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 생강은 천연 소화제?!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만큼 큰 설움이 있을까? 다이어트 얘기가 아니다. 소화불량 환자들의 사연이다.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불량이 생기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줄어든다.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거나,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소화불량은 대개 잘못된 식습관에서 온다. 폭식이나 대충 씹어 삼키는 습관, 밀가루나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사, 운동 부족, 음주와 흡연이 문제다. 여기에 스트레스까지 쌓이면 소화불량은 만성화 된다.

생강차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식습관 개선보다 약을 의존한다. 검사상 이상이 없어서다. 이는 기능성 위장장애의 전형적인 특징이자, 소화제 장기 복용의 허상이다. 대부분의 소화제가 일시적인 병증만을 완화하는 까닭이다. 이런 분들께 ‘식전 생강차’를 추천한다.

 

생강은 위장을 움직인다

생강이 소화불량에 좋다는 얘기는 한번쯤 들어봤을 거다. ‘왜 하필 생강이냐?’ 싶을 수도 있다. 생강은 알싸한 맛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약이 낫다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생강의 위(胃)력을(?) 알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생강은 위장근육을 수축해 위장운동을 촉진하고, 위 속의 음식물을 십이지장으로 내보내 위장을 비우는 효과가 있다.

2011년 세계위장관학회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따르면 대만의 가오슝의과대학병원 내과 교수팀이 소화불량이 있는 11명의 환자에게 한 번은 1.2g의 생강캡슐을, 다른 한 번은 위약을 복용시키고 1시간 뒤 저영양 수프 500ml를 먹게 했다. 이후 초음파로 살펴본 결과, 위약을 먹었을 때는 16.1분 후, 생강캡슐을 먹었을 때는 12.3분 후 음식물의 절반이 소화됐다. 생강이 위약보다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생강논문

생강은 특히 단백질 소화에 효과적이다. 생강에 들어 있는 진지베인(Zingibain) 성분이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지베인 1g은 9kg의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생강이 갈비 양념의 단골 재료인 이유다.

 

구역감, 입냄새 없애는 진저롤

생강은 구역감과 입냄새를 해소한다. 구역감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과다 분비돼 나타나는 증상인데, 생강의 진저롤(Zingerol)이 세로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또 생강의 진지베렌(Zingiverene)은 강력한 향과 항균력으로 입냄새를 줄인다. 식후 말린 생강이나 생강차를 먹으면 입안 박테리아와 함께 냄새가 제거된다. 이밖에도 생강에는 펠란드렌(Phellandrene), 캄펜(Camphene), 시트랄(Citrals) 같은 휘발성 향미 화합물이 풍부해 음식의 비린내를 잡는 재료로도 유용하다. 최근 채널A에서는 생강과 레몬을 끓여 천연 구강청결제로 활용하는 방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생강의-효능

생강은 위장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진저롤(Zingerol)과, 진저론(Zingerone), 쇼가올(Shogaol)이 강력한 항염・항산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모두 매운 맛을 가지고 있다.

진저롤은 DNA 손상을 예방하고 항균, 항암 작용과 구역감을 해소한다. 이름이 비슷한 진저론은 혈소판 응집과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해 혈액순환을 돕는다. 항산화, 항염 작용도 뛰어나다. 쇼가올은 활성산소와 DNA 손상을 억제하고 강력한 항염작용과 위장운동을 촉진한다. 또한 해열과 진통해소 기능이 있어 감기몸살에도 도움을 준다.

그간 소화제나 위장약에만 의존해왔다면, 오늘부터 생강차를 즐겨보자. 소화가 안될 때는 식사 1시간 전, 입냄새를 없애려면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생강의 매운 맛을 완화하고 싶다면 무, 대추와 함께 끓여 마시면 된다. 특히 환절기에는 생강을 자주 챙겨 먹자. 생강의 진저올과 쇼가올 성분이 장티푸스균, 콜레라균, 포도상구균, 병원균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고 목감기에도 탁월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