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라
2011-07-18

국내에 네트워크마케팅이 도입된 지 20여년이 흘렀지만 도입 당시나 지금이나 직접판매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발생한 무수한 사건·사고를 생각한다면 수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정화되기는 했어도 여전히 말썽을 일으키는 기업이 존재하는 한 이미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기는 해도 근래에 들어 현저하게 줄어든 소비자 피해 및 고발 건수를 보면 머지 않은 장래에는 제대로 된 유통방식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생기는 것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초창기에 공공의 적으로 지탄받았던 몇몇 외국계 기업의 경우 이미지 쇄신을 통해 국민의 일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물론 그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킨 데에는 마케팅 방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그렇지만 회사의 이미지라는 것은 제품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 살피는 것으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답은 사회공헌이다. 굳이 뭔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겠지만 어떻든 결과를 놓고 보면 그들이 사회공헌을 통해 이미지 개선이라는 반대급부를 얻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국내 기업들이 왜 여전히 불법적인 업체로 국민의 눈에 비치는 지에 대한 답은 자명해진다. 국민에 대해, 국가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인색한 탓이다. 꽤 많은 국내 기업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상위권에 오르고는 했지만 자신들의 위치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는 못했다.

공헌이라는 말은 기분에 따라 던져주는 ‘시늉’과는 전혀 다른 말이다.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만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업계 상위권 외국계 기업의 각종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당장은 손실이 불가피하겠지만 공헌이라는 것은 금액이나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정성과 성의의 문제다. 대한민국의 구성원이 함께 져야할 짐을 외면하고서는 결코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늦어지기 전에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야할 것이다.



김경석기자 comodo@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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