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가 바꾼 인도, 파업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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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21 03:05
[잘나가는 나라의 성공비결] [1]
경제改造는 美교수에 맡기고… 공무원엔 司正 대신 임기 보장
年파업 100건 대표산업단지, 올해 8월까지 노사분규 '0'
제조업 키워 中성장률 추월… 노조도 "행동 자제" 힘 보태
2년 걸리던 세금 관련 민원 2달 안에 무조건 처리해줘… 법인 설립절차 半으로 줄여
-공무원 개혁
경제 65년 이끈 계획委 해체… 屋上屋 장관직 27개 없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채 장기 침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9월 금리 인상을 연기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 속에 더욱 빛을 발하며 승승장구하는 나라들도 있다. 본지는 인도·영국·아일랜드·폴란드 등 혁신 속에서 성장을 이어가는 나라들을 찾아 이 국가들의 성공 비결을 심층 진단했다.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인도 개조(改造) 작업을 이끌고 있다. '코끼리'를 '사자(獅子)'로 바꾸는 일이다. 모디 총리는 취임 5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제조업 인도)'를 선포했다. 소프트웨어와 콜센터의 나라인 인도를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선포식에 등장한 것은 인도의 오랜 상징, 코끼리가 아니었다. 전진하는 사자(The lion is on the move)였다. '제조업 인도'의 실무 책임자인 아미타브 칸트 인도 상공부 차관은 "제조업 없는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인도호(號)를 유턴(U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제조업 인도를 향한 변화가 시작됐다. 7월 10일 '세계 최대 고용(雇傭)기업'인 아이폰 생산업체 폭스콘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델리에서 "2020년까지 인도에 공장을 12개 짓고 100만명을 고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차이나 엑소더스(대탈주)'의 종착지로 인도가 급부상 중이다.
- ▲ 신바람나는 인도경제… - LG전자 인도공장도 활기 인도 델리 인근 그레이트 노이다 지역에 있는 LG전자 인도 공장에서 직원들이 냉장고 등 가전제품 조립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모디 총리 이후 인도 경제에 주목해, 수년간 중단했던 휴대폰 생산을 조만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인열 기자
◇독일 '히든 챔피언'이 공장 짓고, 일본은 제2 전용공단 짓는다
델리 인근 구르가온에서 만난 독일 자동차 스프링 제조업체인 셔르델(Scherdel)의 파레쉬 쿠말 사마니 사장(GM)은 "모디 총리는 인도의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 주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히든 챔피언'(헤르만 지몬)에도 등장하는 셔르델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마네사르 공단 인근에 신(新)공장을 짓는다. 사마니 사장은 "중국 경제는 주춤하고 있지만 인도는 모디 총리 이후 다시 성장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막에 벚꽃(cherry blossom)이 만개(滿開)했다.' 델리에서 115km 떨어진 라자스탄주 님나라의 일본 전용공단을 두고 하는 말이다. 250만㎡ 부지에 45개 기업이 꽉 찼다. 고용 인원만 9100명이다. 수드히르 로히야 RIICO(라자스탄주 투자개발공사) 일본 총괄은 "일본 기업들이 계속 몰려와 30여분 거리에 '제2 일본 전용공단'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다. 이미 미국 포드자동차, 프랑스 에어버스, 미국 IT업체 아마존과 시스코, 중국 알리바바 등이 모두 인도행(行) 투자 열차에 올라타고 있다.
◇65년 이어온 경제사령탑 해체… 국가개조기구 발족
인도 투자를 주저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부패와 '힌두 속도'로 불리는 느린 의사 결정과 집행 속도 때문이었다. 모디는 이를 과감히 바꾸어 가기 시작했다.
- ▲ 모디 총리가 내세운 '메이크 인 인디아(제조업 인도)'의 상징은 코끼리가 아니라 사자(獅子)이다. 사진은 지난 5월 방한한 모디 총리의 경희대 서울 캠퍼스 강연 모습. /주완중 기자
◇2년 걸리던 일, 두 달 만에 처리
인도 노이다 공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 A사 김모 사장은 최근 깜짝 놀랐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에 100% 납품하면, 관세 16%를 면제받는 제도(관세혜택·EHTP)가 있어 신청했는데 두 달 만에 환급금이 나온 것이다. 통상 2년 걸리던 일이다. A사 관계자는 "모디 총리 이후 세금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두 달 안에 무조건 회신을 보내라는 규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인 설립 절차도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다. 20여 가지가 넘는 구비 서류에다 신청서만도 폼(foam) 1·2·8·18·32 등 10개 이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신청서 3개로 확 줄였다. 처리 시간도 두 달 이상에서 5주일 이내로 단축됐다. 이건준 맥스틴인도자문 대표는 "아직도 말단 공무원들의 행정관료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모디 이후 각종 행정절차가 간소해지는 등 '혁명'에 가까운 친기업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사정(司正) 대신 임기 보장
"두려워하지 말고 일해라. 내가 여러분을 보호해줄 것이다."
모디 총리가 취임 직후 각 부처 차관 72명과 가진 대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비가연티 라가반 자와할랄 네루대(JNU) 교수는 "이전 정부까지는 비리 공무원을 잡아내 좌천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엔 임기를 보장하고 공무원 권한을 대폭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패한 정치문화 속에서 사정의 칼날만 내세우면 결국 공무원은 소신보다는 책임 회피로만 흐른다는 의미에서다. 그렇다고 무조건 공무원 신분 보장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전임 정권 시절 73개에 이르던 장관직을 27개나 단번에 없앴다. 옥상옥(屋上屋) 기구는 모두 손질한 것이다.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은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인은 물론 인도 기업인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격려하고 지원하려는 노력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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