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86년 MS·06년 아이폰' 잡은 손정의, 2018년 베팅은?
[손정의 제국](종합)
편집자주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세계 비즈니스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미국의 우버와 중국의 디디추싱에 투자하면서 차량공유제국을 건설하고 있고, 아마존에 맞서는 전자상거래제국도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인공지능 회사에 투자하면서 차량공유와 전자상거래, 자율주행차까지 편입하는 거대한 IoT(사물인터넷) 제국을 만들고 있다. 일국의 비즈니스를 자신의 IoT 제국에 모두 복속시키겠다는 구상이다.
━ ‘미래에 베팅한 미친 남자’ 손정의의 점선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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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로부터 다시 10년 뒤인 2016년 손 회장을 보는 세계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래에 베팅한 미친 남자’라 불리기 시작했다. 손 회장은 60세 생일이 되는 날 은퇴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이를 1년 앞둔 2016년 번복했다. “욕심이 생겼다. 엄청난 패러다임 시프트의 새로운 비전을 보았다. 내 소임이 아직 덜 끝난 것 같다.” 그러면서 그해 7월 손 회장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인수했다. 1주당 43%의 프리미엄을 얹어 전액 320억달러(약 35조원) 현금으로 인수했다.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는 오히려 “50수 앞을 내다보고 돌을 던졌다“, “정말 싸게 사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금 전 세계 스마트폰의 90% 이상이 이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쓰고 있다. 이때부터 손 회장은 자신이 말한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빅픽처’의 포석들을 정조준해 사들이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차량공유, 자율주행, 반도체, 전자상거래, 인공위성 통신,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 분야는 달랐지만, 핵심기업들을 손에 넣은 뒤 ‘미래’라는 키워드로 연결했다. 손 회장은 최근 2년간 전 세계 차량공유회사들을 차례차례 장악했다. 우버(미국), 디디추싱(중국), 그랩(싱가포르), 올라(인도), 99(브라질) 등에 투자했다. 투자한 회사의 경쟁사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벤처캐피털 업계의 불문율도 깨버렸다. 우버가 최근 그랩에 동남아 사업을 넘긴 것도 손 회장의 작품이다. 손 회장의 계산은 각 나라 차량공유시장을 장악한 뒤 이를 연결해 세계 차량공유 플랫폼을 만드는 것. ‘소유’가 아니라 ‘공유’가 될 수밖에 없는 자율주행차를 차량공유 플랫폼 안으로 넣겠다는 구상도 있다. 손 회장은 또 기술을 지배하는 기술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인터넷 다음은 모든 것이 인공지능으로 연결되는 IoT”라며 미국 그래픽카드(GPU) 제조업체 엔비디아에 투자했다. 엔비디아의 GPU는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인 딥러닝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그는 또 “정보혁명 다음은 로봇혁명”이라며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로봇회사들에도 투자했다. 소형위성 900개를 띄워 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미국 인공위성 통신망 서비스 원웹에도 투자했다. 소프트뱅크가 지금까지 출자한 기업은 800여곳. 지난해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0조엔(약 100조원) 규모의 기술투자펀드(비전펀드)도 만들었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회견에서 “10조엔이 2년 정도 지나면 고갈될 것”이라며 “100조엔 규모의 펀드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투자한 회사들은 모두 연결이 된다. 로봇회사들이 개발하는 자율주행로봇은 전자상거래회사의 물류창고에서 사용된다. 반도체설계회사 ARM의 목표는 전 세계 1조개의 IoT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것인데 여기엔 엔비디아의 딥러닝 기술이 탑재된다. 원웹의 인공위성 통신망은 이 IoT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손 회장이 구상하는 단일의 차량공유 플랫폼과 우버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에는 엔비디아와 ARM이 개발한 딥러닝 칩이 탑재된다. 월마트가 우버의 차량서비스를 활용한 식료품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데 손 회장이 이를 통해 미국에서 아마존과 정면으로 맞설 거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점→선→면 전략’이자 ‘군(群)전략’이다. 서로 다른 모델의 독립적 기업들에 투자한 뒤 이들을 자본관계로 결속하고 종국에서 차량공유, 자율주행, 전자상거래 각각의 플랫폼을 한꺼번에 지배하는 거대 IoT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손 회장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가 인류 최대 패러다임 시프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플랫폼의 권력자는 소프트뱅크가 된다. 플랫폼을 장악해 그 제국의 ‘게임의 룰’을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 읽어주는 MT리포트] 김신회 기자 ━ 손정의의 차량공유 제국…소프트뱅크가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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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업계의 진정한 제왕은 우버가 아니라 소프트뱅크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지난 1월 소프트뱅크가 우버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자 이렇게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에 77억달러(약 8조2000억원)를 투자해 지분 15%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중국 디디추싱(투자액 약 100억달러), 싱가포르 그랩(30억달러), 인도 올라(2억1000만달러), 브라질 99(1억달러)에 이어 우버까지 주요 지역 강자들로 거대한 차량공유 플랫폼을 구축했다. 일련의 행보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 전략 가운데 하나를 잘 보여준다. 그는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지역 강자에 주목해왔다.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지역을 장악한 기업이 현지에 맞는 서비스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게 이유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차량공유업계가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우버는 2016년 중국에서 전면전을 벌이던 디디추싱에 현지사업을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사업을 현지 1위 업체인 얀덱스에 내줬다. 지난달엔 동남아시아 사업을 그랩에 넘겼다. 인도에서도 곧 발을 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우버는 글로벌 전략을 포기했지만 소프트뱅크는 주요 지역을 모두 장악한 셈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차량공유시장이 궁극적으로 연간 1000억달러 규모가 넘는 세계 택시시장까지 잠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차량공유시장 규모는 아직 택시시장의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손 회장이 차량공유 플랫폼을 장악하며 마음속에 품은 시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말 WSJ에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식이 30~50년 안에 모두 바뀔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해 차량공유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시대의 차량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다. 필요할 때 자율주행차를 불러 이용하면 된다. 이때 필요한 게 차량공유 플랫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손 회장이 이미 높아진 자율주행차 기술 장벽에 맞서 '기술을 지배하는 기술'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손 회장이 2016년에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도 설계한다. 그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 시장도 장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차량공유 플랫폼은 엄청난 데이터도 축적한다. 특히 이동과 관련한 정보다. 이를 활용한 데이터산업의 잠재력도 상당하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쌓인 데이터처럼 당장 광고수단이 될 수 있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통, 물류, 숙박, 관광, 보안 등 관련 산업에 보다 값진 정보로 가공할 수 있다. 손 회장이 차량공유 플랫폼 장악을 통해 '스마트 시티'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읽어주는 MT리포트] 김신회 기자 ━ 손정의가 그리는 전자상거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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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00년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만나 6분 만에 2000만달러(22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마윈의 강렬한 눈빛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손 회장의 전자상거래회사 투자 과정을 보면 그에겐 거대한 밑그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손 회장은 최근 수 년 간 아시아 전자상거래 실크로드를 그려왔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한국의 쿠팡, 인도의 스냅딜과 플립카트,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아에 잇달아 투자했다. 야후쇼핑을 운영하는 야후재팬 지분의 43%도 가지고 있다. 일단 전자상거래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AT커니에 따르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연평균 35%씩 성장해 2025년이 되면 1000억달러(10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도 매년 40%씩 성장해 2025년 800억달러(85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손 회장은 더 멀리 내다봤다. 바로 아시아 전자상거래의 통합이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인도에서 플립카트와 스냅딜의 합병을 추진 중인 것도 손 회장이 주도하는 통합 움직임의 하나로 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통합과정에서 손 회장의 우수 장학생인 알리바바가 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또 지난해 4월 알리바바와 인도의 전자결제서비스 페이티엠에 4억4500만 달러(4709억원)를 투자했다. 페이티엠은 지난해부터 알리바바 모델을 차용한 오픈마켓 '페이티엠 몰'을 시작했다. 한국 시장도 지난해 알리바바가 전자결제 자회사인 알리페이를 통해 쿠팡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관측이 제기돼 '소프트뱅크-알리바바-쿠팡'의 한중일 삼각편대가 구성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손 회장이 아시아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상관없이 고객들이 동일한 플랫폼에서 동일한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도의 소비자들이 플립카트에서 쿠팡이 파는 한국제품들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의 구상이 성공한다면 소프트뱅크의 전자상거래 블록이 글로벌시장에서 아마존을 고립시킬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은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손 회장도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어닝콜에서 “내가 투자한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아마존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손 회장이 생각하는 전자상거래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손 회장이 그리는 '사물인터넷(IoT) 제국'의 연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브스는 최근 손 회장의 'IoT를 통한 초연결사회 구상'을 조명하면서 “손 회장이 사 모은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초지능 발전에 유용한 먹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의 구매·결제 등 인간행동 데이터와 물류와 배송 데이터 등이 초지능 발전의 밑천이 될 거라는 것이다. 이해진 기자 ━ 버핏 능가하는 안목…유니콘 키우는 손정의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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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손정의(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이자 투자자로 불린다.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여럿 성공시켜 '아시아의 워런 버핏'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만큼 투자를 잘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둘의 투자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버핏이 저평가된 우량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부자가 됐다면, 손 회장은 미래를 선도할 기술기업에 미리 투자해 성공을 거뒀다. 손 회장을 성공으로 이끈 투자 원칙 중 한 가지가 '시대를 바꾸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손잡는다'는 것이다. 트렌드에 한발 앞서나가는 기업을 발굴하고 우군으로 삼는 투자 방식이다. 1986년 작은 벤처기업이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발굴해 일본 내 소프트웨어 독점판매권을 따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손 회장은 MS의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확신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MS의 윈도3.1,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소프트웨어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소프트뱅크 성장에 큰 공헌을 했다. 손 회장은 치밀한 분석을 통해 투자 대상의 가치를 확인하면 다소 위험하더라도 과감히 모든 것을 걸었다. 손 회장은 직원들에 자신의 투자 원칙을 설명하며 "승률이 90%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전장에 나갔을 때 이미 싸움이 끝난 후일 수 있다"며 "M&A은 승률 70%의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위험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 확신이 있다면 단숨에 승부를 걸라는 조언이다. 한때 인터넷 포털시장을 석권했던 야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한 알리바바 등은 이 같은 손 회장의 투자 철학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다. 잠재력은 크지만 무명의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이들이 손 회장의 투자 이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렇다고 손 회장이 투자를 도박으로 여긴 건 아니다.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달성할 수 없는 성장성 없는 회사, 현금 흐름이 나쁜 회사 등은 투자 대상에서 철저히 가려냈다. 손 회장이 손자병법에서 착안해 만든 특유의 경영 전략인 '제곱 병법'의 핵심도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이다. 투자에 앞서 빈틈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로 전략으로 압축해 목숨을 걸고 실행해야 일이 성사된다고 손 회장은 강조한다. 손 회장의 승부사 기질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로 주당 1억2000만원이 넘던 소프트뱅크 주가가 100분의 1 토막이 났지만, 손 회장은 주저앉기는커녕 오히려 투자의 적기라며 새로운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특히 당시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가 장악하고 있던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면서 단번에 전국 규모로 키웠다. 모두가 미쳤다고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손 회장은 하루 19시간씩 일에 몰두하며 사업을 밀어붙였고, 매년 1000억엔(약 1조원) 씩 적자를 보던 사업을 5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이동통신 사업에도 진출해 애플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공격적이면서도 성공 확률을 정확히 판단하는 손 회장의 투자 전략은 일본 에도시대 무사 사카모토 료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손 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료마의 자서전을 읽고, 새로운 일본을 꿈꾸며 짧지만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던 그에게 매료됐다. 책을 읽고 난 다음 손 회장은 "그래, 인생의 길이가 아니다. 어디에 인생을 거느냐가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손 회장은 60세가 되는 2016년 말 은퇴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이뤄보고 싶은 일이 많다면서 은퇴를 10년 뒤로 미루기까지 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가 된 손 회장이 은퇴 시기까지 미루며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때 사업가로서의 쾌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도약을 위해 꼭 성공시켜야 할 사명이 생겼을 때 사람의 대뇌가 활성화한다. 어려운 일에 정면으로 맞설 때 쾌감이 생기는 것이다.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을 때 술에 잔뜩 취해 잠시 잊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해결 방안이 떠오르고 이를 실현했을 때 비로소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그때가 사업가로서 가장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 2016년 1월). 유희석 기자 ━ 韓 ICT 스타트업 '큰 손'된 소프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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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한국 ICT(정보통신기술) 벤처 업계에도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소프트뱅크그룹의 벤처투자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한국 벤처투자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축으로 꼽힌다 . 이와 별개로 2015년 국내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던 것처럼 필요에 따라 소프트뱅크 본사가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우선 소프트뱅크코리아의 100% 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소프트뱅크그룹에서 유일한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다. 2000년 설립 이후 다양한 유망 스타트업들에 투자, 빼어난 투자 성과를 달성했다. 대형 게임사 넥슨이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2005년 넥슨에 투자했다. 넥슨이 2011년 도쿄 증시에 상장하면서 6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카카오 키즈'로 불리는 모바일게임사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역시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한 기업이다. 각각 2013,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소프트뱅크벤처스에 투자수익을 안겼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게임사 외에도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영상 스트리밍 등 다양한 ICT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006년 투자한 블로깅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 TNC는 2008년 구글에 인수됐다. 구글이 인수한 최초 아시아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2013년 투자한 영상 스트리밍 업체 드라마피버는 소프트뱅크 본사가 인수했다. KT가 인수한 앤써즈, SK플래닛이 사들인 헬로네이처 역시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는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 ICT 신기술 분야 스타트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 스타트업 26개사에 총 859억원을 투자했다. 넥슨 지주사 NXC가 지난해 9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코빗을 인수하면서 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금의 4배 이상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70억원을 투자한 덕우전자는 같은 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 들어서는 스캐터랩(AI 대화), 어레이(AI 영상), 투자아(AI 신약), 패스트캠퍼스(성인 실무교육), 인테이크(간편식품 제조)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운용 중인 펀드 규모는 572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KDB산업은행, KB손해보험, LG유플러스 등이 출자한 1210억원 규모의 '에스비글로벌챔프펀드'를 결성했다. 2016년 말 네이버와 함께 조성한 500억원 규모의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의 경우 출자금을 523억원 늘리고, 투자 분야를 미디어 및 콘텐츠에서 AI로 확대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관계자는 "AI, IoT, 스마트 로보틱스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북미, 이스라엘, 유럽 등 전 세계 ICT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벤처 생태계 육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는 별개로 소프트뱅크 본사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한국 기업에 직접 투자해왔다. 2015년 당시 적자 규모가 컸던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 본사의 한국 직접 투자 내역에 대해서는 소프트뱅크가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투자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16년 한국을 방문해 "10년 내 한국에 5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10일 유료 택시 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에도 거액의 투자를 제안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서진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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