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도 통일 원해… 한민족의 念願(염원)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 없어"
[이달 24일 떠나는 성 김 주한 美대사 告別 인터뷰]
통일은 한국이 주도하는 것… 미국은 한국의 노력 지지
남북정상회담 추진 반대 안해
北 고위대표단 짧은 방문으로 5·24 조치 해제로 가선 안돼
美, 동북아서 발 빼지 않고 전념… 韓·中 가까워지는 것 걱정 안해
위안부 문제, 중대한 인권침해… 韓·日 관계 악화는 불행한 일
美 가서도 한국관계 일 할 것
성 김 대사는 지난 7일 조선일보와 가진 고별 인터뷰에서 북한 핵·인권 문제와 함께 남북통일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성 김 대사는 큰 목소리로 "I want 통일(나는 통일을 바란다)"이라고 했고 "통일은 올 것이고, 와야 하고, 내 생(生)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한국이 주도해야 하며, 미국은 통일로 가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한국뿐 아니라 북한 주민도 통일을 원한다고 본다"며 "한민족의 염원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 대사관저의 전통 한옥인 하비브 하우스(Habib House)에서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성 김 대사는 한국말이 유창하지만 공식 인터뷰인 점을 감안해 영어로 답했다. 다만 사적인 내용이나 한국식 표현이 필요할 때는 한국말을 썼다.
성 김 대사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반도 분야에서 계속 일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반도 통일에서 미국의 역할은.
"통일은 한국이 주도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는 모두 지원하는 역할이다. 미국은 일부 대량살상무기 보유 지역의 안전 확보 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어떻게 보나.
"박근혜 정부가 원칙적 접근을 계속해 나가면 남북 간 대화가 추진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우리가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한 대표단이 왔는데.
"북한 대표단은 주말에 단 한 번 방문했다. 우린 남북 대화 지지하지만 북이 진정성 있게 노력하지 않으면 남북 간 대화 진전이나 북·미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때 북의 진정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파다한데.
"건강 나쁜 건 다 아는데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체제 급변의 명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5·24 조치 해제에 대해 어찌 보나.
"한국이 5·24 조치를 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북한 고위 대표단의 한 차례 짧은 방문이 제재 해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 아주 중요한 제재이고 세밀하게 만들어진 제재다. 해제에는 조심스러운 고려가 있어야 한다."
―미·일 일부에선 한국이 중국과 너무 가까워진다고 우려하는데.
"난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진다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의 대중 관계는 지역 안정과 번영에도 긍정적이다. 한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과 긴밀하게 대화하고 싶어 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처럼 책임감 있고 민주적이고 시장경제 체제인 나라와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파워가 예전 같지 않아 동북아에서 역할 축소 전망이 나온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우린 동북아에서 발을 빼지 않고 전념하고 있다. 우리가 아태 지역에 충분히 개입하지 않고 헌신하지 않는다면 이는 바보 같은 짓이다."
―한·일 관계 개선 해법이 없을까.
"내가 주한 미 대사로 있으면서 딱 한 가지 부정적인 것은 한·일 관계가 부드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한·미·일의 국익에 매우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가까운 두 친구가 관계를 회복하기를 매우 바란다. 난 과거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 뒤에 있는 한국인의 깊은 감정을 이해한다. 우리는 그것을 중대한 인권 침해로 간주한다."
―지난 3년간 한·미 관계가 강화됐는데 기억에 남는 일은.
"내 임기 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방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청와대 고위 인사들과 긴급한 상황에서 의사소통하기 위해 문자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사무실 안팎에서 만나고 심야에도 비밀스럽게 만났다. 2012년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이 호텔의 한국 음식이 맛있다'고 하더라. '여기는 한식당이 없다'고 했더니 오바마 대통령이 '여기 룸서비스의 불고기가 진짜로 맛있다'고 했다. 그가 얼마나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을 이해·존중하는지를 보여준다."
―그간 긴박했던 사안이 많았는데.
"미국과 한국이 항상 모든 일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미·일도 그렇고 한·일도 마찬가지다.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가 쉽지 않았는데 서울·도쿄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언 때도 긴장된 순간이었지만 한·미가 긴밀하게 조율했다."
―최근 북 인권을 강조하는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안다. 하지만 핵·미사일 등 다른 문제가 진전될 때까지 북 인권을 옆으로 미뤄놓을 수는 없다."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방북할 수 있나.
"현재로선 그런 계획은 없다. 유명 인사의 한 차례 방북으로 핵·인권 문제에서 즉각적인 진전을 가져오긴 어렵다."
[배성규 기자]
이날 인터뷰는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 대사관저의 전통 한옥인 하비브 하우스(Habib House)에서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성 김 대사는 한국말이 유창하지만 공식 인터뷰인 점을 감안해 영어로 답했다. 다만 사적인 내용이나 한국식 표현이 필요할 때는 한국말을 썼다.
성 김 대사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반도 분야에서 계속 일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달 24일 이임을 앞둔 성 김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 미 대사관저에서 본지와 고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출신 주한 미국 대사로 일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면서“통일은 올 것이고 와야 하며, 내 생(生)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김지호 기자 |
―한반도 통일에서 미국의 역할은.
"통일은 한국이 주도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는 모두 지원하는 역할이다. 미국은 일부 대량살상무기 보유 지역의 안전 확보 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어떻게 보나.
"박근혜 정부가 원칙적 접근을 계속해 나가면 남북 간 대화가 추진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우리가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한 대표단이 왔는데.
"북한 대표단은 주말에 단 한 번 방문했다. 우린 남북 대화 지지하지만 북이 진정성 있게 노력하지 않으면 남북 간 대화 진전이나 북·미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때 북의 진정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파다한데.
"건강 나쁜 건 다 아는데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체제 급변의 명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5·24 조치 해제에 대해 어찌 보나.
"한국이 5·24 조치를 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북한 고위 대표단의 한 차례 짧은 방문이 제재 해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 아주 중요한 제재이고 세밀하게 만들어진 제재다. 해제에는 조심스러운 고려가 있어야 한다."
―미·일 일부에선 한국이 중국과 너무 가까워진다고 우려하는데.
"난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진다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의 대중 관계는 지역 안정과 번영에도 긍정적이다. 한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과 긴밀하게 대화하고 싶어 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처럼 책임감 있고 민주적이고 시장경제 체제인 나라와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우린 동북아에서 발을 빼지 않고 전념하고 있다. 우리가 아태 지역에 충분히 개입하지 않고 헌신하지 않는다면 이는 바보 같은 짓이다."
―한·일 관계 개선 해법이 없을까.
"내가 주한 미 대사로 있으면서 딱 한 가지 부정적인 것은 한·일 관계가 부드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한·미·일의 국익에 매우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가까운 두 친구가 관계를 회복하기를 매우 바란다. 난 과거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 뒤에 있는 한국인의 깊은 감정을 이해한다. 우리는 그것을 중대한 인권 침해로 간주한다."
―지난 3년간 한·미 관계가 강화됐는데 기억에 남는 일은.
"내 임기 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방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청와대 고위 인사들과 긴급한 상황에서 의사소통하기 위해 문자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사무실 안팎에서 만나고 심야에도 비밀스럽게 만났다. 2012년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이 호텔의 한국 음식이 맛있다'고 하더라. '여기는 한식당이 없다'고 했더니 오바마 대통령이 '여기 룸서비스의 불고기가 진짜로 맛있다'고 했다. 그가 얼마나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을 이해·존중하는지를 보여준다."
―그간 긴박했던 사안이 많았는데.
"미국과 한국이 항상 모든 일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미·일도 그렇고 한·일도 마찬가지다.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가 쉽지 않았는데 서울·도쿄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언 때도 긴장된 순간이었지만 한·미가 긴밀하게 조율했다."
―최근 북 인권을 강조하는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안다. 하지만 핵·미사일 등 다른 문제가 진전될 때까지 북 인권을 옆으로 미뤄놓을 수는 없다."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방북할 수 있나.
"현재로선 그런 계획은 없다. 유명 인사의 한 차례 방북으로 핵·인권 문제에서 즉각적인 진전을 가져오긴 어렵다."
[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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