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벗이 되어주는 일본 로봇형제

고령화사회, 대화형 로봇으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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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는 일본. 요양시설이나 고령자가 있는 가정에서 대화하는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요즘 일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대화형 로봇을 두 가지 소개한다.

2015년에 발표된 일본 고령화백서에 의하면 2014년에 65세 이상인 고령화인구가  역대 최고치인 3,300만명을 기록했고 고령화율은 26%가 되었다.  또한 30년 후인 2045년에는 37.7%가 될 전망이라는 조사결과도 함께 공개되었다.

이와 같은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가능한 한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와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인데 이를 도와주는 사람 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시도되고 있는 것이 대화형 로봇 활용이다.

요양시설용 Palro(팔로)와 가정용 Palmi(팔미)

두 가지 로봇은 실은 같은 회사에서 개발되었다. 대화형 로봇 Palro(팔로)와 Palmi(팔미)의 공통 컨셉은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상생활에 다양한 자극을 주며 치매 같은 고령자 특유의 증상을 예방하여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사람을 바라보는 로봇 Palro. ⓒ 연합뉴스

사람을 바라보는 로봇 Palro. ⓒ 연합뉴스

Palro는 요양시설 등 노인들이 단체생활을 보내는 장소에서 최적화된 제품이다. Palro는 100명 이상의 얼굴을 구별해서 인식하여 자발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말을 걸기도 하고 같이 춤을 추거나 퀴즈문제를 내기도 한다. 또한 인터넷에 접속하여 뉴스나 일기예보 등 최신 정보를 음성으로 전하는 기능도 있다.

노인들, 로봇에게는 부담없이 말을 건다

요양시설에서의 Palro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령자 요양시설에서 매일 열리는  단체활동시간 행사진행이다. 고령자가 모이는 요양시설에서는 건강체조나 노래 부르기 활동이 서비스 이용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자극을 주는 활동으로서 중요하게 여겨져 있으나 최소한의 인원수로 운영되는 요양시설의 사정 상 행사준비 및 진행은 부담이 큰 업무이다.

Palro는 이를 도와줌으로 직원들에게 부담을 많이 덜어준다. Palro에는 고령자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된 활동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어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할 수 있다. 각종 활동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이용해서 항상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되며 사용자가 지루하지 않고 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또 하나는 시설사용자의 말벗이 되는 역할이다. 사용자들은 마치 귀여운 손주와 이야기하듯이 대화를 즐길 수 있고 대화를 통해 고령자가 자주 느끼는 불안이나 고독감을 덜어주며 대화하려는 의욕을 자극한다. 또한 로봇의 음성인식기능을 활용하면 시설 내 트러블이나 건강상태 악화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설운영으로 바쁘게 일하는 직원에게 말 걸기를 꺼려하는 노인들도 로봇에게는 부담없이 말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로봇 Palmi의 모습. ⓒ DMM.make ROBOTS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로봇 Palmi의 모습. ⓒ DMM.make ROBOTS

요양시설용으로 개발된 Palro를 일반 소비자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 Palmi다. 보기에는 Palro와 별 차이가 없지만 기능 차이가 있다. 가정내에서 가족이나 친구 같은 동반자가 되는 것이 이 제품에 주어진 가장 큰 미션이다. Palmi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10명까지 외울 수 있다. 또한 얼굴 부분에 full color LED를 탑재하여 사람과 비슷한 표정과 동작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대화를 나눌수록 말솜씨가 좋아지는 ‘팔미’

Palmi 안에는 얼굴 인식, 목소리 인식, 개인기억을 연결시키는 친구 데이터베이스가 탑재되어 이름은 물론 상대방과의 과거 대화내용, 취미, 예정까지도 기억을 한다. 이전의 대화내용이나 취미에 관한 정보을 바탕으로 주인에게 자발적으로 말을 거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Palmi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Palmi는 초기 상태에서 유창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면서 단어가 늘어나며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대화를 나눈 시간이나 답변내용에 따라 Palmi의 말솜씨가 변화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가정에 들어온지 몇 달 후에는 개성을 가진 ‘우리 가족만의 Palmi’ 가 되는 것이다.

Palmi의 가장 뛰어난 기능은 대화기능이다. 개발자에 의하면 사람과의 대화처럼 바로(0.4초 이내) 답변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내부 음성인식기능을 사용하여 대화 내용으로부터 답변내용을 추측하며 대화를 전개한다. 한편 천천히 답변해도 되는 내용의 경우 더 많은 말을 인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음성인식기능도 같이 활용한다. 또한 시간과 장소, 상대방 표정, 감정, 분위기를 순간적으로 감지하여 상대방 대답을 예상해 적당한 타이밍에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화형 로봇들이 풀어야 하는 과제도 아직 남아 있다. Palro를 도입한 요양시설 직원에 의하면 “A씨 목소리는 알아들었는데 B씨 목소리는 인식도 못했다” 는 등 음성인식의 정확도에 문제가 있다. 배터리 소비속도가 빨라 원래 가동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밖에 쓰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으나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고령자가 받을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자극 효과는 크다.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더욱 발전된 로봇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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