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소통 리더십'…짧지만 강렬했던 '감독 조진호'의 4년
10일 오전 심장마비로 44세라는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의 대표적인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2013년 12월 대전시티즌 대행을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한 건 4년이 채 되지 않지만,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를 오가며 묵묵히 성과를 내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10일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한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8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페이스북 캡처] |
대전 대행에 오른 지 5개월 만에 정식 감독에 임명된 조 감독은 2014년 대전의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을 일궜다.
승격 이후 2015년 5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지만, 지난해 상주 상무 지휘봉을 잡아 팀을 클래식 상위 스플릿(6위)으로 이끌어 저력을 재확인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선 클래식 승격을 노리는 부산의 부름을 받고 다시 챌린지 무대 도전에 나서 팀을 최상위권으로 이끌던 중이었다. 8일 경남FC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기 전까지 부산은 5승 5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선두를 위협했다.
조 감독의 지도력은 주로 '소통 리더십'으로 요약됐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그는 30세인 2003년부터 여러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로 쌓은 경험을 살려 선수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부산이 조 감독을 영입하면서 우선 요인으로 꼽은 것도 "젊은 감독의 장점을 살려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팬들에게도 조 감독은 소통할 줄 아는 친근한 지도자였다. 일정이 많고 성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현직 프로팀 감독으로는 드물게 시즌 중에도 틈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직접 대화했다.
조 감독의 지휘 속에 부산은 올 시즌 챌린지 2위를 사실상 굳혔다. 클래식으로 직행하는 1위는 경남에 내줄 것이 유력해졌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충분히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였던 터라 갑작스러운 별세는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 8일 경남전에서 패하고 나서도 조 감독은 페이스북에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지만 아쉽게 결과 만들지 못했습니다. 팬들께 승리로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이틀 만에 조 감독의 이 다짐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어 버렸다.
songa@yna.co.kr
< 저작권자(c)연합뉴스.
신영록에 대해 설명하는 의료진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한라병원 의료진이 9일 오후 병원 내 회의실에서 경기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신영록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1.5.9. khc@yna.co.kr |
한라병원 밝혀.."심각한 뇌손상 없고 자가호흡중"
(제주=연합뉴스) 김혜영 기자 = 프로축구팀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신영록(24)이 경기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원인이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제주한라병원 김상훈 대외협력처장은 브리핑을 통해 "신 선수의 뇌 CT 등을 촬영한 결과,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신 선수는 지난 8일 오후 5시2분 한라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이후 심실세동이 지속적으로 관찰돼 수차례의 제세동과 항부정맥 약물을 투여했다"며 "그 결과 10여분 뒤 정상적인 심박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병원측 설명듣는 박경훈 감독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이 9일 오후 제주한라병원에서 경기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신영록에 대한 병원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1.5.9. khc@yna.co.kr |
그는 이어 "의료팀은 바로 원인 분석을 위해 심장 관상동맥과 뇌CT 촬영을 한 결과 갑작스런 심장마비 원인을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로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늘 오전 뇌파 및 뇌 MRI 검사를 한 결과, 뇌파상에서는 우측 측두엽부위에서 간질파가 관찰됐지만 심각한 뇌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아직 신 선수의 상태를 비관하기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영록 선수는 초기 심폐소생술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회복이 어려웠던 임수혁 선수와는 경우가 다르다"며 "신 선수는 오후 4시55분에 쓰러진 직후 심폐소생술이 이뤄졌고, 제세동 역시 3분 이내에 시행돼 초기 응급조치가 빨리 돼 운이 좋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틀째 깨어나지 못하는 신영록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경기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제주 유나이티드의 신영록이 9일 오전 제주한라병원 중환자실에서 뇌혈관 자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1.5.9. khc@yna.co.kr |
현재 신 선수의 상태에 대해서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자가호흡을 하는 중"이라며 "아직 의식은 회복되지 못했지만, 상태는 더는 악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한 3일 정도 지나면 상태가 호전된 정도를 얘기할 수 있는 정도지, 선수 생활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수일간의 급성기를 지나면서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록 선수는 지난 8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37분 교체 선수로 나섰다가 경기종료 직전 갑자기 쓰러졌다.
kimhy@yna.co.kr
'심장마비'로 쓰러져 안타까움 준 축구선수 8명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지난 5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미드필더 체이크 티오테가 훈련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티오테의 나이는 만 30세.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티오테를 안타깝게 생각한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퍼지고 있다.
평생 운동으로 다져져 누구보다 건강할 것 같은 축구 선수들이지만, 예전부터 의외로 많은 선수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충격을 주곤 했다.
축구 선수들에게 심장마비가 찾아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심장 비대증이나 부정맥을 비롯해 부르가다 증후군(심장의 심실에서 아주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이 발생해 혈압이 떨어지고 어지러워 의식을 잃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라는 특이 질환도 심장 마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심장마비로 쓰러져 팬들을 눈물짓게 한 비운의 축구선수를 소개한다.
1. 마르크 비비앙 푀
과거 맨체스터 시티와 카메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다.
지난 200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그의 등 번호 23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다.
2. 미클로스 페헤르
포르투갈의 명문 클럽 벤피카에서 뛰었던 선수.
헝가리 국가대표이기도 했던 그는 24살의 나이에 그라운드에서 숨을 거뒀다.
3. 안토니오 푸에르타
스페인의 명문 세비야에서 활약하며 스페인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던 선수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가장 좋아했던 선배로, 라모스는 과거 그를 추모하는 티셔츠를 입기도 했다.
4. 다니엘 하르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RCD에스파뇰의 주장이었던 다니엘 하르케는 지난 2009년 훈련이 끝나고 여자친구와 통화하던 중 사망했다.
지난 2010년 FIFA 월드컵 결승전 당시 결승골을 넣은 이니에스타는 "다니 하르케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셔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5. 신영록
지난 2011년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대구FC와의 경기에 나선 신영록은 경기 종료 직전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다행히 의식을 되찾은 그는 재활에 전념한 지 5년 만인 지난 2015년,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라이벌 경기인 '슈퍼매치'에 시축자로 나섰다.
FC서울의 서포터 '수호신'과 수원 삼성의 서포터 '프렌테 트리콜로'는 평소 앙숙으로 유명하지만, 당시 신영록의 등장에는 함께 박수를 치며 하나가 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 파브리스 무암바
이청용의 팀 동료로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
지난 2012년 볼튼과 토트넘의 경기에 출전한 그는 전반 40분경 쓰러졌다.
78분간 심장 기능이 정지됐으나 다행히 의식을 회복한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
7.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
이탈리아 21세 이하 대표팀 출신이었던 미드필더.
지난 2012년 리보르노 소속으로 세리에B 경기에 출전 중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
8. 체이크 티오테
지난 5일 세상을 떠나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체이크 티오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에서 활약하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그는 이날 훈련 후 사망하고 말았다.
특히 티오테의 아내는 이번 주에 출산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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