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일주일…알고있는 것과 알아야할 것
CBS노컷뉴스 김지수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바타클랑 극장과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경기장, 식당과 카페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한지 1주일이 흘렀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기획돼 벨기에에서 준비됐고 파리에서 실행됐다"고 설명할만큼 추적이 어려웠던 테러였다.
주동자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는 올해 최소 4~6건의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살되기 전에도 또 다른 테러조와 라데팡스 및 샤를 드골 공항 테러를 준비 중이었다. 사망한 7명의 용의자 및 검거된 10여 명의 용의자들은 대부분 유럽 특정 지역 출신 20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타깃은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129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참사를 이슬람 극단주의 IS의 소행으로 단순 규정짓고 넘어갈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네 친구들 사이에서 솟아난 극단주의
아바우드를 비롯한 일부 주동자들이 벨기에 몰렌베이크 출신이라는 점은 일찌감치 주목된 사실이다. 실업율이 높고 주택공급율은 떨어지는 몰렌베이크는 유럽의 지하디스트 소굴로 알려져있다. 청년층의 40%는 실직 상태며 지하철역은 날치기로 악명이 높다.
도주 중인 8번째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도 5년 여 전에는 운수회사에 근무했으나, 주거침입죄로 형을 살고 나온 2011년부터는 무직이었다. 테러 총책 아바우드와는 어린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다.
주요 용의자들의 가족은 하나같이 이들이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다녔으며 가끔 사원에는 나갔으나 크게 종교에 열광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검거 작전 중 자폭한 아바우드의 여자 사촌 하스나 아이트불라첸은 쿠란도 읽지 않았고 술을 마시는 등 세속적인 생활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서야 히잡을 쓰고 다녔다고도 전해졌다.
그랬던 이들이 한동네 아랍계 커뮤니티에서 어느 순간 극단주의 사상을 접했다. 시리아로 넘어가 IS 본거지에서 훈련받은 뒤 고국에 재투입 됐다. 아바우드의 부친은 변호사에게 "2013년부터 아들이 급진주의화 됐다"고 말했다. "아들이 죽은 게 다행"이라고까지 했다. 최근 몇년 간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간 외국인이 수만 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제 이들이 어느 정도 훈련된 상태로 유럽에 귀향할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차별과 편견 속에서 박탈감을 키운 아랍계 젊은이들이 '종교' 자체 보다도 '극단주의'에 투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칼리파 국가 건설을 위한 서방 진출의 야심을 갖고 있는 IS로서는 유럽에서 나고 자란 아랍계 2세, 3세를 포섭할 실익이 있다. IS는 이런 젊은이들에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일대일 상담을 해주겠다고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없는 반(反) 난민 정서 확산 우려
앞서 이번 테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용의자에게서는 시리아 여권이 발견돼 한때 시리아 난민이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여권은 가짜로 확인됐다. 또 테러범이 실수로 신분을 드러낼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반 난민 정서를 부추기려고 일부러 가짜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테러 용의자 8명은 모두 유럽 국적이다.
실제로 유럽 난민 사태가 심화됨에 따라 반 이민 및 반 무슬림 정서는 유럽 전역을 뒤덮고 있다. 영국 이슬람인권위원회(IHRC)의 최근 보고서는 영국에 거주하는 무슬림이 모욕적 언사와 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5년새 급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0년 50%에서 2014년 82%로 늘어났다.
IHRC는 특히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정치권의 무슬림 차별법 추진을 용납할 수 있다고 답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을 법제화하는 것까지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민에 관대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도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우파가 힘을 얻고 있다. 반이민주의를 내세우는 스웨덴민주당은 "다양한 문화가 서로 나란히 존재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문화의 평화적인 공존 가능성을 아예 부인한 것이다. 난민에 나랏문을 활짝 열었던 독일에서는 불과 몇달 만에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PEGIDA)'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우파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는 "창문을 열어놓는 건 도둑보고 들어오라고 초대하는 것과 같다. 국경을 열어놓는 것도 마찬가지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유럽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파리 테러 직후 한 택시기사가 승객으로부터 무슬림으로 오해받아 총기 위협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19일에는 시리아 난민 수용 정책에 제동을 거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파리 테러를 기점으로 유럽의 문은 다시 굳게 닫힐까. 현재로서는 유럽연합(EU) 26개 국가 내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 솅겐조약 지속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앞으로는 신원 조회를 거친 후 테러 등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돼야 통행을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적 이동의 자유를 원했던 유럽의 꿈이 이제 지하디스트 이동의 자유로 탈바꿈했다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체코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총리는 "솅겐은 믿을 수가 없고, 스스로 국경을 지킬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누구를 위해 문을 열어두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적 혼란은 일상의 폭력으로 번진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은 올 들어 지금까지 난민수용소가 공격받은 건수가 총 714건이라고 발표했다. 2014년에는 총 199건이었다.
◇공습 무용론 가운데 미·러 머리 맞댈 수 있을까
파리 테러 응징의 의미로 프랑스는 대규모 시리아 공습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 무용론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간 미 연합군이 숱하게 공습을 퍼부었지만 IS는 멀쩡하다. 최근 며칠 간의 공습이 실제 IS 주둔지를 제대로 겨냥했는지조차 불확실하다. IS는 프랑스가 자신들이 버린 지역만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IS 격퇴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을 투입해 IS를 제거한다 해도 또 다른 극단주의 태동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해왔다. 극단주의가 어디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하도록 세력을 축소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을 위시로 지상군 투입 필요성이 매일같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조차 지상군 투입에는 반대하면서도 "우리의 목표는 IS를 막거나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격퇴하고 파괴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국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간 시리아 정권 진퇴를 놓고 대리전 양상을 벌이던 미국과 러시아가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힘을 모을 여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여객기 추락도 IS의 소행으로 밝혀진 만큼,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러시아를 협력의 장으로 불러냈다는 측면에서, "IS가 어떤 외교관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이룩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남은 과제…정보력 구멍과 IS 전술 변화에 맞설 대안 있어야
한편 아바우드 사살 이후에도 남은 의문점은 테러 전부터 국제적 지명수배 중이었던 아바우드가 어떻게 유럽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 여부다. 이번 사건 전까지만 해도 정보당국은 아바우드가 시리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프랑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이 "다른 EU 국가로부터 아바우드가 유럽에 있다는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책임 전가식 발언을 해 벨기에 등이 발끈하기도 했다.
테러리스트들이 프랑스를 겨냥하고 있다는 정황도 다수 있었다. BBC에 따르면 지난 2월 벨기에 출신 IS 조직원 2명은 프랑스를 공격하겠다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정황상 프랑스 등 유럽 정보력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비판은 면키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테러리스트들이 '소프트 타깃'을 테러 대상으로 잡으면 사실상 막기가 힘들다고 지적한다. 전 대외안보총국(DGSE) 대테러국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 보안 당국이 오래 전부터 이 같은 테러를 우려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좁은 공간에 타깃을 몰아넣고 무차별적·동시다발적으로 살해할 경우가 가장 막기 어렵다며, 2008년 뭄바이에서 테러리스트가 대중이 밀집한 건물 내에 총격을 퍼부었던 사건을 예로 들었다.
IS는 러시아 여객기 폭탄 테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껏 중동 지역 영토 확장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민간인 상대 대규모 테러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
한편 프랑스는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기로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내주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만나 지하디스트 파괴를 위한 국제적 공조를 모색할 방침이다. 러시아와 서방이 IS 국면에서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프랑스 경찰의 검거작전 과정에서 숨진 파리테러 총책 아바우드 |
지난 13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바타클랑 극장과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경기장, 식당과 카페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한지 1주일이 흘렀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기획돼 벨기에에서 준비됐고 파리에서 실행됐다"고 설명할만큼 추적이 어려웠던 테러였다.
주동자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는 올해 최소 4~6건의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살되기 전에도 또 다른 테러조와 라데팡스 및 샤를 드골 공항 테러를 준비 중이었다. 사망한 7명의 용의자 및 검거된 10여 명의 용의자들은 대부분 유럽 특정 지역 출신 20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타깃은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129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참사를 이슬람 극단주의 IS의 소행으로 단순 규정짓고 넘어갈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네 친구들 사이에서 솟아난 극단주의
아바우드를 비롯한 일부 주동자들이 벨기에 몰렌베이크 출신이라는 점은 일찌감치 주목된 사실이다. 실업율이 높고 주택공급율은 떨어지는 몰렌베이크는 유럽의 지하디스트 소굴로 알려져있다. 청년층의 40%는 실직 상태며 지하철역은 날치기로 악명이 높다.
도주 중인 8번째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도 5년 여 전에는 운수회사에 근무했으나, 주거침입죄로 형을 살고 나온 2011년부터는 무직이었다. 테러 총책 아바우드와는 어린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다.
도주중인 파리테러 용의자 압데슬람 |
주요 용의자들의 가족은 하나같이 이들이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다녔으며 가끔 사원에는 나갔으나 크게 종교에 열광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검거 작전 중 자폭한 아바우드의 여자 사촌 하스나 아이트불라첸은 쿠란도 읽지 않았고 술을 마시는 등 세속적인 생활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서야 히잡을 쓰고 다녔다고도 전해졌다.
그랬던 이들이 한동네 아랍계 커뮤니티에서 어느 순간 극단주의 사상을 접했다. 시리아로 넘어가 IS 본거지에서 훈련받은 뒤 고국에 재투입 됐다. 아바우드의 부친은 변호사에게 "2013년부터 아들이 급진주의화 됐다"고 말했다. "아들이 죽은 게 다행"이라고까지 했다. 최근 몇년 간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간 외국인이 수만 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제 이들이 어느 정도 훈련된 상태로 유럽에 귀향할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차별과 편견 속에서 박탈감을 키운 아랍계 젊은이들이 '종교' 자체 보다도 '극단주의'에 투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칼리파 국가 건설을 위한 서방 진출의 야심을 갖고 있는 IS로서는 유럽에서 나고 자란 아랍계 2세, 3세를 포섭할 실익이 있다. IS는 이런 젊은이들에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일대일 상담을 해주겠다고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없는 반(反) 난민 정서 확산 우려
앞서 이번 테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용의자에게서는 시리아 여권이 발견돼 한때 시리아 난민이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여권은 가짜로 확인됐다. 또 테러범이 실수로 신분을 드러낼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반 난민 정서를 부추기려고 일부러 가짜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테러 용의자 8명은 모두 유럽 국적이다.
실제로 유럽 난민 사태가 심화됨에 따라 반 이민 및 반 무슬림 정서는 유럽 전역을 뒤덮고 있다. 영국 이슬람인권위원회(IHRC)의 최근 보고서는 영국에 거주하는 무슬림이 모욕적 언사와 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5년새 급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0년 50%에서 2014년 82%로 늘어났다.
IHRC는 특히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정치권의 무슬림 차별법 추진을 용납할 수 있다고 답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을 법제화하는 것까지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민에 관대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도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우파가 힘을 얻고 있다. 반이민주의를 내세우는 스웨덴민주당은 "다양한 문화가 서로 나란히 존재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문화의 평화적인 공존 가능성을 아예 부인한 것이다. 난민에 나랏문을 활짝 열었던 독일에서는 불과 몇달 만에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PEGIDA)'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우파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는 "창문을 열어놓는 건 도둑보고 들어오라고 초대하는 것과 같다. 국경을 열어놓는 것도 마찬가지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유럽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파리 테러 직후 한 택시기사가 승객으로부터 무슬림으로 오해받아 총기 위협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19일에는 시리아 난민 수용 정책에 제동을 거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파리 테러를 기점으로 유럽의 문은 다시 굳게 닫힐까. 현재로서는 유럽연합(EU) 26개 국가 내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 솅겐조약 지속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앞으로는 신원 조회를 거친 후 테러 등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돼야 통행을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적 이동의 자유를 원했던 유럽의 꿈이 이제 지하디스트 이동의 자유로 탈바꿈했다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체코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총리는 "솅겐은 믿을 수가 없고, 스스로 국경을 지킬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누구를 위해 문을 열어두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적 혼란은 일상의 폭력으로 번진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은 올 들어 지금까지 난민수용소가 공격받은 건수가 총 714건이라고 발표했다. 2014년에는 총 199건이었다.
◇공습 무용론 가운데 미·러 머리 맞댈 수 있을까
파리 테러 응징의 의미로 프랑스는 대규모 시리아 공습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 무용론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간 미 연합군이 숱하게 공습을 퍼부었지만 IS는 멀쩡하다. 최근 며칠 간의 공습이 실제 IS 주둔지를 제대로 겨냥했는지조차 불확실하다. IS는 프랑스가 자신들이 버린 지역만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IS 격퇴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을 투입해 IS를 제거한다 해도 또 다른 극단주의 태동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해왔다. 극단주의가 어디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하도록 세력을 축소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을 위시로 지상군 투입 필요성이 매일같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조차 지상군 투입에는 반대하면서도 "우리의 목표는 IS를 막거나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격퇴하고 파괴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국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간 시리아 정권 진퇴를 놓고 대리전 양상을 벌이던 미국과 러시아가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힘을 모을 여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여객기 추락도 IS의 소행으로 밝혀진 만큼,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러시아를 협력의 장으로 불러냈다는 측면에서, "IS가 어떤 외교관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이룩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남은 과제…정보력 구멍과 IS 전술 변화에 맞설 대안 있어야
한편 아바우드 사살 이후에도 남은 의문점은 테러 전부터 국제적 지명수배 중이었던 아바우드가 어떻게 유럽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 여부다. 이번 사건 전까지만 해도 정보당국은 아바우드가 시리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프랑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이 "다른 EU 국가로부터 아바우드가 유럽에 있다는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책임 전가식 발언을 해 벨기에 등이 발끈하기도 했다.
테러리스트들이 프랑스를 겨냥하고 있다는 정황도 다수 있었다. BBC에 따르면 지난 2월 벨기에 출신 IS 조직원 2명은 프랑스를 공격하겠다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정황상 프랑스 등 유럽 정보력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비판은 면키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테러리스트들이 '소프트 타깃'을 테러 대상으로 잡으면 사실상 막기가 힘들다고 지적한다. 전 대외안보총국(DGSE) 대테러국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 보안 당국이 오래 전부터 이 같은 테러를 우려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좁은 공간에 타깃을 몰아넣고 무차별적·동시다발적으로 살해할 경우가 가장 막기 어렵다며, 2008년 뭄바이에서 테러리스트가 대중이 밀집한 건물 내에 총격을 퍼부었던 사건을 예로 들었다.
IS는 러시아 여객기 폭탄 테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껏 중동 지역 영토 확장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민간인 상대 대규모 테러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
한편 프랑스는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기로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내주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만나 지하디스트 파괴를 위한 국제적 공조를 모색할 방침이다. 러시아와 서방이 IS 국면에서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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