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방선거 출구조사 유출 사건의 범인은?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지난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KBS 가상출구조사 외부유출’ 사건의 진실은 KBS 내부 직원의 실수 탓이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3일 “지난달 3일 KBS 홈페이지에 띄워졌던 출구조사 내용의 유출 경위 등을 수사한 결과 KBS미디어 관계자 등이 실수로 노출한 것이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부해킹과 내부자 유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고 수사했지만, 결론은 KBS미디어 소속 홈페이지
운영 담당 직원이 정상적인 홈페이지 소스코드에 비공개 페이지 주소를 포함시키는 실수를 범해 일반 누리꾼들이 비공개 페이지인 시험용 페이지에 접속해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 출구조사였을 뿐, 지지율 수치 조작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도 말했다. 외부인의 관여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불법적인 범죄 행위도, 그 책임을 물을 사람도 없었던 셈이다. 이에 경찰은 검찰에 이 사건을 ‘각하’ 의견으로 송치했다.

지난달 3일 노출된 KBS 전국동시지방선거 가상 출구조사 홈페이지 화면 중 일부

앞서 KBS는 지방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일 오후 KBS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에 지역별 광역단체장 출구조사 결과를 당선자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당시 화면에는 서울과 인천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와 송영길 후보, 부산과 대구는 새누리당 서병수·권영진 후보, 광주는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소수점 한자리 수까지 나온 득표율과 함께 당선자로 표시됐다. 대전·세종·울산은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자로 나왔다. 홈페이지에는 지역별 교육감 출구조사 예측 데이터도 함께 실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화면을 캡처했고, 이는 곧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즉각 “관권선거이자 불법공작”이라며 KBS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KBS는 “홈페이지 테스트 과정에서 내부 시험용 화면이 일시적으로 노출된 것으로서, 노출된 득표율은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가상 수치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어 “내부 테스트용 화면이 유출되는 과정에 외부인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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