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원희룡 새누리당 후보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원희룡 후보의 독주는 워낙 원 후보가 가진 정치적 이미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원희룡 후보가 출마하기 이전부터 제주는 제주판 3김 청산이라는(장기간 제주도지사 등에 나왔던 올드세대) 세대교체론이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희룡이라는 인물의 출마는 세대교체론을 충족시켜주는 카드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그가 나이가 젊고 정치적 이미지가 좋다고 제주도지사에 적합한 인물이냐는 점입니다. 오늘은 그가 과거 보여줬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제주도지사' 후보인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제주도민이 아닌 서울시민으로 살았던 원희룡'
원희룡 후보는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제주를 떠났던 인물입니다. 그가 제주를 떠나 후 친인척을 방문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적은 있지만, 정치적으로 제주를 찾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제주 4.3사건의 피해자 가족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원희룡 후보이지만, 도지사 출마를 하기 전에는 4.3위령제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바로 원희룡 후보입니다.
그의 4.3위령제 불참은 한 마디로 제사때는 바쁘다고 오지 않다가 유산 상속받을 때가 되니, '나도 우리 아버지 아들이다. 그러니 유산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집 나갔던 아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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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주 4.3위령제를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원희룡이라는 인물은 제주를 떠난 순간부터 이미 자신이 제주도민이라는 생각을 뇌리에서 지웠기 때문입니다.
원희룡이라는 인물은 고향 제주를 떠나 서울에 살면서 언제나 '서울시민 원희룡'을 강조하고 살았습니다. 그가 쓴 책에도 '서울시민 원희룡 지음'이라고 정확히 적혀 있습니다.
책에서뿐만 아니라, 그는 2010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에서도 분명히 '서울시민 원희룡'을 내세우며, '서울시민 원희룡 시민들과 위대한 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가 고향 제주로 돌아온 배경은 거주가 아니라, '제주도지사 출마' 때문입니다. 만약 제주에서 2~3년 살다가 제주도지사에 출마했다면 무어라 할 말은 없습니다.
계속 서울시민으로 살다가 제주도지사 때문에 제주도민이 된 그를 보면 진정한 마음으로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 정치적 이미지 뒤에 숨은 그의 뻔뻔함'
'새누리당(한나라당) 쇄신파 의원 원희룡'이라는 이미지와 수식어가 늘 원 후보를 포장해줍니다. 과연 물론 그의 발언만 놓고 보면 쇄신파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보면 그를 쇄신파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원희룡은 4대강 사업 예산 날치기 통과에 몸을 던졌던 인물입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그의 주장에 대해 4대강 전문이었던 김진애 전 의원은 조목조목 그의 4대강 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오진에 의한 수술을 계속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4대강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원희룡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쇄신파 운운하지만, 그는 새누리당의 정책이라면 몸을 던졌고, 제주4.3위원회 등도 도민의 입장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폐지하는 법안에 찬성한 인물입니다.
원희룡 후보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가담했던 사실은 널리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06년에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2006년 12월 28일 한나라당 '새정치수요모임' 특강에서 원희룡 의원은 '부동산 문제 하나만 갖고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2004년 탄핵도 황당했지만, 임기 중 대통령을 향해 탄핵하겠다고 서슴지 않고 발언하는 그를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제주도민은 노무현 대통령에게만큼은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현직 대통령으로 제주도에 내려와서 제주도민에게 '4.3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도민을 위로했던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수십 년간 제주도민이 가졌던 원한과 의리를 회복시켜줬던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나선 원희룡 후보를 제주도민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현상 그 자체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진짜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준 사람을 괴롭혔던 인물을 지지한다면, 제주도민이 진짜 어려울 때 누가 도와줄 것입니까?
'원희룡이 전부를 바쳤던 것은 출세와 성공이었다'
원희룡 후보는 제주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어머니, 원희룡입니다.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 어디서 본 듯합니다.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원희룡 후보 캠프 사무실에는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 라는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2014년 제주도지사 출마 선언장에 '어머니, 원희룡입니다.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또 등장했습니다.
바뀐 것이 있다면 2011년은 총선승리,대선승리를 위해서고, 2014년은 제주를 위해서라는 차이입니다.
그가 얼마나 자신의 전부를 바칠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매번 선거에 나올때마다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보면, 그다지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원희룡 후보에게 '제주 출신이기 때문에 손해를 봤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그는 그랬다고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2008년 한 블로거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50만 정도의 작은 지역 출신이라는 것은 정치인에게 핸디캡일 수 있다'고 대답했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도 '원희룡이 경상도에서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더 출세했을 수도 있는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원희룡에게 제주도는 성공과 출세를 가로막는 걸림돌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제주지사 출마 직전까지 '제주도지사에 출마할 생각 없다'고 계속 강조했었습니다.
제주도가 핸디캡이라 했던 사람이 이제 제주도지사로 출마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제주도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 가족은 제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앞으로 평생을 제주에서 살려고 왔습니다. 제주가 너무 좋다고 블로그에 자랑을 너무해서 글을 보고 제주에 온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민들은 제주가 핸디캡이라는 사람을 도지사감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제주자랑 못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