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인 6·12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따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6분(한국시간 오후 3시36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2012년 집권한 김 위원장이 판문점과 중국을 제외하고 외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이날 오후 3시45분 도착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를 타고 입국했다.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검은색 리무진 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고, 싱가포르 당국은 북한 대표단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까지의 이동로를 30분가량 전면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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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띤 김정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과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세 번째) 등 수행단이 10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하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리 총리에게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집안일처럼 성심성의껏 제공해주고 편의를 도모해준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결정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일부 외신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당일인 12일 오후 2시 싱가포르를 떠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도중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17시간을 날아와 이날 오후 8시22분(한국시간 오후 9시22분) 싱가포르 파야 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북·미 협상의 ‘실무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했다. 전용기에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 등과 간단히 환담을 나눴으며,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좋다”고 답했다. 곧이어 대기 중이던 리무진에 올라탔고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는 오후 8시50분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리 총리와 회담한 뒤 정상회담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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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흔드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싱가포르 파야 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나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싱가포르=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정재영·김민서·김예진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