근무하던 친구에게 물었다. 그냥 웃었다. 지네 씹은 표정이다. 그 표정 속에 기자의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 기자실 출입도 못 하던 KBS 기자 자유당 시절, KBS 기자들은 정부 부처 기자실에 자리가 없었다. 너희들이 무슨 기자냐는 것이었다. 공보실 구석에 앉아 있었다. 항의도 안 했다. 당연히 자신들은 기자 축에 못 든다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언론민주화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KBS에 정연주 사장이 왔다. 언론이 제자리에 서는가 했더니 정연주 사장이 잘렸다. 조·중·동이란 말도 생겼다. 잘린 기자들은 월부 책을 팔러 다녔다. 기레기를 더 설명해야 하는가. 역사는 돌고 도는가. 독재 시절 동아일보 앞에서 개처럼 끌려 나와 내동댕이 처졌던 동아일보 기자들과 조선투위 기자들. 그러나 지금 조·중·동에는 기레기가 잘도 날아 다닌다. 날개에 힘도 안 빠진다. 길에서 만나면 웃고 지나가는 조선일보 간부 기자가 있다. 지금도 만나면 내가 하는 소리가 있다. ‘자네 아직도 조선에 있나?’ 그 친구도 웃는다. ‘아직도 안 잊어버리셨습니까. 20년이 지났습니다.’ ■ 무관의 제왕과 목구멍이 포도청 유행이라는 것이 무섭다. 요즘 ‘판레기’라는 말이 있다. ‘판사 쓰레기’다. 그 이유도 잘 알 것이다. 대법원장을 지낸 양승태가 오랏줄에 감겼으니 판사나 국민이나 참담하기는 마찬가지다. 40가지가 넘는 죄명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발부된 양승태. 만약에 기레기들이 양승태는 죄가 없다고 줄기차게 우겨댔다면 어찌 되었을까. 있는 죄가 없어질 리 없지만, 최소한 불구속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기자가 쓰는 기사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그러니까 기레기란 오명을 쓰면서도 기고만장 아닌가. 전혀 아닐 것 같은 고위관리가 기자 앞에서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나중에 한마디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 무서워서 그러겠느냐는 것이다. 그럼 더러워서 그러는가. 어쨌든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까 기자들이 기고만장이다. 아들이 조선일보 기자라는 사실을 말 안 하는 해직 기자 출신 친구가 있다. 이유는 다 들 알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좀 지난 얘기지만 TV조선 엄성섭 기자의 북한 풍계리 취재 비자 관련 1만 달러 비용 얘기는 기레기들도 창피해하는 얘기다. 아직 잘 다니고 있는가. 요즘도 오보는 잘 내고 있는가. 솔직히 조·중·동 기자를 보면 가엾다는 생각부터 한다. 왜 자신들의 명함에 보이지 않는 기레기란 이름이 있는 걸 모르겠는가. 오장은 빼고 살자고 결심한 기레기지만 불쌍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옛날 그토록 당당하던 나의 기자 친구들. 지금은 세상 떠난 친구가 태반이고 살았어도 늙어 비실거리지만 어쩌다 만나 옛날 얘기하면서 가슴이 아프다. 세 사람이 만나면 호랑이를 만들어 낸다고 조국 민정수석이 말했다. 어떤가 기레기 공포라고 하면 아니라고 할 것인가. 그러나 이제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기레기의 장난은 오래가지 않는다. 조·중·동 기레기가 아무리 기승을 떨어도 바른 기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굳게 믿는다. 기레기들도 사라질 것이다. 기레기들은 이제 기자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바른 기자 되기는 틀렸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으로 조·중·동의 큰 제목이라도 보려다가 치미는 후회로 덮어 버린다. 그렇게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제목을 달 수 있단 말인가. 기사는 말할 것도 없다. 제 딴에는 최대한 그럴듯하게 꾸며대지만 국민들은 기레기들의 상투 끝을 잡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 아빠, 기레기가 뭐야? 한국당의 전당대회 보도를 보면서 참으로 속 편한 기레기들도 있다고 생각했다. 5·18 광주학살 만행 보도를 보았는가. 김진태·이종명·김순례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들었는가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한국당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했다는 김준교가 한 말을 들어보자. (반드시 귀를 씻어라) “저런 게 무슨 대통령이냐!” “문재인을 민족 반역자로 처단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과학고를 다녔다는 김준교. 혹시 자식이 있는가. ‘왜 아빠를 XX 놈 이라고 그래?’ 아들이 묻는다면 대답할 말이 있는가. 아무리 기레기라고 해도 김준교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기레기 조·중·동이 제대로 비판했다면 김준교는 사퇴했을 것이다. 지금 오락가락 갈지 자 걸음을 걷는 황교안은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인물이다. 요즘 황교안은 태블릿PC 조작설까지 입에 담고 다닌다. 한국당 지지자들은 황교안이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당의 집권은 물 건너갔다는 여론을 황교안은 아는가. ■ 기레기야 제대로 좀 날자꾸나 제갈공명이 오장원에서 죽고 사마의는 이제 대권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사마의가 촉군을 추격하다 멀리 백우선을 든 제갈공명의 모습만 보고 혼비백산 도망친다. 후에 역사는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쫓다’라고 했다. 사마의가 사실 확인을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마의는 기레기의 원조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다. 희망이 없는 한국당에야 무슨 기대를 걸겠느냐만 시각을 다투며 변하는 한반도 관련 정세는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기레기들의 오보를 경계해야 한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이럴 때 국민은 기레기들의 마지막 남은 애국심에 호소해야 한다. 한반도의 주인은 우리다. 아무리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관심을 둔다 해도 가장 우선되는 것은 자국의 이익이다. 미국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이 함께 할 때가 가장 이상적인 한반도 정책이 도출될 수 있다. “내 아이들이 핵 지닌 채 평생 살아가길 원치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의 소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원이다.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이를 남과 북의 온 국민이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이를 알리는 것이 언론이다. 올바른 한국의 정론이다. 이럴 때 언론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기레기의 양심이다.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떠나서 언론은 존재할 수 없다. 정치도 같다. 설사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인다 해도 그것은 순간일 뿐이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큰일이다. 그 중심에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가 있다. 기레기가 있다. 국민은 알고 있다. 이제 긴 얘기가 필요 없다. 이제 ‘순 진짜 참 언론’이란 말은 사라져야 한다. 기레기는 날아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한국의 언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빠, 기레기가 뭐야?’ ‘이제 기레기는 없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