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애국가가 나오는 동안 신태용 코치 등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슈틸리케호'가 파라과이를 상대로 2대 0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격 선발진을 내세우는가 하면, 90분 내내 서서 선수와 함께 호흡하는 등 따뜻한 리더십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김민우(사간 도스)와 남태희(레퀴야SC)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손흥민, 이동국 등 간판 공격수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정규시즌을 뛰고 있는 선수들의 피로도를 감안한 것.
최전방에 미드필더 조영철(카타르SC)을 배치해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을 폈다. 전술은 맞아 떨어졌다. 조영철은 2선에 있던 김민우, 이청용(볼턴), 남태희와 계속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데뷔전만 놓고 본다면 역대 외국인 감독 가운데 최고의 데뷔전이었다. 남미 복병인 파라과이를 상대로 빠른 공격과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기 때문. 골결정력과 수비조직력을 강조한 그다운 경기였다.
앞서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1년 1월 노르웨이와의 데뷔전에서 2대 3으로 졌다.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은 2003년 3월 콜롬비아를 상대로 0대 0으로 비겼다.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1994년 우크라이나전)과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2004년 바레인전), 딕 아드보카트 감독(2005년 이란전)과 핌 베어벡 감독(2006년 대만전)이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3차례였다. 비쇼베츠 감독의 우크라이나전도 인상적인 승리는 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도 빛났다. 그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할 때 11명 선수 모두와 손을 마주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느껴지는 부분. 애국가가 나올 때는 한국 코치진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
경기 90분 내내 단 한 번도 앉지 않았다. 그는 연신 박수를 치고 때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선수들을 독려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흥미로운 경기가 나왔다. TV를 통해 지켜봤을 팬들도 아주 재밌고 매력적인 경기를 보았을 것"이라며 "양 팀 모두 찬스가 많았다. 사실 6대 3 정도의 스코어가 나왔어야할 경기인데 놓친 찬스들이 많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모두가 잘해줬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