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반값’ 되면… 전기차 가격은?

2020년 최대 53% 하락… 주행거리 2배 늘어 대중화 속도 

박정일 기자 comja77@dt.co.kr | 입력: 2014-09-03 18:58
[2014년 09월 04일자 14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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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반값’ 되면… 전기차 가격은?

2020년이 되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 가격이 올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같은 가격으로 주행거리를 2배 이상 늘릴 수 있어 전기차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단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추진 중인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B3는 2분기 '자동차용 배터리 형태별 가격 동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용량당 재료 비용을 단순 계산했을 경우 오는 2020년 캔형 셀은 올해 대비 53%, 파우치형 셀은 48%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는 초기 투자비용과 생산성 향상, 재료 비용 감소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수치다.

B3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용 셀 가격을 1Wh당 0.4달러로 가정한다면, 오는 2020년에는 약 0.16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채택하고 있는 원통형(18650) 셀의 경우 현재 1Wh당 0.25달러에서 2017년 테슬라의 기가펙토리 생산 시작 이후 0.167달러까지 떨어지지만, 그 이후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파우치나 캔형의 경우 구조 상 부재료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원통형은 이미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디자인과 구조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통형이 가격 경쟁력과 테슬라 모델S의 전기차용 배터리 채택으로 반짝 주목을 받고 있지만, 파우치와 캔형의 가격 인하로 점차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캔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는 삼성SDI와 LG화학이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G화학이 36.1%로 1위, 삼성SDI가 5.3%로 4위권이다.

삼성SDI가 주도하는 캔형의 경우 양극과 음극 소재를 말아 만드는 '와인딩' 방식을 적용해 고속 생산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삼성SDI는 두꺼운 알루미늄 케이스를 적용해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지구성 재료를 넣을 수 있어 향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의 파우치형 역시 경량화가 유리하며 주요 부품 숫자가 적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캔형 대비 폴리머 파우치의 무게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주요 부품수 역시 캔형은 9개인데 반해 파우치형은 4개에 불과해 생산속도 및 제조원가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우치형은 현대자동차·GM·포드·르노·볼보·닛산 등에 공급되고 각형은 BMW·도요타·폭스바겐·아우디·혼다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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