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휴대폰처럼 쓰는 인공지능… 10년 내 인류의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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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5.26 03:06
빅 데이터 시대 해법
폭증하는 정보 수집·분석 금융 거래·쇼핑은 물론 생활 전반에 엄청난 영향…
손바닥 안의 '애정남'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운전습관·연비·가격 등 모든 자료 순식간에 판단…
1000배 빨라질 혁신 속도
한번 충전에 800㎞ 가는 나노 배터리 개발 한창 초당 1억번 시뮬레이션…
미국 뉴욕시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뉴욕주(州) 아먼크의 IBM 본사. 은색 건물 벽 곳곳에 '똑똑한 지구(Smarter Planet)' 문구가 쓰인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건물이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합니다' '셔츠가 당신을 위해 넥타이를 골라줍니다'…. IBM은 사운(社運)을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건듯 보였다."세상에 출판되는 모든 의학저널을 읽고 당신도 모르는 가족 병력(病歷)과 식습관, 수면 시간, 유·소년기 병력까지 파악한 컴퓨터 버전의 '하우스 박사(미국의 유명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진단전문의)'를 상상해 보세요. 인공지능은 감성적이거나 추상적인 로봇이 아니라 그런 존재입니다. 그 인공지능 컴퓨터 의사가 휴대폰 크기로 작아져 모든 사람의 손에 쥐어진다면 어떤 세상이 열릴까요."(더그 하인츠먼·IBM 전략실장)
5년마다 2배씩 폭증하는 의학 정보를 포함해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분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빅 데이터'를 매개로 인공지능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IBM의 부엘 던컨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만나면 지금까지의 모든 금융거래를 학습한 '인공지능 애널리스트', 구매자의 취향과 전 세계 모든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을 파악한 '인공지능 쇼핑 도우미', 과거의 범죄 기록과 범인의 행동 패턴을 모두 익힌 '인공지능 경찰'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핵심적인 열쇠는 인공지능의 가격이 휴대폰만큼 내려가고 크기도 작아져야 한다는 점. 하인츠먼 실장은 "이런 시대가 오면 사회 각 분야가 컴퓨터 발명 이전과 이후 시대의 차이보다 더 큰 변화를 겪게 되며, 바로 그때 인공지능의 진정한 마법이 시작될 것"이라며 "'나(I)'를 위해서 알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가장 적확한 판단을 내려주는 '손안의 인공지능' 시대가 10년 안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안의 제2의 뇌'가 될 휴대용 인공지능 시대의 모습을 3개 키워드로 나눠 소개한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의 설명을 바탕으로 했다.
①인간이 습득한 정보 조각, 인공지능의 '뇌'에 포착되다
A씨는 비행기 탑승 전 비행기 날개 아래 금속판의 색상이 유난히 붉은 것을 발견한다. A는 그 사진을 찍어 항공편과 비행기 기종 정보를 더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다. 세계 곳곳에서 수천 명이 같은 기종의 비행기에서 동일한 금속판 색상 변화를 사진으로 찍는다면 어떻게 될까.
쏟아지는 정보 가운데 비행기 제조 공정의 근본적 문제를 포착해 낼 만한 패턴이 구축된다. 인공지능은 인터넷에 올라온 게시물들에서 '이상 신호'를 포착하고 엔진을 만든 공장과 엔진 제조에 쓰인 합금의 제조사, 문제의 엔진이 조립된 날짜 등이 기록돼 있는 빅데이터를 빠르게 열람한 다음 개선책을 내놓는다. 하나의 데이터가 '빅데이터'로 축적되고 이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에 의해 생산 공정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무의미한 정보가 각종 프로젝트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바꿀 수 있는 집단 데이터로 무한 활용된다. 미국의 무기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의 캐런 코건 전략기획실장은 "인공지능은 부품 수명을 정확하게 예측해 무기나 기계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부품을 교체할 수 있게 돕는다. 이는 비용은 줄고 안전성은 향상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②손바닥 안 인공지능의 명령 "당신이 만나야 할 사람은 C가 아니라 D다"
거래처에서 온 C씨를 만나기 전, B씨는 손에 쥔 휴대폰만 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그동안 일정을 파악하고 B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들에 관련한 데이터를 검색한다.
다른 거래처 담당자의 위치 정보와 일정도 함께 검토한 인공지능은 "당신이 팔려고 하는 물건을 더 비싸게 살 가능성이 큰 D씨가 인근 카페에서 혼자 차를 마시고 있다. C와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빨리 D에게로 가라"고 가르쳐준다. 개인의 행동에 관한 지침을 인공지능이 내려주는 것이다.
자동차를 구매하러 갈 때 휴대용 인공지능은 운전 습관, 주로 오가는 도로의 상태, 자동차 사용 용도 등을 모두 파악하고 구매 가능한 모든 자동차의 연비 데이터를 뽑은 다음 유가 추이와 전망까지 순식간에 검토한다.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을 통해 어떤 사원이 더 절실하게 차를 팔아야 하는지(가격을 깎아줄 가능성이 큰지), 어느 대리점에 떨어지는 수수료가 가장 낮은지도 알아낸 다음 '바로 이 대리점에서 파는 이 자동차를 사라'고 지목한다. 휴대용 인공지능 시대에 소비자의 힘은 막강해진다.
③1초에 1억번의 시뮬레이션, 혁신속도 1000배 빨라진다
IBM이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 중에 '배터리 500'이 있다. 한 번의 충전으로 500마일(약 800㎞)을 갈 수 있는 자동차용 나노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다. IT 회사인 IBM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IBM 측은 "인공지능이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을 눈에 띄게 가속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 과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나노 배터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물질의 적합한 배합 방식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나노 물질의 가장 적합한 배합을 알아내기 위해 '시행착오'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이 경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더라도 인간이 자료를 공부해 배합을 만드는 공식을 입력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본격화하면 시뮬레이션을 위한 '지식 습득과 자료 검색' 단계가 불필요해진다. 특정 기술과 관련한 과학 저널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임무 수행에 적합한 배합을 직접 찾아낸 후 알아서 가상의 실험을 하기 때문이다. 나노 배터리 등에 쓰일 신물질 개발의 효율성이 수만 배로 향상된다.
미국 정부는 올해 3월 빅데이터 분야에 2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존 홀드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자문관은 "인터넷, 수퍼컴퓨터처럼 빅 데이터와 그 분석 기술은 21세기 과학과 안보에 획기적 발전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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