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신념 바꾸기 어려운 이유는 '뇌의 특성 때문' 매일경제 원호섭 입력 2017.01.02 15:12
미국 남가주대 심리학과의 요한스 카플란 교수 연구진은 한 사람의 정치적 신념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며, 원인은 '뇌'의 특성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개인이 갖고 있는 정치적인 신념은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 등에 의해 종합적으로 형성된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무리 잘못된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쉽게 돌아서지 못하는 이유다.
남가주대 연구진은 이처럼 한 사람이 정치적인 신념을 지키거나 바꾸려고 할 때,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관찰해보기로 했다. 연구진은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여기는 40명의 실험 참가자(남녀 각각 20명, 18~39세)에게 정치적인 의미와 비정치적인 의미가 담긴 8개의 문장을 각각 보여줬다. 정치적인 문장에는 "낙태는 불법이다", "총기 규제는 강화되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비정치적인 문장은 "멀티비타민 섭취는 건강증진에 효과가 있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했다" 등이다.
참가자들은 각 문장의 동의 여부에 따라 1~7점의 점수를 매긴 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안에 들어갔다. 연구진은 각 실험자들이 동의했던 문장에 대한 반박문을 보여주면서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했다. 예를 들어 총기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총기 범죄의 98%가 도난당한 총기로 발생한다"와 같은 문장을 보여주는 식이다. 비정치적인 문장에 대한 반박문은 "험프리 데이비는 에디슨보다 70년이나 앞서 전기램프가 가능함을 증명했다"와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비정치적인 문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험프리 데이비 이야기를 들은 뒤 "전구를 처음 개발한 것은 에디슨이 아니라 험프리 데이비다"라고 생각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신념은 바뀌지 않았다. 연구진이 뇌를 관찰한 결과 정치적인 신념이 바뀌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뇌의 '편도체'와 '뇌섬엽' 부분이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정수근 한국뇌연구원 뇌신경망연구부 선임연구원은 "이 부위는 감정적인 부분을 처리하거나 위협을 느껴 공격적인 반응을 나타낼 때 활성화되는 부위"라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 반대되는 사실을 맞딱뜨렸을 때 이성적인 부분 보다는 감정적인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또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란 부분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란 '멍때리기'를 할 때, 꿈을 꿀때 등에 활성화된다. 정수근 선임연구원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영역은 자신의 세계관과 관련되어 있는 부분"이라며 "종교에 대한 믿음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부위"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정치적인 신념에 관해 공격 받을 때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게 되고, 정체성을 위협받는다고 느낀다. 연구진은 "인간은 정치적인 신념과 관련해 감정적으로 대하기 쉽다"며 "따라서 이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현 정부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인 믿음을 버렸을 때는 마치 종교를 버리거나 자신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듯한 충격을 받은 셈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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